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균 칼럼니스트
현)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전) 민주당 국제국장·민주당 부대변인 

【투데이신문 김태균 칼럼니스트】 6.13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의 참패로 끝났다.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의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 이 결과에 국민의 기대와 열망이 들어있고,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국민은 언제라도 심판할 수 있다는 경고 또한 들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대통령이 선거결과를 두고 ‘등골에 식은땀이 난다’고 촌평을 한 것은 아마 이와 같은 면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제껏 권력은 정치인들의 소유였고, 정치는 정치인의 전유물이었다. 이들에게 주류 언론이 영합하여 여론을 형성한 뒤 선거 결과까지 좌지우지 해왔다. 국민은 정치에서 배제되어 있었던 셈이라 할 수 있겠는데 이제는 정치 영역에 관심을 두는 국민이 많아졌고, 언론을 맹신하지 않게 되었다. 작은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진보 보수의 이념과 무관하게 이제는 국민이 선거 과정과 결과를 좌우하는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것이 적폐세력의 국정농단에 의한 반사작용인지 기술의 발달에 의한 것인지는 숙고해 봐야할 문제지만, 분명한 것은 기득권 세력과 이들에게 영합했던 보수 주류 언론은 시민들에 의해 외면 받고, 여론은 시민들에 의해서 형성되고 확산되며, 집단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세상으로 발전해 왔다는 사실이다. 촛불혁명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이와 같은 국민의 힘이 현실정치에 반영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문재인 정부는 이 촛불혁명에 의해 세워졌고, 현재까지 그 정신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촛불 시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일 중 하나는 ‘적폐청산’인데, 이 청산이 인적청산으로 제한되는 느낌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과 기업가에게 벌을 주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거론한 관행의 청산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사회 곳곳에 큰 변화를 가져온 미투운동, 갑질 횡포를 향한 저항 등은 표면적으로 특정인을 향하고 있지만, 지금껏 아무도 문제 삼지 않은 관행을 바꾸려는 움직임이라고 보는 것이 온당하지 않은가 한다. 이와 같은 관행을 없애고 약자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처럼 시민들은 선거와 사회 운동을 통해 정치인에게 변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정당이 그 요구에 응답할 때가 되었다. 나는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한 더불어민주당이 선두에 서서 변화를 이끌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선거 결과에 자만하지 말고,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구태의연하고 부패한 모습을 제거하는 것을 변화의 시작으로 삼았으면 한다. 비록 국민이 더불어민주당에 압승을 안겨 주었지만, 선거 과정에서 벌어졌던 적지 않은 부당한 일을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등골에 식은땀이 난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다시 떠올려 본다. 문대통령은 ‘민심의 무서움’을 아는 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다. 현실정치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역시 그러하기를 바란다. 민심의 무서움을 아는 것을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고 지금보다 더 낮은 자세를 지녀주기를 기대한다.  

<투데이신문 독자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태균의 시사홈런’으로 칼럼연재를 시작하게 된 김태균입니다. 저는 30년 간 민주당에 있으면서 정치실무를 배웠던 비정규직 정치노무자입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부의장으로 있습니다. 저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여러분이 정치 분야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쪼록 저의 글을 통해 정치 분야에 관심을 일으키는 독자여러분이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독자여러분의 성원과 아낌없는 질책을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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