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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대학 졸업 후 1년간 실업기간을 겪은 청년들은 곧바로 취업한 청년들 보다 임금이 10%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LG경제연구원이 지난 7일 발표한 ‘우리나라 잃어버린 세대 등장의 의미’ 보고서에서 따르면 2007~2015년 청년패널 통계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대학 졸업 직후 취업한 20대의 평균 임금을 100%로 했을 때 1년 후 취직한 청년의 임금은 90.2%인 것으로 드러났다. 곧바로 취업한 이보다 임금이 9.8% 낮은 것이다.

또한 실업기간이 길어질수록 임금손실은 확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간 미취업 시 79.3%, 3년간은 78.5%로 점점 낮아져 4년간 실업이 이어질 경우 소득은 62.0%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업을 경험했다는 사실만으로 고용주에게 부정적인 신호를 준 점과 실업기간 동안 직무능력을 습득하지 못했다는 점이 임금손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에 잃어버린 세대가 등장한 시점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을 겪은 2000년대말인 것으로 봤다.

2000년대 청년실업률이 평균 7~8% 수준에서 등락했다면 2010년대에는 8%, 현재는 10%를 넘어선 상황이다. 특히 경기침체가 심했던 2008년보다 2009년부터 고용지표의 둔화추세가 뚜렷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1993년과 우리나라의 2009년을 잃어버린 세대의 등장 시점으로 보고 청년실업률을 비교했을 때 일본은 2003년 10.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이미 10.1%로 일본의 피크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높은 수준의 청년실업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낮은 성장세가 지속된다는 것은 기존에 생산하던 것을 계속 생산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청년층보다 경력자를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LG경제연구원이 분석이다.

2020년대 들어 청년실업 문제는 점차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잃어버린 세대는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지속돼 일본보다 장기화될 우려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청년실업이 장기화되면서 고용충격은 30대 초반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대 때 구직에 실패할 경우 30대까지 구직기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30대 초반 니트족(청년 무직자) 비중은 금융위기 이전 2.9%에서 최근 4%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여가야 할 뿐만 아니라 고용충격이 청년층에 집중되는 만큼 재정을 통한 고용확대를 뛰어넘는 보다 과감한 청년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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