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막중한 책임 통감, 재발방지 대책 마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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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수형 기자】 LG화학이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도중에 노조 휴게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6일 LG화학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LG화학의 익산공장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노경 업무를 담당하던 한 직원은 노조 휴게실에 마이크 형태의 소형 도청장치를 설치했다. 노조 간부들은 휴게실에 설치된 마이크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줄을 당겼고 녹음 장치가 설치된 사실을 알게 됐다.

이같으 사실에 격분한 노조 간부들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LG화학 본사를 항의 방문하고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에게 사과문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25일 성명을 통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불법이고,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무력화시키는 범죄"라며 "무법천지 자본에 의한 노조파괴이자 반노조 불법행위"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어 "LG화학은 실무자 개인의 판단에 의한 것이라며 증거인멸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며 "조직적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가당치 않은 꼬리 자르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익산공장 도청기 발견은 LG화학 곳곳에서 자행되었을 가능성이 짐작하고도 남는다"며 "철저한 수사로 노동조합에 대한 불법도청 전모와 책임자 모두를 밝히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LG화학은 'LG화학 노동조합 녹음 이슈 관련 입장 및 사과문'을 통해 "LG화학은 이번 사건을 상호신뢰를 기반으로 한 당사의 노경 철학에도 부합하지 않는 충격적인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LG화학을 응원하고 격려해 주신 분들과 특히 많은 실망감을 느끼셨을 노조원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LG화학은 "노조에서 제기하고 있는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도 노조와 함께 외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도록 하겠다"면서 "사실 관계가 밝혀지면 그 누구라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와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LG화학은 이유를 불문하고 이번 사안이 발생한 데 대해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상호협력과 신뢰의 노경관계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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