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오는 7일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 신경영’ 선언을 한지 24년이 되는 가운데 삼성그룹은 조용한 신경영 기념일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매년 6월 7일 신경영 기념식을 진행해왔으나 지난 2014년 이 회장이 입원하면서 별다른 행사를 열지 않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7일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 24주년과 관련해 별도 행사 없이 차분하게 보낼 예정이다. 병환중인 이건희 회장에 이재용 부회장마저 수감 중인 관계로 조용히 ‘신경영’ 정신을 되새기며 새로운 도약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이 회장은 1993년 “출근하지 말고 놀아라, 놀아도 좋으니 뒷다리 잡지 마라, 입체적 사고를 하라” 등의 상식을 깨는 주문으로 삼성의 ‘신경영’ 시대를 열었다. 

이는 이 회장이 지난 1993년 6월부터 8월 초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로잔,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에서 주요 임원 및 해외 주재원들과 가진 회의와 특강에서 강조했던 말이다. 

당시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기변화에 둔감했던 삼성 임직원들에게 파격적인 발언을 쏟아낸 것.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신경영 선포 이후 삼성전자는 20년 동안 매출 13배, 수출규모 15배, 이익 49배가 증가했고 수많은 1등 제품을 만드는 등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은 201조5400억원, 영업이익은 29조22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강조한 ‘변화와 실질적인 행동’을 적극 실천, 글로벌 최고 전자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해왔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그룹의 질적 성장과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계열사 사업재편 역시 ‘뉴삼성’의 변화로 꼽힌다. 제일모직 패션부문이 옛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에 매각된 것을 시작으로 그룹 내부 계열사 간 교통정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14년말에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방산·화학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최대 2조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방산과 화학사업이 그룹내에서 주력사업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에는 삼성SDI의 케미칼사업과 삼성정밀화학 등 화학사업을 롯데에 매각하면서 방산부문에 이어 화학사업에서도 완전히 철수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이 마무리됐다. 

다만 삼성은 총수부재로 인해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는 당분간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인해 수감 중인 상황에서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 

재계에서는 삼성이 대규모 투자 방안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총수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