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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가상통화의 대표 격인 비트코인의 국내 시세가 1000만원대 아래로 하락했다. 국제 시세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실명제 전환 등 정부 규제 영향을 받으면서 가격이 추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0시 10분 기준 코인당 950만1000원(종가)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코인당 가격이 1000만원대로 올라선 이후 약 3달 만에 붕괴된 결과다. 지난달 5일 종가 기준 2744만4000원까지 상승했던 가격이 불과 한 달 만에 1794만원(약 65%) 가량 하락했다.

빗썸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오전 9시 기준 987만6000원(종가)으로 하락한 후 10시 기준 919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오전 10시 10분 시가가 880만원 선으로 내려앉으면서 900만원대 붕괴를 처지에 놓이게 됐다.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다른 가상통화들도 동반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빗썸에서 이더리움은 1코인당 100만4000원으로 하루 전보다 25만1000원(-20.1%)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리플(-29.93%), 비트코인캐시(-27.45%), 라이트코인(-23.79%) 등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가상통화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의 규제가 강화된 탓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가상통화 거래에 대한 온갖 규제책을 발표하고 나선 이후 가상통화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다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30일 가상화폐 실명 거래가 본격화된 후부터 급락 폭은 커졌고 해외 시세보다 높게 형성됐던 현상도 사라진 모습이다.

또한 전날 경찰이 해킹 사건에 대한 수사로 빗썸 거래소를 압수수색하고 나서면서 국내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도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국제 시세가 90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도 영향을 끼쳤단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한국 시간) 비트코인은 8759.75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가상통화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벌어진 결과라는 평가다.

미국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 위원회 청문회에서가상통화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예고한 것과 함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6억 달러(약 6438억 원) 규모의 가상화폐 공개(ICO)를 중단시키고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또한 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은 가상화폐 관련 광고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불거지는 악재에 투자자들의 심리는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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