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완주 이사장 “소박하고 개성 있는 작은 결혼식 문화 정책돼야”
조완주 이사장 “소박하고 개성 있는 작은 결혼식 문화 정책돼야”
  • 이경은 기자
  • 승인 2017.12.05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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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 조완주 이사장
▲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결혼산업 직접생산자 모임, 소비자와 직접 소통
어디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들꽃결혼식’ 추구
보여주기식 아닌 신랑·신부가 주인공 돼야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요즘 그동안 익숙했던 대형 예식장에서 벗어나 작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거보다 부쩍 많은 이들이 정형화된 결혼식 대신 가족과 지인만 초대한 소규모의 형태로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독특한 결혼식을 치르고 싶어 하는 것이다.

특히 허례허식을 걷어낸 나만의 개성 있는 결혼식이란 가치와 더불어 과도한 비용이 동반된 기존 결혼식에 대한 부담과 거부감도 작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하고 싶다고 해서 선뜻 실행하기는 어렵다. 최근 ‘작은 결혼식’을 표방하면서도 의외로 비용이 더 많이 드는 탓에 ‘스몰 럭셔리 웨딩’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아 예비신랑·신부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게 사실이다.

또한 작은 결혼식을 하고 싶어도 하객 100명 내외의 소규모 예식장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 호텔의 소규모 홀이나 하우스 웨딩업체를 이용할 경우 대관료나 하객들 밥값이 일반 예식장보다 비싼 경우도 많다. 일명 ‘스드메’로 불리는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등은 패키지 상품으로 묶여 있어 메이크업만 받고 싶다고 하더라도 항목을 따로 빼기가 쉽지 않아 비용 절감은커녕 오히려 무늬만 작은 결혼식이 될 우려가 크다.

이런 가운데 큰돈을 들이지 않고 당사자 의지만으로도 가능한 ‘진짜 작은 결혼식’이 정착될 수 있도록 결혼산업 종사자들이 전도사로 직접 나섰다. 결혼산업 관련한 직접생산자들이 모인 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 이야기다. 지난 2013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들이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최대한 가격 거품을 빼고 결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모였다. 조합원들은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서비스 제공을 하는 동시에 참된 결혼식 문화 정착에 힘을 싣고 있다. <투데이신문>은 지난달 28일 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 조완주 이사장을 만나 작은 결혼식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들꽃결혼식이 진행됐던 모습 <사진=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

Q. 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은 어떤 곳인가.

: 결혼식을 하기 위해 필요한 웨딩촬영, 드레스, 헤어, 메이크업 등의 결혼산업에 종사하는 직접생산자들이 협동조합의 형태로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이다. 이전의 가장 보편적인 결혼식은 큰 식장을 빌려서 하객들을 많이 초대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결혼식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 내 결혼식을 직접 디자인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셀프 웨딩, 작은 결혼식이 많아졌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신랑·신부가 합리적인 가격에 결혼식을 치를 수 있도록 소비자와 판매자의 직거래를 원칙으로 중간수수료, 소개료 등을 없애고 조합원으로 가입된 업체들을 통해 정직한 가격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어떻게 결혼문화협동조합을 꾸리고 운영하게 됐나.

: 우리가 모이게 된 건 불합리한 결혼 시스템을 바꿔보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어느 순간부터 한국의 결혼식 문화는 웨딩플래너, 웨딩컨설팅 등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바쁜 생활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들이 웨딩플래너와 웨딩컨설팅 등을 통해서 결혼식을 진행하다보니 결혼산업에 종사하는 직접생산자와 소비자인 신랑·신부 사이에 유통마진이 붙게 됐다. 이 때문에 원치 않는 비용을 내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결혼식 비용은 더 비싸졌다. 그래서 우리는 중간과정에 웨딩플래너나 웨딩컨설팅을 두지 않고 직접 소비자들을 만나는 시스템을 꾸려보고자 모이게 됐다. 처음에는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이 과정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았다. 고민 끝에 지원받기 위해 쏟는 열정을 우리 협동조합을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쏟는 게 낫겠다 싶어서 지금은 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

Q. 작은 결혼식이 유행하면서 소박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스몰 웨딩이 유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신랑·신부들의 개성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다 하는 결혼식, 다른 사람과 똑같은 개성 없는 결혼식을 싫어하는 신랑·신부들이 많아졌다. 또한 연예인들이 작은 결혼식이 유행하는 데 일정 부분 일조한 면도 있다. 이효리·이상순 부부, 원빈·이나영 부부가 소박하게 결혼식을 한 사진을 보고 ‘우리도 이런 결혼식을 하자’라고 한 커플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 신랑·신부가 굉장히 똑똑한 게 연예인들이 한 작은 결혼식을 무조건 따라하는 게 아니라 각자 개성에 맞게 변형시켜 자신들에게 맞는 결혼식을 그려간다. 그러면서 작은 결혼식이 더 인기를 끌게 된 것 같다.

Q. 작은 결혼식의 장단점이 있다면.

: 장점은 일반적인 결혼식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어떠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결혼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점이다. 단점은 스스로 준비해야할 게 너무 많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서 준비해야 할 게 많아 너무 피곤해하고 어떤 사람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몰라서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결국엔 모든 커플들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결혼식을 다 잘 그려내는 것 같다.

Q. 작은 결혼식을 잘 치르기 위한 팁을 준다면.

: 특별한 팁이 있는 게 아니다. 꼭 작은 결혼식이 아니더라도 결혼식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신랑·신부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맞춰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각자 좋아하고 싫어하는 게 어떤 부분인지, 어떠한 결혼식을 꿈꾸고 원하는 지 서로 의사소통하며 준비해야 결혼식을 잘 치를 수 있는 것 같다.

Q. 사실 아직까지도 잊지 못할 단 하루를 위해 화려한 결혼식을 꿈꾸는 예비부부들도 있다. 그런 이들에게 한 말씀해주신다면.

: 어느 순간부터 결혼식을 위한 결혼식이 돼버렸다. 결혼식을 위한 결혼식이란 부모님이 뿌려놓은 축의금 때문에 사람들을 잔뜩 초대하고, 신랑·신부의 얼굴도 모르면서 부모님 친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석하는 그런 결혼식을 말한다. 그런 건 바람직하지 않다. 결혼식은 신랑·신부가 평생 둘이 살아가겠다는 걸 축하해주는 자리이기 때문에 신랑·신부가 주인공이 돼야한다. 신랑·신부는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맞춰가고 서로에 대해 이해하면서 결혼식을 준비하고 참석하는 사람들은 둘이 평생 살아갈 앞날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그런 결혼식이 이뤄져야 한다. 다행히도 최근 부모님의 힘을 빌린 결혼식이 아니라 자신들의 힘으로 작은 결혼식을 하려는 신랑·신부가 협동조합을 많이 찾고 있다. 정형화된 시스템에 맞춘 결혼식이 아닌 자신들이 직접 디자인하는 결혼식인 만큼 개성 있는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

Q. 작지만 개성 있는 결혼식을 소개해준다면.

: 우리가 진행하는 ‘들꽃결혼식’이다(웃음). ‘들꽃’이라는 이름은 부케에서 따왔다. 부케는 신랑이 꽃을 꺾어다 신부에게 바치면서 결혼해달라고 하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하더라. 들꽃결혼식은 정형화되지 않은 들꽃처럼 어디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결혼식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들꽃결혼식의 테마는 소규모, 자연, 친환경이다. 하객을 많이 두지 않고 가까운 가족, 친지, 친구와 함께하며 생화장식 등 화려한 웨딩홀 꾸밈을 하지 않고 화분 같은 꺾지 않은 꽃을 사용해 장식한다. 또한 가짓수를 줄인 피로연음식, 도시락 등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친환경 결혼식이 들꽃결혼식이다.

Q. 들꽃결혼식을 하면 무엇이 좋은가.

: 일반적인 결혼식에 비해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다. 우리는 서울시민청, 용산가족공원, 삼일교회, 서울숲, 국립중앙박물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등 무료예식장을 최대한 활용한다. 토요일, 위치 좋은 곳, 식장 규모가 큰, 피크 타임에 결혼식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얼마나 결혼식 비용이 비싸겠나. 이같이 무조건 크고 위치 좋은 식장에서 결혼식을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저렴한 결혼식을 할 수 있다. 지역이나 결혼식의 규모가 너무 다르기에 딱 부러지게 말하긴 어려우나 평균적으로 일반 식장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평균 200~300만원 저렴한 것 같다. 

▲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Q. 결혼문화협동조합을 이끌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 일반 기업들을 마케팅을 많이 하는데 우리는 광고 자체를 하지 않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 광고는 비용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비용을 들여 광고하다보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소비자에게 적은 비용으로 알뜰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우리 조합의 목적이기에 일반 기업과 똑같이 홍보를 하고 원가를 높일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해서 광고를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보니 홍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넷 검색이나 입소문을 통해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진행한 결혼식 중에서 기억에 남았던 결혼식이 있다면.

: 그동안 우리 조합을 통해 진행된 결혼식이 300회 정도 된다. 그중 들꽃결혼식 1호 커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커플은 2015년 10월경 서울시청에서 결혼했는데 결혼 적금을 든 돈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하기 약 1년 6개월 전부터 같이 돈을 모았다고 하더라. 결혼식도 들꽃결혼식 취지에 맞게 정말 알뜰하게 했다. 신부가 15만원주고 원피스 같은 드레스를 사서 화장만 받고 결혼했다. 하객도 많이 부르지 않아 120명 정도 왔다. 부모님들께 경제적인 도움을 받지 않고 둘이 힘을 합쳐 멋지게 결혼식을 올렸다. 아마 지금도 아주 잘 살고 있을 것 같다.

Q. 서울시 결혼문화협동조합이 꿈꾸는 미래가 있다면.

: 요즘 결혼식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청년들이 일자리 구하기를 힘들어하고 집값은 나날이 비싸져 살집 마련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 결혼을 아주 늦게 하거나 아예 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우리는 젊은 세대들이 결혼식을 준비하는 일이 너무 힘들게 여겨지지 않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싶다. 많은 커플들이 결혼에 대한 예쁜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Q. 트렌디한 문화 사업으로 떠오른 작은 결혼식의 시장 가치는.

: 작은 결혼식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될 거다. 젊은 세대들이 삶에 치여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을뿐더러 출산율이 저조한 상황에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앞으로는 자연스레 작은 결혼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Q. 웨딩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결혼식장들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강남을 기준으로 이름만 대면 아는 대형 예식장 두 곳이 다 문을 닫았다. 교통 편리한 위치, 넓은 주차장 등 좋은 조건을 갖췄음에도 문을 닫았다는 건 그만큼 이익이 나지 않았다는 거다. 결혼식장이 사실상 토, 일요일 말고는 안 쓰는 공간이지 않나. 특히 점점 대형예식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결혼식장들은 어려워질 것이다. 반면 흐름을 읽고 흥하는 사업도 있다. 웨딩드레스 같은 경우 작은 결혼식이 인기를 끌면서 일반 결혼식장에서처럼 사람이 뒤에서 드레스를 잡아 줄 필요가 없는, 원피스 같이 단순한 형태의 드레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드레스를 취급하는 숍들은 호황이다. 또한 셀프로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커플들이 늘어나면서 일반 스튜디오와 달리 야외에서 사진만 찍어주고 데이터만 넘겨주는 직업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변하는 결혼식의 트렌드를 읽고 앞서가는 분들은 성공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예비부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 결혼식을 끝내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특히 작은 결혼식을 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부모님 세대의 경우 일반적인 식장에서 하객들을 많이 불러 결혼식을 치르게 하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부모님을 설득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신랑·신부가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지 않으면 결혼식을 무사히 치를 수 없다. 그렇기에 어떻게 하면 둘이 힘을 합쳐 지혜롭게 산을 넘을 수 있을지 많이 이야기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