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회장 개인 행사로 관여한 바 없어” 반박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뉴시스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총선 출마를 선언한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의 출판기념회에 농협 조합원들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협동조합노조 대구경북본부는 지난 3일 오전 농협중앙회대구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농협중앙회장 출판기념회에서 조합원이 동원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나주·화순 지역구로 21대 총선 출사표를 던진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 농협중앙회장에서 물러났다.

이에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20일 전남 나주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퇴임을 한 달 앞둔 시점이었다.

당시 출판기념회에는 40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해 공식 출마 선언은 없었지만 사실상 총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노조는 당시 출판기념회에 일부 조합원이 동원됐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농협중앙회대구지역본부는 45인승 관광버스 2대를 이용해 대구지역의 농·축협 주부모임을 강제 동원해 전 농협중앙회장인 김병원의 정치출마를 전제로 한 개인적인 출판기념회에 다녀 온 적도 있다”며 “이는 명백한 개인의 정치행보에 농협중앙회가 지역 농·축협 농민 조합원들을 동원한 불법적 사전선거운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농협중앙회가 지역 농·축협 농민 조합원들을 정치놀음에 동원시키는 행위까지 자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재임 중 총선과 관련해 막강한 조직력을 갖춘 농협중앙회의 힘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특히 재임 중 진행한 출판기념회는 물론 김 회장의 참석한 행사나 강의 활동이 출마 예상지였던 호남지역에 유독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나아가 김 회장이 올해 총선을 고려해 차기 중앙회장에 자신의 측근이 당선될 수 있도록 안팎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설도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이와 관련해 농협중앙회 측은 “농협 차원의 동원은 없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시 행사는 중앙회와 무관한 김 전 회장 개인 행사”라며 “농협에서 한 행사가 아닌 만큼 관여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게다가 김 전 회장의 출마 지역이 전남 나주, 화순 지역으로 경북이나 대구 지역과 이해관계가 없어 동원할 이유도 없다는 게 중앙회 측 입장이다.

한편, 이날 노조는 농협중앙회가 지역 농·축협에 대해 일방적인 갑질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노조는 농협중앙회가 지난해 9월 5일 지역 농·축협의 자금정사업무를 농협은행에서 일괄 위탁하겠다고 일방 통보하면서 계약서조차 보여주지 않고 위임장 작성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자금정사업무는 지역 농·축협에서 보유하고 있는 일정금액 이상의 현금을 농협은행을 통해 한국은행으로 이관하는 업무일체를 말한다.

또 노조는 농협중앙회가 택배사업 도입을 위해 지역 농·축협의 환경과 근로조건을 무시하고 수수료 챙기기에만 급급해 조합장들만을 회유 설득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는 지역농·축협을 그저 수탈의 대상, 지배의 대상, 이용의 대상으로만 볼 뿐 진정 농·축산 조합원과 협동조합을 생각하는 개념은 애초에 가지고 있지 않다”며 “농협중앙회의 갑질 적폐를 지적하고 비판하고 있는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에 대해 계약서에 대한 동의 강요, 온라인 성명서와 게시 글에 대한 삭제 강요 등의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들에 대해 업무방해와 지배개입을 일상적으로 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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