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시스

임종석 UAE 파견, 국정조사 요구하고 있지만
국익 팽개친 자유한국당, 모하메드 왕세제 선택

인공기 달력 논란, 낡은 보수 이미지 각인돼
낡은 보수 이미지, 외연 확장 실패로 이어져

자유한국당이 연속해서 오발탄을 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UAE 특사 파견 의혹, 우리은행 인공기 달력 논란,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 개헌안 초안 등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오발탄을 날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이로 인해 당 이미지는 낡고 고집불통의 이미지만 덧씌워졌다는 평가다. 자신들의 지지층에게는 호소가 될 만한 내용이지만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은 점점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지지층, 즉 ‘집토끼’를 얼마나 사수하느냐와 외부의 ‘산토끼’를 얼마나 가질 수 있느냐다. 때문에 자신의 지지층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기도 하고 외연 확장을 하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의 이미지는 항상 쇄신하는 이미지여야 한다. 보다 혁신적이고 투명하고 참신한 이미지로 가야 한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최근 이미지는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계속해서 오발탄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 지난 2017년 12월 10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를 방문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UAE 의혹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UAE 특사 파견으로 파생된 여러 가지 각종 의혹들은 최근 들어 자유한국당의 오발탄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종결되는 분위기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임 실장이 UAE에 특사로 급파된 것은 UAE 실질적 통치자인 모하메드 왕세제가 불편한 심기를 문재인 정부에 드러냈고, 이에 왕세제의 불편한 심기를 무마하기 위해 임 실장을 급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정부 때 UAE 원전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이면계약을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왕세제의 계좌를 들여다보았기 때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 의혹은 일파만파 번지면서 의혹이 의혹을 낳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드러난 실체적 진실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드러난 것은 이명박 정부 당시 UAE 원전 계약 때 이면계약이 있었다는 점과 박근혜 정부 시절 그 이면계약을 들여다보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만 확인된 사실이다. 나머지 의혹은 그야말로 의혹일 뿐 아직까지 진실로 드러난 것은 없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은 임 실장이 UAE에 급파된 것을 두고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해왔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오히려 이 공격이 부메랑이 된 모습이다. 현재 야권에서는 특사 파견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하지만 국정조사로 이어질 경우 실체적 진실이 얼마나 드러날지는 의구심이 든다. 지금까지도 제대로 드러난 실체적 진실 없이 의혹만 증폭된 상태인데 수사권도 없는 국정조사가 과연 얼마나 이 의혹을 파헤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 당시 이면계약과 박근혜 정부 당시 이면계약을 조사했다는 실체적 진실만 드러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이 문제를 갖고 국정조사까지 한다면 모하메드 왕세제의 심기가 어떨 것인지는 쉬이 짐작할 수 있다. 중동지역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왕세제의 심기가 불편해진다면 향후 원전 수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원전 수주와 같은 국가적 중대사에 대해서는 아무리 의혹이 불거진다고 해도 국익을 위해 눈감아줘야 하는데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국익마저 팽개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인공기 달력 논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의 자충수

만약 이 일로 인해 향후 원전 수주에 실패했을 경우, 과연 그 책임을 자유한국당이 짊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향후 원전 수주가 실패될 경우 자유한국당은 그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게 덧씌우려고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만큼 UAE 특사 파견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은행 인공기 달력 논란 역시 자유한국당이 쏜 오발탄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탁상용 달력을 제작하면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개최한 ‘제22회 우리미술대회’ 유치·초등부에서 상을 받은 초등학생의 그림을 실었다. 이 그림은 통일 나무를 중심으로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걸려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은 인공기가 들어간 것을 문제 삼았다. 지난 3일 김재경·이종명 의원을 비롯해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등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우리은행 인공기 달력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유한국당 측은 “인공기 달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항의했다. 이들 중 일부는 은행장에게 기자 회견문을 전달하겠다며 은행 진입을 시도하다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 그림과 관련해 인공기‘만’ 있었다면 문제겠지만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걸려있고, 통일을 주제로 한 작품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미술계 안팎의 시각이다. 또한 어린아이의 작품을 사상으로 검증하려 했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누리꾼들을 비롯해 중도보수층에서도 자유한국당이 인공기 달력 문제를 걸고넘어진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낡은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오히려 자유한국당을 수구보수화 시켰다는 비판이다. 특히 홍준표 대표의 2017년 대선홍보물에 인공기가 두 번이나 등장하는 등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비판도 있다. 이번 인공기 달력 논란은 자유한국당의 이미지를 완전히 극보수로 만들게 했다. 외연 확장을 통해 표심의 확장을 이뤄야 하는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오히려 그 이미지를 낡은 보수로 만들어 버린 셈이다.

수구세력의 이미지로

이미지는 선거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유권자가 선택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정당 이미지도 중요한 잣대 중 하나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자꾸 낡은 보수의 이미지를 보여주게 된다면 해당 지지층에게는 시원하게 어필이 될지는 모르지만 다른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을 수 없게 된다. 외연 확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야당 시절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 바로 외연 확장이다. 한번 이미지가 갇히게 되면 아무리 외연 확장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게 된다. 한번 머릿속에 박힌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못한다. 자유한국당도 마찬가지다. 낡은 보수의 이미지가 강하게 박히기 시작하면 그 이미지는 절대 바뀌지 못하게 된다. 이는 자유한국당의 표심 확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는 올해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고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유연하고 젊은 이미지를 각인시켜야 하는데 자유한국당은 자신들 지지층의 지지에만 갇힌 모습이다. 이것을 깨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당분간 이 이미지로 인해 자유한국당은 더욱 힘든 길을 가야 할 수도 있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나 한나라당이 선거 때마다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보수를 기반으로 하지만 이미지 쇄신을 하면서 보다 젊고 참신한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그런 젊고 참신한 이미지가 아니라 낡은 보수의 이미지가 강하게 박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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