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쌍용차 해고자 건강상태 변화 연구 지원
심리치유센터 ‘와락’·고려대 김승섭 교수 연구
“해고자·가족들의 삶과 건강 회복할 수 있는 기회 될 것”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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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 정리해고자와 복직자들의 건강상태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가 국가인권위원회 지원으로 진행된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심리치유센터 ‘와락’,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승섭 교수 연구팀은 4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배움터에서 ‘쌍용자동차 해고자와 가족을 위한 지원사업 착수 기자간담회’를 열고 “2009년 옥쇄 파업 참여자 실태조사, 2015년 쌍용차 해고자·복직자 실태조사에 이어 올해 ‘해고, 국가폭력, 그리고 노동자의 몸’ 연구가 인권위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심층인터뷰와 집담회 등을 통해 쌍용차 해고자 130명과 2015년 조사 이후 복직한 노동자들의 건강상태 변화를 관찰·비교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2009년 파업 당시 경찰의 과잉·폭력진압 등 국가폭력, 파업참가자에 대한 DNA 추출 등 인권침해, 사측의 손배가압류 제기 등이 해고자들의 건강에 미친 영향도 구체적으로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지난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반대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 208명을 상대로 조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유병률은 50.5%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연구에서 같은 측정도구로 조사된 걸프전 당시 이라크군에 포로로 잡힌 군인의 PTSD 유병률(48%)보다 높은 수치다.

또 연구팀이 지난 2015년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쌍용차 해고자 1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 결과 쌍용차 해고자 72.7%, 2013년 복직한 노동자 중 49%가 ‘과거 1년간 불면증 및 수면장애 증상을 보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고를 경험하지 않은 다른 자동차공장 노동자 중 2.0%만이 불면증 및 수면장애를 겪었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리해고, 국가폭력으로 10년간 고통 속에 지낸 쌍용차 해고자와 그 가족의 삶,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 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은 “해고자들은 여전히 고통을 당하고 있다. 29명 노동자의 사망 외에도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죽음, 가족들의 죽음이 있다“며 “정말 억울했던 것은 ‘빨갱이’, ‘국가전복세력’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낙인이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와락’과 김 교수 연구팀은 쌍용차 해고자, 복직자와 그 가족들의 건강실태조사와 함께 ‘쌍용자동차 국가폭력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공개토론회’ 및 전문가 좌담회, 토크콘서트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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