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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DGB금융지주가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 하이투자증권 인수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DGB금융 박인규 회장 비자금 의혹이 인수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DGB금융그룹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하이투자증권 매입 안건에 대한 최종 승인 여부 결정에 나섰다.

인수 지분은 약 85%로 인수 가격은 하이투자증권과 아이투자증권 자회사 등을 포함해 약 4천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 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도 오는 9일 이사회를 열고 매각 안건을 승인 의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사회에서 인수를 승인할 시 이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지주사 중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DGB금융은 이번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기존 DGB금융지주, DGB대구은행, DGB생명보험,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DGB유페이, DGB신용정보에 이어 증권사까지 계열사에 편입하게 된다.

앞서 DGB금융은 지난 8월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이달 초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박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인에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속도가 더뎌졌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인수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사회 승인 등 절차를 밟더라도 금융당국의 주주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 지가 미지수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DGB 측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DGB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인수 결정 여부 관련해서는) 회의가 끝나지 않아서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박 회장 비자금 조성 의혹은)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고 결정을 금융당국에서 진행하는 것인 만큼 이와 관련해 우리가 말씀드릴 수 있는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지난 9월 5일 대구시 북구 칠성동에 있는 DGB금융 제2본점 사무실과 동구 신천동 자택 등 12곳을 압수수색하고 박 회장 등 직원 6명에 대해 배임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입건, 출국금지 명령을 내렸다. 박 회장은 지난달 13일과 19일 두차례에 걸쳐 대구지방경찰청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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