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지방선거 치르면 필패”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시스

16개 광역단체장 전패 가능성 매우 높아지고
당 대표로서 ‘친박 청산·당 혁신’ 다 지지부진

막말 퍼레이드로 ‘보수의 품격’ 떨어뜨려
원내대표 경선 결과 따라 洪 운명 바뀌어

자유한국당 내에서 ‘홍준표 심판론’이 불붙고 있다. 홍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르게 된다면 필패한다는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당시 24%의 득표율을 보였던 홍 대표지만 최근 당 지지율은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전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이는 곧 자유한국당이 홍 대표 체제가 아닌 새로운 지도부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홍준표 심판론으로 번지고 있으며,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발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자유한국당은 얼마 전 한 언론사의 보도 내용 때문에 망연자실해 있다. <신동아>에서 내년 지방선거 16개 광역단체장에서 자유한국당이 전패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이 보도에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저마다 자유한국당이 1~3석 정도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패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해보면 각 지역마다 더불어민주당이 5~30%p 지지율 격차를 보이면서 앞서고 있다. 게다가 바른정당으로 인해 보수가 분열하면서 자유한국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패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홍준표 위기론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전패할 수도 있다는 분석의 원인은 외적인 요소보다 내적 요소가 강하다. 바로 홍준표 대표다. 홍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24%의 득표율을 보이면서 위기의 보수를 일단 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당 대표가 된 이후 당 개혁에 대해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고, 오히려 막말 구설수에 오르면서 당 지지율을 깎아 먹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보수 지지층도 자유한국당을 계속 지지해야 하나라는 의구심을 들게 만드는 행보를 하고 있다. 홍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이후 강도 높은 당 개혁 작업을 빠른 속도로 추진했다면 아마도 지금의 지지율보다는 상당히 높은 지지율을 얻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 대표가 내세웠던 친박 청산은 답보 상태에 머물렀고, 당 쇄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줄서기, 헛소문 등이 난무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고려하는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이미 공천을 확정받았다는 식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다. 이는 홍 대표가 당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공천 룰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시스

당 혁신은 도대체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내년 지방선거 공천 룰에 대한 윤곽을 어느 정도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 내부에서 역시 공천을 놓고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즉,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는 집권여당도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서 파열음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은 보다 더 시끄러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홍 대표가 중심을 잡고 이 상황을 컨트롤을 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친박과 친홍계, 바른정당에서 합류한 친김무성계로 나뉜다. 물론 현재 친홍계와 친김무성계가 손을 맞잡고 친박계를 청산하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세 계파가 공천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천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당 대표다. 지난해 총선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공천 파동에서 당 대표 도장을 들고 부산으로 피신, 일명 ‘옥새 들고 나르샤’ 파동을 일으켰다. 그로 인해 지난해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대참패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 파동이 벌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걸 홍 대표가 과연 얼마나 중심을 잡고 진압하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친박 인적 청산마저 제대로 하지 못해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인 상황을 놓고 보면 내년 지방선거 공천 갈등을 제대로 진압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홍 대표는 최근 막말 파동을 일으키면서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보수 지지층이 자유한국당을 지지하고 싶어도 홍 대표 때문에 창피해서 지지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그만큼 홍 대표가 막말 퍼레이드를 벌이면서 홍 대표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 입지를 더욱 좁히게 만들고 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시스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이런 상황 때문에 자유한국당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홍 대표 체제로 치러서는 안 된다는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당을 혁신하고, 그를 바탕으로 보다 공정한 공천을 이뤄내 당이 확실하게 변화됐다는 것을 보여줘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홍준표 비토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오는 15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고스란히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내대표 경선은 친박과 친홍의 양강 구도 속에 제3지대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형국이다. 친박도 아니고 친홍도 아닌 제3의 인물이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홍준표 비토론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반홍 세력이 점차 결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내년 지방선거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홍 대표 체제로는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위기론으로 번져 제3의 인물을 원내대표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결국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홍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친홍 인사가 원내대표 자리에 앉는다면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친박 인사나 제3의 인물이 원내대표 자리에 앉는다면 홍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홍 대표가 발언을 자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홍준표 비토론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꾸준하게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런 이유로 자유한국당 갈등설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홍 대표가 친박 인적 청산과 당 혁신을 어떤 식으로 이뤄내고 공천 관리를 어떤 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홍 대표의 운명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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