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기은 캐피탈 자회사들 대부업에 5년간 7120억원 공급
채권추심 대부업체도 포함, 20%이상 고금리 대출자만 184만명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의 자회사가 대부업체에 매년 1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금리 대출을 지원해 서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5년간 KDB‧IBK캐피탈 대부업체 대출 현황 ⓒ 이태규 의원
최근 5년간 KDB‧IBK캐피탈 대부업체 대출 현황 ⓒ 이태규 의원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은 각각 KDB캐피탈과 IBK캐피탈을 운영하며 2014년부터 2018년 8월까지 7120억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KDB캐피탈은 2014년 360억원, 2015년 426억원, 2016년 508억원, 2017년 707억원, 2018년 588억3500만원 등 총 2591억원을 공급했다.

IBK캐피탈은 2014년 679억원, 2015년 448억5000만원, 2016년 810억원, 2017년 1491억5700만원, 1099억8200만원 등 총 4528억8900만원을 투입했다. 

같은 기간 두 캐피탈사로부터 차입 받은 대부 업체는 KDB캐피탈이 6곳, IBK캐피탈이 21곳이었다. 

KDB캐피탈에서는 바로크레디트대부가 약 644억원, 웰컴크레디라인대부가 약  553억원, 리드코프가 약 500억원 등 2017년도 영업수익 기준 대부업계 상위 7개사에 해당하는 대형업체들이 차입을 받았다. 

IBK캐피탈의 경우도 업계 상위 7개사에 해당하는 대형업체 4곳에 1172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했으며 부실채권 및 채권회수를 위해 설립된 채권추심 대부업체에도 총 2998억원의 대출금액을 투입했다. 

IBK캐피탈로부터 가장 많은 대출금을 받은 업체는 엘케이파트너스(1060억원)와 외환베리타스대부(922억원)인데 이들은 모두 채권추심 대부업체다. 

2017년 기준 대부업체 상위 20개사의 금리별 여신 현황 ⓒ 이태규 의원
2017년 기준 대부업체 상위 20개사의 금리별 여신 현황 ⓒ 이태규 의원

대부업체들은 국책은행의 자회사로부터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받아 서민들에게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주며 이익을 챙기고 있다. 

2017년 기준 대부업체 상위 20개사의 차주는 203만명에 달했다. 이중 91%인 184만명 가량은 20% 이상의 고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고금리 대출자들의 대출금은 총 8조9585억원에 이르며 이는 전체 대출금액 10조4385억원의 86% 수준이다. 

대부업체 상위 20개사들은 이 같은 행태로 2017년에만 57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태규 의원은 “국책은행 자회사들이 수익성에만 매몰돼 대부업체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 돈놀이를 하는 대부업체의 이익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여신전문금융업법 상 리스, 할부금융, 신기술사업금융 등을 담당해야 할 국책은행 산하 캐피탈사가 대부업 전주 노릇을 하는 게 바람직한지, 법상 목적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관련 캐피탈 업체들은 대부업체 지출지원에 의도성은 없었다며 정치권의 지적을 일부 수용하는 분위기다. 

22일 KDB캐피탈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영업상 문제가 없는 부분은 맞는데 계속 (사회적으로)문제가 된다면 관련 부문 축소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전체 사업 규모의 1%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회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상위 대부업체에 쏠린 대출 지원에 대해서는 “대부업에 대한 대출을 진행할 때 별도로 지급하는 건 아니고 기업 여신대출 대상으로 보고 영업을 한 것이기 때문에 사주의 신용도를 검토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IBK캐피탈 관계자도 “회사 금융자산 규모로 봤을 때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관련 대출을 축소하더라도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법으로 규제가 없어 해왔던 사업이고 금융 자산 규모가 늘어나다 보니 대부업 대출도 늘어난 것일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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