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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차주의 신용위험이 5년 만에 가장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가계차주 신용위험지수는 27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17에서 10포인트 뛰어오른 수치로 전망치가 그대로 이어질 경우 2013년 1분기(2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대출행태서베이는 국내은행을 비롯해 상호저축은행과 제2금융권 등 모두 199개 금융기관의 여신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지난 3개월간 설문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내렸다. 이는 신용위험지수는 0을 기준으로 100과 -100사이에서 플러스(+)이면 증가, 마이너스(-)이면 감소 쪽이 더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 측은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것과 함께 경제 상황이 어려운 일부 지방의 주택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가계의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이자 상환부담이 늘면서 연체 등 가계의 신용위험이 나빠질 것이라는 뜻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신용위험도 오르면서 전체 종합 신용위험지수 23을 기록, 지난해 4분기(19)보다 4포인트 오를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경우 1분기 23으로 전분기(20)보다 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기업 협력업체의 실적 부진과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등으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의 경우 조선·철강업 등 일부 업종의 수출 부진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10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8로 전분기(-8) 대비 더 강화됐고 대출태도지수는 2015년 4분기부터 10분기 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더 죌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주택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30으로 전분기(-27) 대비 더 하락했고 가계일반 대출에 대한 태도도 -13으로 마이너스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중소기업 대출(-7)도 3월 정부의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심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계의 주택대출 수요는 1월부터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 등의 영향에 따라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주택 대출수요지수는 지난해 4분기 -17에서 올 1분기 -27로 10포인트 줄었고 이는 2002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계의 일반자금대출 수요도 -3으로 금리상승 등으로 다소 줄어들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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