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 나가 쓴 카드 값이 19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7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카드 결제 금액은 171억1200만달러로 전년(143억달러) 대비 28억1200만달러(19.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로 이를 원화로 환산(지난해 평균 환율 1130.5원)할 경우에는 약 19조3451억원에 달한다.

해외에서의 카드 사용액이 매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지난해 사용액이 급증한 것은 해외 여행객이 유난히 많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수는 2650만명으로 전년(2238만명) 대비 18.4%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임시 공휴일 지정과 사상 최장 기간의 추석 연휴 등으로 장기 연휴가 많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30.5원으로 전년(1160.4원) 대비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지출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 현금보다 카드 사용을 선호하는 영향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사용된 카드 수는 5491만2000장으로 전년(4692만1000장) 대비 17% 증가했다. 다만 카드 한 장당 사용금액은 평균 312달러로 전년 대비 2.3%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반면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카드 실적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비거주자의 국내 카드 사용액은 85억2100만달러로 전년(107억800만달러) 대비 21억8700만달러(20.4%) 급감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 카드 사용액과 비교했을 때 절반이 채 안 되는 수준으로 사드 갈등 등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