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회사 다우기술과 내부거래 급증 54%↑
배당 확대·급여로 김 회장 30억원 이상 챙겨
키움증권, 계열사 채무 급증…1500억원 돌파

키움증권 사옥ⓒ뉴시스
키움증권 사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제3 인터넷은행 출사표를 던진 다우키움그룹이 관계사끼리 내부거래 규모가 증가하면서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내부거래 증가로 인한 수익은 김익래 회장 등 오너일가에게 고액 배당으로 흘러갔지만 핵심 계열사인 키움증권의 계열사에 대한 부채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특수관계사들과의 내부거래가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키움증권의 지배회사인 중견 IT서비스 업체인 다우기술과의 내부거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우기술은 계열사 또는 관계사인 키움증권, 사람인HS, 다우인큐브, 다우데이타 등과의 내부거래액이 지난해 말 기준 6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12억원보다 47%가량 증가한 것이다. 2014년 332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배가량 증가했다. 내부거래로 다우기술이 올린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 1992억원의 32% 수준이다.

키움증권과의 내부거래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5월 다우기술과 302억원 규모의 IT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역대 최고 규모다. 이 계약을 포함해 지난해 다우기술은 키움증권으로부터 약 5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덕분에 내부거래는 전년 345억원에 비해 54%가량 증가했다. 다우기술의 내부거래 중 키움증권의 비중은 무려 84%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내부거래가 키움증권 주도로 추진하고 있는 제3 인터넷은행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우기술의 IT 기술을 인터넷은행 사업에도 적용될 경우 내부거래를 통한 수익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이와 관련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내부거래 이익, 김익래 회장 배당으로

다우키움그룹은 ‘김익래 회장-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최상위 지배기업인 다우데이타는 김익래 회장이 지분 40.64%로 최대주주다. 2대주주도 김익래 회장 맏아들인 김동준씨가 소유하고 있는 기업 ‘이머니’(21.25%)로 사실상 김 회장 일가가 지배하고 있다. 김익래 회장이 사실상 지주회사인 다우데이타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다.

다우기술에서 발생한 이익은 배당 등을 통해 김 회장 등 오너일가로 돌아가는 구조다. 때마침 키움증권은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질 쳤음에도 결산배당액을 큰 폭으로 늘렸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은 1932억원으로 전년보다 20%나 감소했다. 하지만 결산배당액은 전년 대비 66%(190억원) 많은 477억원으로 정했다. 이에따라 순이익을 배당금으로 나눈 배당성향도 25%로 전년대비 13%나 증가했다.

이에 김 회장도 배당이익을 톡톡히 봤다. 다우데이타의 지난해 순이익은 2329억 원으로 전년보다 1% 가량 줄었지만, 보통주 1주당 160원씩, 모두 61억2800만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이 중 김 회장에게 돌아간 돈은 약 2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김 회장의 맏아들이 소유한 이머니 배당까지 포함하면 오너일가에 돌아간 배당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여기에 키움증권에서 급여로 11억1200만 원까지 더하면 김 회장이 지난해 챙겨간 금액만 30억원이 넘어선다.

키움증권, 계열사 빚만 늘어…38% 급증

다우기술 등 지배기업의 경우 키움증권의 일감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키움증권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부채만 늘어가는 실정이다.

키움증권이 다우데이터와 다우기술 등 지배기업과 특수관계기업에 지고 있는 채무는 지난해 1504억원으로 전년 1091억원에 비해 무려 38%가량 급증했다.

계열사별 채무규모도 다우기술이 717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우기술에 대한 채무는 전년 338억원에서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부채비율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파생상품 등 증권사 고유업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 계열사 간 거래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키움증권이 비금융 계열사와의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가 늘어나면서, 일각에서는 빚을 내면서까지 내부거래를 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다우기술의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는 벗어나 있다. 다우기술의 경우 키움증권 등 계열회사의 자산까지 더한 자산총액이 지난해 말 기준 19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공정위 내부거래 규정에 따라 금융사 자산은 제외해야 한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 총액 15조를 제외하면 다우기술의 자산은 4조원 수준으로 현재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준인 5조원에 못 미친다.

여기에 키움증권 측은 다우기술과 거래는 정보 유출 등 우려가 있는 IT 사업의 특수성 때문으로 사익편취를 위한 일감몰아주기와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같은 전산IT 관련해서 예전부터 다우기술과 사업을 해왔다”며 “사업 성격상 개인이나 기업의 정보 등을 다루기 때문에 대체 불가한 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거래규모 증가에 대해서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적용 사업 등과 관련해 예전해 비해 증가한 비용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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