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한국은행이 성희롱 문제가 불거진 팀장급 간부 2명을 지난 1일자로 직위해제 조치했다.

한은은 지난달 31일 오후 장병화 부총재 주재로 경영인사위원회를 열고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2명에 대해 성희롱 여부를 심의한 결과,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2일 밝혔다.

한은은 이들에 대해 면직, 정직, 감봉, 견책 등 합당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한겨레>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은의 한 지역본부에서 근무하는 20대 초반 여직원 A씨에게 성희롱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A씨에게 “여자들은 원시시대부터 과일을 채집해 까는 것을 잘하고 남자는 벗기는 것을 잘한다. 너는 왜 껍질을 잘 못 까느냐”,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같은 성희롱에 퇴사를 고려할 정도로 시달리다가 지난 4월 성희롱 피해사실을 은행 측에 신고했다.

한은 노조는 1일 성명을 통해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이와 유사한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고 그때마다 가해자를 엄중히 징계하기 보다는 쉬쉬하며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으며 그나마도 곧 흐지부지 되는 일이 흔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가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은 같은 문제를 수차례 경험하고도 이를 제도적으로 바로 잡을 능력이 우리 조직에 없다는 절망감 때문”이라며 “이번 사건의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처리과정에서 피해를 축소·은폐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도 징계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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