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직후 지진 특약 판매 중단, 사측 “입장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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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최근 포항 지진피해 긴급 복구 지원과 관련해 적극 홍보에 나선 KB손해보험이 지난 해 경주 지진 직후 지진특약이 포함된 자동차보험상품 판매를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SBS 뉴스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이하 KB손보)은 2005년부터 자동차 보험에 ‘지진 소요위험 담보’라는 특약을 판매해왔다. 이는 지진이나 소요가 발생했을 때 입은 차량 파손 피해를 보장해주는 특약이다.

지진으로 인한 재산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서는 일반보험의 풍수해보험, 화재보험의 지진위험담보 특약에 가입해 있어야 한다. 만약 가입한 자동차보험상품에 지진특약이 포함돼있지 않은 경우에는 지진으로 인해 자동차 파손에 대한 보상은 받을 수 없다.

KB손보는 지난해 9월 12일 경주 지진이 발생한 이후 같은 달 21일 해당 특약의 판매를 중단했고 SBS 뉴스는 전했다. 이에 대해 KB손보 측은 지진특약 상품의 판매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당 방송에서 밝혔다.

그러나 KB손보가 지진특약을 없앤 당시는 경주 지진 발생 직후였던 만큼 지진 보험 가입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KB손보가 지진특약을 없앤 시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경주 지진 이후 우리나라 지진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지진 특약으로 벌어들이는 보험료보다 가입자들에게 내줘야 할 보험금 액수가 커질 것을 우려해 상품을 없애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경주 지진 이후 지진특약을 없앤 KB손보는 지난 16일 포항 지진 피해를 입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피해 차량 무료 견인서비스와 피해보상금 50% 선지급, 보험료 납입 및 개인대출 원리금 상환, 이자납입 등에 대해 유예하는 납입유예제도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KB손보가 지난 해 경주 지진 직후 지진특약이 포함된 자동차보험상품 판매를 중단한만큼 이번 지진 복구 지원은 이율배반적인 행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본지는 이와 관련 KB손보 측의 자세한 입장을 듣고자 했지만 어떠한 설명도 들을 순 없었다.

KB손보 관계자는 “방송 보도 내용 그대로다. 보도 내용 보시면 되지 않느냐”라며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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