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자택 보수 및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공사대금을 수표로 결제한 것과 관련해 경찰이 횡령 또는 불법 비자금 유용 가능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31일 한겨레와 경찰청 특수수사과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이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의 보수와 인테리어 등의 공사를 맡았던 A업체를 압수수색 해 컴퓨터와 공사 관련 계약서, 공사비 입금 내역 등을 분석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회장 자택 공사 대금을 A업체에게 지급한 것은 삼성물산 측이다. 경찰은 이 회장 자택 공사에 회삿돈이나 불법 비자금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업체는 지난 2007~2014년까지 이 회장의 한남동 자택 보수와 인테리어 공사 등을 맡아왔다. 공사 규모는 총 100억원이 넘으며 일부는 수표로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표가 발행된 지 오래된 점 등으로 인해 삼성물산의 자금으로 판단하기에는 분석이 더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물산은 시공사로서 건축주의 의뢰를 받아 공사를 수주하고 협력업체가 필요한 일은 협력업체와 하청 계약해 수행했으며 모든 대금은 협력업체 계좌로 입금하고 있다”며 “삼성물산은 모든 협력업체와 거래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있어 공사비용을 삼성물산이 대납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특히 보도내용 중 ‘수표전달’은 회장댁과 용역계약을 맺고 건물을 관리하는 당시 에버랜드 건물관리 부문(현 에스원) 직원이 인테리어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비용을 수표로 전달한 것”이라면서 “인테리어 공사에 사용된 공사비는 정상적인 이건희 회장 개인의 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