▲ 삼성바이오로직스 외경 ⓒ삼성바이오로직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삼성의 ‘미래먹거리’ 삼성바이로직스가 지난 2011년 2월 창립 이후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흑자를 달성한 1공장에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의 2공장은 본격적인 양산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으며, 또 한 번 최대 규모를 넘어선 3공장도 70% 이상의 건설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3공장이 완공되는 오는 2018년에는 CMO 기업 중 세계 최대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매출도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6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223% 증가한 2946억 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창립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에 도전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태한 사장은 “글로벌 CMO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라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바이오제약 시장에서 25% 수준인 CMO 생산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 올리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

이를 위해 기존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제품 생산을 위해 공장을 추가 건설하지 않고 전문 CMO 기업에 맡겨 생산토록 하고, 생산 공장이 없는 바이오텍들의 생산을 대행해 이 같은 목표를 이루겠다는 설명이다.

삼성의 신성장동력 ‘바이오사업’의 시작

지난 2011년 2월 삼성은 글로벌 제약서비스 기업인 퀸타일즈(Quintiles)사와 3000억원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하고 바이오의약품 CMO(위탁생산) 사업에 진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바이오사업’을 언급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본격적으로 사업에 진출한 것. 당시 국내에서 바이오사업은 생소한 분야였고, CMO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거의 없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사장은 당시 삼성이 바이오와 CMO 사업을 선택한 이유로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만족스러운 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두 가지 질문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 분야인가’, ‘향후 빠른 시간 내에 우리가 톱에 올라설 수 있는 사업인가’였다.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인구 고령화와 바이오 기술발달을 계기로 고성장이 예상됐으며, 반도체/화학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조 경쟁력을 증명해 온 삼성에 있어 CMO 분야는 빠른 시간 내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합작사 설립 발표 약 두 달 후인 4월 21일 첫 이사회에서 회사명을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정하고 당시 삼성전자 신사업팀 김태한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임명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첫 공장 설립…뚝심으로 이뤄낸 수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립 한 달 후인 2011년 5월, 인천 송도에서 1공장 착공식을 열고 3만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FDA(미국 식품의약국), EMA(유럽의약품청)와 같은 각국의 규제기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 규제산업으로,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산업인 만큼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다.

또 바이오나 제약사업에 대한 경험 없는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다른 산업분야만큼의 네임벨류를 갖지 못했고 바이오제약 산업에서 중요시하는 생산경험, 즉 ‘트랙레코드’가 없었기 때문에 수주를 위해 글로벌 제약사의 담당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더불어 트랙레코드가 없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담당자들을 건설 중인 1공장으로 끊임없이 초청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진 특장점을 건설 중인 공장을 보여주며 설득했다.

노력 끝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3년 7월 당시 글로벌 바이오제약 분야의 톱 기업 중 하나인 미국의 BMS(Bristol-Myers Squibb)사와 첫 생산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석 달 뒤인 10월에는 스위스 로슈(Roche)사와도 생산 계약을 맺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내부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의약품 시장 한계 넘어선 2공장 건설

글로벌 고객 수주를 통해 업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2013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공장 착공에 나섰다.

1공장 건설 당시만 해도 공장 건설에 대한 경험이 없고 수주에 대한 확신도 없었던 탓에 업계 평균수준인 3만ℓ의 규모로 건설했지만, 2공장은 당시 업계 최대 수준인 9만ℓ로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생산성과 효율을 이유로 대부분의 바이오제약 기업들은 9만ℓ가 최대의 규모라고 생각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장 설계과정에서 9만ℓ를 넘어서는 것이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당초보다 1.8배 이상 큰 15만ℓ로 짓겠다고 발표했다.

바이오산업 분야에 진출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기업이 9만ℓ의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공장을 건설한다는 발표에 업계는 놀라움과 걱정스러움을 동시에 표했다.

일부 글로벌 고객들은 직접 회사를 방문하기도 했으며,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해외제약사 고위 임원은 직접 미팅을 요청해 담당자가 직접 찾아가 설명하기도 했다.

애초 불가능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던 고객들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설계 계획을 듣고 난 후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놀라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2공장은 단순히 규모에서만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라 기존의 바이오산업에서 적용되지 않고 있던 신기술들을 적용해 건설기간은 동종업계 대비 9개월(40%) 단축했으며, ℓ당 투자비 역시 동종업계 대비 절반 이하로 절감했다.

글로벌 경쟁력 입증과 3공장 건설

2015년 11월 1, 2공장 수주가 대부분 완료되며 추가 시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2공장보다도 3만ℓ 규모를 늘린 18만ℓ로 건설되는 3공장이 완성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36만ℓ로, 글로벌 CMO 기업 중 가장 큰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당초 목표했던 ‘CMO 챔피언’의 목표가 눈앞에 보이게 된 것.

3공장이 완공될 경우 바이오 항암제 기준으로 암환자 10명 중 1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한 바이오의약품으로 치료받을 수 있게 된다.

1공장은 규모가 적어 흑자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를 딛고 착공한 지 4년 8개월 만인 2016년 1분기 업계 최단기로 흑자를 달성했다. 또 단기간에 FDA, EMA로부터 품질인증을 획득하며 글로벌 품질경쟁력도 인정받았다.

이러한 질적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6년 11월 1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글로벌 바이오 섹터에서 제넨텍에 이은 역대 2위, 2016년 기준 전 세계 기준 6위, 아시아 기준 3위 규모로, 특히 해외기관투자자 초과청약이 중국의 알리바바를 넘어선 17배를 기록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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