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자 81.1%, 신용등급 관계없이 연 22.3% 고금리 부담
OK저축은행 “자산규모 크고 영업실적 좋아 나타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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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도양 기자】 가계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이 높은 대출 금리와 예대금리차를 고수하며 과도한 수익을 남기고 있어 서민의 가계부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지난해 1조435억23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특히 업계 자산규모 2위인 OK저축은행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779억6824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남겼다. 1년 전(91억8959만원)과 비교해 8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자산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년 전(739억7732만원)보다 20% 증가한 888억9981만원인 것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성장률이다.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상임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고금리 장사를 해서 이런 수익날 수 있다”며 “OK저축은행은 대부업체에서 저축은행으로 전환하며 금융감독원와 약정했던 조건이 제한이 됐으나 정비를 마치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주 수입원은 고금리 가계신용대출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수익 상승은 가계부채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축은행의 법정최고 금리는 법정최고금리 2014년 34.9%에서 2016년 27.9%, 올해 2월 24%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월9일 금융감독원 부원장회의에서 저축은행은 예금자보호제도를 기반으로 저리의 자금조달이 가능함에도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차주는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81.1%(94만명)가 연 22.3%의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 원장은 “서민 취약계층에 대한 고금리 대출은 팍팍한 서민 살림살이의 원인임과 동시에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의 취약점중의 하나임에도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의 고금리대출이 시정되지 않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출금리 산정체계 개선 등을 강구해 단계적으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익이 오른 건 자산규모가 크고 영업 실적이 좋아 나타난 현상일 뿐 다른 요인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가 높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금융당국 정책으로 꾸준히 내리고 있어 법정최고금리가 3년 사이 10% 낮아졌다”면서 “15~16%대의 중금리상품 개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금리는 계속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대출이자(5687억원)와 예금이자(716억원)의 격차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수익 4971억원을 남기며 업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의 높은 예대 금리차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 8.34%로 시중은행(2.04%)의 4배에 달한다.

김 대표는 “대출이자는 법정최고금리인 24% 육박하지만 예금 금리는 4~5%에 불과하다”며 “대출금리는 법이 정한 내로 받으면서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받으면서 예금금리는 은행보다 조금 더 주고 있어 ‘땅 짚고 헤엄치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가 크더라도 실제로 영업이익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라며 “영업운용비용, 대손충당금 등 여러 비용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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