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국감] 추혜선 의원 "채널 차단 후 고가 상품 가입 유도"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최근 막말과 갑질 문화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케이블방송사 티브로드가 비싼 상품 을 판매하기 위해 시청자 가입 상품의 채널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불법행위를 광범위하게 진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 추혜선 의원(정의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를 통해 티브로드가 최근 조직적으로 불법적 필터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불법적으로 비정상 필터를 연결해 시청자가 가입한 방송 상품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채널을 차단한 후, 시청자가 AS 신청을 하면 AS기사 대신 영업전문점의 인력이 방문해 “기존의 상품으로는 더 이상 채널 시청이 불가능하다” 등의 거짓 정보를 제공하면서 더 비싼 상품으로 변경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터’는 케이블 회선을 통해 전송되는 주파수 대역을 걸러냄으로써 시청자가 볼 수 있는 채널의 수와 종류를 선별해주는 장치로서, 가입 상품에 따라 다른 종류의 필터를 회선에 연결함으로써 시청 가능 채널을 결정한다.

하지만 최근 티브로드 가입자 회선에서 지상파 외의 채널을 거의 볼 수 없도록 차단하는 ‘비정상 필터’가 연결된 것이 다수 발견됐다.

▲ 자료=추혜선 의원실

추 의원은 “이는 티브로드 상품에 대한 AS․설치 업무를 담당하는 협력업체인 기술센터 소속 현장기사들이 최근 ‘채널 시청 불가’라는 AS 신청이 폭증하는 것을 의심스럽게 여겨 점검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개별 가입자 집으로 연결되는 회선은 물론 다세대 건물이나 아파트 라인 전체를 한꺼번에 차단할 수 있는 지점에 비정상 필터가 연결되기도 했다. 이런 경우 건물이나 아파트 라인의 모든 세대가 기존에 시청하던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티브로드는 본사 차원에서 이런 비정상 필터작업을 통한 영업 계획을 수립하고, 노동조합이 구성돼 있는 기술센터의 경우 직원 반발을 예상해 영업전문점 등 별도의 외주인력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시청자가 신청한 AS 업무가 기술센터 소속 현장기사들에게 할당되지만, 티브로드는 이 업무를 영업전문점으로 이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기술센터에 보내기도 했다.

추 의원은 “시청자가 방송을 안정적으로 수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으로 티브로드 스스로 존재 이유를 져버린 것”이라며 “실태 점검 및 수사 의뢰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추 의원은 “티브로드 경영진 입장에서 이런 부도덕한 영업 행태를 강요하고 은폐하는 데 노동조합이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며 “티브로드에 반노조 정서와 갑질 문화가 팽배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