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家 ‘프로케어’, 흥국생명 본사·연수원 등 건물 관리…연매출 100억원
공투본 “태광그룹 사돈이자 고문, 배임…공정위 허점 개선해야” 주장

흥국생명 일감몰아주기 규탄 기자회견 ⓒ금융정의연대
흥국생명 일감몰아주기 규탄 기자회견 ⓒ금융정의연대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태광그룹이 오너 사돈가에 일감을 몰아줘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단체는 ‘친인척 일감몰아주기’로 규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철저한 수사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공투본), 흥국생명해복투, 금융정의연대, 민생경제연구소, 경제민주화네트워크,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12일 오전 흥국생명 광화문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광그룹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 특수관계인에 포함되지 않는 친인척 기업에까지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일감 몰아주기 발본색원을 위해서라도 공정위는 태광그룹을 일벌백계하고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고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친인척 일감몰아주기’의 의혹을 사고 있는 기업은 태광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흥국생명과 흥국생명의 건물을 관리하는 프로케어라는 회사다.

흥국생명은 광화문 본사를 비롯해 서울 강남과 영등포 사옥, 경기 성남과 일산 사옥, 동해와 순천 사옥, 흥국생명 연수원 등의 건물 관리를 ‘프로케어’에 맡긴 상황이다. 

프로케어는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의 두 딸이 각각 지분 50%씩 100%를 소유한 건물시설관리업체로 지난해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이 올린 기업이다.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의 두 딸이 지분을 50% 씩 가지고 있다.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의 두 딸이 지분을 50% 씩 가지고 있다.

GS그룹 계열사인 '프로케어'에 일감을 준 것이 문제라고 지적되는 이유는 허승조 전 부회장이 태광그룹 오너인 이호진 전 회장의 큰 매형으로 현재 태광그룹의 고문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프로케어는 태광그룹과도 친인척 관계 회사라는 것.

지난 2014년 설립된 프로케어는 지난해 모그룹인 GS그룹과는 내부거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1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으며, 1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프로케어의 이 같은 실적은 사돈 기업인 태광그룹에서 일감을 몰아주기 한 결과물이라는 공투본의 지적이다. 

또 공투본 측은 “태광그룹과 사돈 기업이자 오너의 친인척인 회사에 흥국생명이 건물 관리를 맡긴 것은 명백한 일감몰아주기”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태광그룹 고문의 지위를 이용한 업무상 배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투본은 “공정위가 지금까지 봐주기 조사만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태광그룹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 특수관계인에 포함되지 않는 친인척 기업에까지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며 “기업의 일감몰아주기 수법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것은 공정위의 솜방망이 처벌이나 봐주기 조사 책임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정위는 계열사에 속하지 않는 친인척 회사 간 내부거래에 대한 허점을 막기 위해 친인척 계열사 간 내부거래도 공시하고, 방계 친인척의 내부거래까지 일감몰아주기 대상으로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경제민주화를 위해 재벌개혁은 반드시 단행되어야 한다”면서 “노동탄압을 일삼고, 노동자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무능과 탐욕의 상징인 태광그룹이 재벌개혁의 시작이다. 하지만 일벌백계조차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 일일이 해명하지는 않겠다”며 “이번 일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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