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출판사 페이스북 캡처 ⓒ투데이신문
호밀밭출판사 페이스북 캡처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단편 소설 <언더 더 씨>의 저자와 출판사가 세월호 희생자를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호밀밭출판사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강 동수 작가가 전해 온 사과문 및 출판사의 입장을 정리한 사과문을 공개했다.

최근 세월호 참사를 배경으로 한 책 <언더 더 씨>는 화자인 희생 여학생이 생전 자두를 먹은 경험을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앞니를 박아 넣으면 입속으로 흘러들던 새큼하고 달콤한 즙액”이라고 묘사한 문장이 ‘철저한 남성주의 시각에서 비롯된 성적 대상화’라는 비난을 받으며 도마 위에 올랐다.

강 작가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적 대상화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하며, ‘편향적인 페미니스트 카페 회원들이 문제를 삼았다’고 반박했다. 출판사 또한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청구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강 작가와 출판사는 결국 이 같은 사과문을 개제한 것으로 파악된다.

강 작가는 “지난 6일 내놓은 입장문이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감정적이었으며, 적절하지 못한 내용이 포함돼 있던 것에 사과드린다. 해당 입장문은 철회하겠다”며 “(논란이 된) 소설의 일부 구절은 집필 당시 성적 대상화를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젠더 감수성 부족의 소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이번 일로 상처 입고 불쾌감을 느꼈을 분들게 깊이 사과드리며 향후 젠더 감수성과 성 평등 의식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성찰하겠다”고 사과했다.

호밀밭출판사도 “이번 논란이 특정 성향의 네티즌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작품의 표현에 대한 논란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출판사가 취해야 할 태도로 적절치 않았음을 반성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듯 사회 구성원의 사고방식과 관점, 특히 젠더감수성도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머리로만 알고 있던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마음과 실천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한 번 더 새기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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