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 사업단 이상률 단장
2007년 로드맵 수립, 2016년 1월부터 정식 프로젝트 추진
지난해 이상률 단장 취임하며 설계 확정 등 사업 가시화  
고해상도 카메라 등 탑재체 실고 표면, 자원, 지질 등 연구
“달 탐사 프로젝트 계기로 우주개발 도약 이뤄지길 바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 탐사 사업단 이상률 단장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미국의 민간기업 스페이스X가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곤’의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스페이스X의 CEO 일론 머스크는 화성여행은 물론 문명기지의 건설까지 거론하며 대우주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만약 재사용 가능한 우주선인 스타쉽(Starship)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우주산업의 성장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역시 지난 2007년 달 탐사 계획을 수립하면서 우주개발의 기초를 마련했다. 달 탐사를 위한 궤도선 개발은 지구상에 쏘아 올리는 저궤도 및 정지궤도 위성보다 복잡한 작업을 필요로 한다. 특히 자체 발사체를 개발해 달 탐사에 성공한다면, 이는 향후 국내 우주개발 연구의 도약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형 달 탐사 계획은 지난 13년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계획 초기에는 구체적 방침 없이 수년간을 표류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달 탐사가 정책홍보 차원에서만 거론되는 프로젝트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밖에도 연료부족 등에 따른 설계 문제와 조직 내부 갈등이 이어지며 사업이 1년 이상 미뤄지는 내홍을 겪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이상률 박사를 단장으로 추대하고 달 탐사 사업단의 재정비에 들어갔다. 그는 아리랑위성 1호부터 5호는 물론 천리안 위성 개발 작업에도 참여한 우주개발의 권위자다. 다수의 우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는 그는 달 탐사 사업에서도 조직을 안정화 시키며 2022년 궤도선 발사를 위한 채비에 들어갔다. <투데이신문>은 이상률 단장을 만나 국내 달 탐사 프로젝트의 추진상황과 다가오는 우주개발 시대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한국형 달 탐사 사업 1단계로 추진 중인 궤도선의 모형 ⓒ투데이신문

2022년 궤도선·2030년 착륙선 발사 목표

Q. 한국형 달 탐사 계획은 언제부터 추진됐나. 

한국의 달 탐사가 처음 계획된 건 2007년이다. 그해 11월 ‘우주기술개발사업 세부실천 로드맵’이라는 정부에서 나온 계획서에 포함돼 있었다. 다만 정식으로 프로젝트를 받아 진행한 건 2016년 1월부터다. 이제 4년 반 정도 지났다. 

2007년 로드맵 작성에 직접 참여 했는데 당시에는 2020년에 달 궤도선을 보내고 2025년에 착륙선을 보낸다는 선언적인 계획만 있었다. 그러다가 2008년 미국이 ILN(International Lunar Network, 국제달탐사네트워크)을 제안하면서 국내에서도 항우연,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이 관심을 가졌다. 2009년 말 무렵에는 기관장 재량 사업으로 준비가 이뤄지는 등 명맥은 계속 이어져 왔다. 

Q. 달 탐사 프로젝트의 목적은 무엇인가.

탐사선에는 모두 6개의 탑재체가 들어간다. 그 중 3개가 카메라다. 먼저 고해상도 카메라가 있고 편광 카메라도 있다. 편광카메라로 달을 촬영하면 표면 지도를 만들어 자원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달의 분화구나 극지방 등 어두운 지역을 잘 찍을 수 있는 섀도(Shadow) 캠을 넣는다. 

다음으로 달 자기장을 측정할 수 있는 자력계가 실리고 지질연구를 위한 감마레이 분광계가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우주인터넷이 포함된다. 지구상에서의 인터넷은 통신이 실시간으로 이뤄지지만 우주는 통신이 끊어질 수도 있고 한참 후에 정보가 보내질 수도 있다. 이를 위한 통신 장비가 탑재체로 들어간다.  

탑재체들의 임무는 이렇지만, 달 탐사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기술 한계의 수준을 높이는 목적도 있다. 또 단순히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과 우리 발사체로 달에 쏘아 올리는 건 임팩트가 다르다. 또 하나는 흔히 말하는 자원에 대한 관심이다. 우리가 첫걸음을 떼어 놔야 향후 국제협력에도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Q. 달 탐사 프로젝트는 1단계와 2단계로 나뉘어있다.

당초 계획은 달 궤도선이 1단계였고 착륙선이 2단계였다. 나중에 실제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시험용 궤도선이 하나 더 추가됐다. 하지만 2018년 2월 ‘제3차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궤도선 계획을 들어냈다. 지금은 2022년 8월로 발사가 예정된 시험용 궤도선과 2030년을 목표로 하는 착륙선 두 단계로 나뉘어 있다. 시험용 궤도선만으로도 6개의 탑재체가 가지고 있는 임무는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적 목적은 달성할 수 있다. 최초의 우주탐사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 

시험용 궤도선은 2022년 8월1일부터 9월 7일 사이에 발사할 계획이다. 최종 날짜는 발사 용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우리가 관리하는 일정은 그해 6월 중순쯤 마무리 되니까 발사까지 한 달 이상 여유가 있다. 준비가 마무리 된다고 일찍 쏘는 건 아니다. 시기를 변경하게 되면 모든 계산을 다시 해야 한다. 기간 내에는 언제 발사하든 같은해 12월 16일에 도착한다. 시간은 초 단위까지 동일하다. 지상에서의 운영을 고려해 일부러 그렇게 설계했다.   

Q. 이번 달 탐사에는 달의 뒷면 조사도 포함되나.

당연히 포함된다. 지구에서 달 뒷면에 대한 조사가 어려운 건 달의 자전과 공전의 주기가 똑같기 때문이다. 지구에서는 달의 한쪽면만 볼 수 있다. 하지만 궤도선은 직접 달에 가는 거니까 뒷면을 볼 수 있다. 조건이 되면 카메라뿐만 아니라 모든 탑재체를 활용할 수도 있다. 

달의 뒷면 탐사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착륙선 때문이다. 달 뒷면에 착륙을 하면 통신이 안 된다. 전파를 쏘아도 지구상으로 올 방법이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계 위성을 띄워야 한다. 착륙선과 중계위성이 커뮤니케이션하고 중계위성이 지구와 통신하면 된다. 지난해 중국의 창어4호가 이런 방식으로 달 뒷면에 세계 최초 착륙을 했다. 하지만 착륙 외에 궤도선 측면에서는 얼마든지 탐사가 가능하다. 

Q. 달 탐사 연구의 선두에 선 국가들은 어느 곳들인가.

단연 미국이 앞선 상황이다. 그 외에는 구소련인 러시아도 있지만 최근에는 중국이 앞서고 나왔다. 과거에는 일본이 달에 먼저 가기도 했는데 지금은 중국이 달 뒷면 착륙을 성공하면서 존재감이 커졌다. 다음은 인도다.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도 많은 일을 했다. 유럽은 우주연구에 대한 역량은 충분하지만 달과 관련해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은 게 없다. 

한국이 성공을 한다면 많은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달 뒷면을 편광으로 찍는 건 처음이기도 하다. 여러 탑재체들의 연구는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달 탐사에서 아주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건 아니지만 이번을 계기로 더 좋은 탑재체를 만든다든가 하는 방향으로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 탐사 사업단 이상률 단장 ⓒ투데이신문

우여곡절 지나 사업 안정화 단계로

Q. 중간에 궤도 변경이 있었다. 어떤 이유 때문이었나.

처음에는 탐사선과 연료를 가지고 달 주위 100km 고도의 극 궤도를 도는 게 원래 임무였는데 연료가 부족할 것으로 판단됐다. 1년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연료 절감을 위해 궤도를 변경했지만 NASA 등에서 당초 과학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며 반대를 했다. 

하드웨어를 다시 설계하면 문제는 해결 되지만 그러면 돈과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태양의 중력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원래는 한달이면 달까지 갈 수 있지만 연비 개선을 위해 130여일에 걸쳐 멀리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하면 무게는 달라진 게 없지만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Q. 설계 등에 대한 지연 문제는 현재 합의와 정리가 이뤄진 건가. 

처음에는 3년 만에 발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사실 불가능했다. 필요한 부품을 사오는 데만 보통 18~24개월이 걸린다. 일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고 연료 부족문제도 큰 이유 중 하나였다. 때문에 상세설계의 확정이 계속 미뤄졌다. 제가 지난해 12월 초부터 사업단을 맡아왔는데 그때도 설계가 안 끝나 있었다. 당시 조직, 기술, 일정, 예산 상 위험도를 평가했는데 모두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후 올해 3월 상세 설계 검토회를 갖고 다시 5월에 설계인증검토회를 진행하면서 정리가 됐다. 현재는 기술 설계를 확정했고 일정 문제도 해소했다. 조직 내 갈등 문제도 최대한 추스르고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다. 또 기업체 협의와 내부조정을 통해 당초 계획보다 4개월 정도를 더 앞당기기도 했다. 느긋하게 짜여진 플랜을 수정해 1개월을 줄였고, 각 기업들에게 계약일정은 그대로 유지하되 목표를 당겨달라고 요청했다. 

Q. 예산이 부족하지는 않은가.

당초 예산은 1978억2000만원이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2차 계획변경을 하면서 288억원이 증액됐고 태양까지 돌아오는 방식으로 궤도를 변경하면서 발사 용역회사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추가됐다. 그렇게 증액된 게 355억원이다. 기존 예산과 합하면 모두 2333억2000만원이다. 아직 증액을 확정받은 건 아니고 적정성 재검토를 받고 있다. 올해 7월 안으로는 1차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년까지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예산 사정이 아주 좋지는 않다. 증액된 355억원의 70%는 발사체에 투입된다. 그러나 불가능한 규모는 아니고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는 수준이다. 다른 위성사업도 여럿 해봤지만 이정도 규모의 예산 증액은 타 사업과 비교하면 예외적인 경우다. 

Q. 달 탐사가 정책홍보용으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주 잘못된 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런 지적은 아리랑 위성이든, 우주인 사업이든 우주산업 전체에 항상 나오는 이야기다. 일부 그런 시선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 다만 임무를 성공하게 되면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구상에서 달 탐사에 성공한 나라가 많지 않다. 그런 맥락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 아시아권에서 중국, 일본, 인도 모두 자체 발사체를 갖고 달 탐사를 하는데 한국이 없다는 부분도 고려 대상이다. 홍보성 지적을 뛰어넘는 성공을 이뤄낸다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도 높이고 내부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 받지 않을까 싶다. 

민간 우주연구의 급부상, 변화하는 산업 환경

Q. 최근 스페이스X가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곤을 쏘아 올리며 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민간기업의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대단한 일이다. 절대적인 기술력은 NASA가 앞서겠지만 소위 말하는 상업적 경쟁력을 따지면 더 나아 보인다. 단기간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엄청난 성과를 이뤄냈다. 

미국이 2011년 아틀란티스를 마지막으로 스페이스셔틀의 운영을 중단했는데 국제 우주정거장에 사람은 가야했지만 방법이 없어 러시아에 돈을 주고 갔다. 미국으로서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크루드래곤이 성공하면서 자존심도 세우고 독립적으로 우주정거장에 사람을 보낼 수 있는 수단도 만들어낸 셈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스페이스X는 스타쉽이라는 걸 만들고 있다. 과거 만화에서나 봤을 법한, 한 번에 1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우주선이다. 스페이스X는 이를 활용해 지구상 대도시간 이동을 30분 내로 가능하게 해 항공기까지 대체하겠다는 얘기도 했다. 이 재사용 우주선이 성공한다면 완전히 우주개발 영역의 시나리오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Q. 스페이스X의 성공 요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특이한 점은 개발을 굉장히 스피드 있게 진행한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실패를 반복하며 계속 목표물을 계속 만들어 낸다. 엔지니어링이라는 것은 망하지 않는다면 돈과 시간을 쏟아 부으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게 된다고 하면 달도 가고 화성도 갈 수 있다. 

LA에 스페이스X의 본사가 있는데 천리안2호를 추진할 때 가본 적이 있다. 거기서 느낀 게 정말 빨리 일을 처리한다는 것이었다. 두 달 동안 진행된 실험이 107번 가량이나 됐다. 하루에 2~3번을 했다는 건데 복수의 사이트에서 계속 동시 실험을 진행했다. 우리와는 비교가 될 수 없다. 

스타쉽을 만드는 것도 실험 중 폭발해도 또 만든다. 전통적인 우주산업에서 하던 방식의 틀을 깬 것이다. 사실 로켓 만드는 회사들이 그런 방식을 시도하다가 망하기도 하는데 스페이스X는 여전히 건재하다. 

Q. 국내에도 우주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이 있나.

몇몇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항우연과 비슷하게 20여년 정도 참여해왔지만 딱히 아웃풋을 못 내고 있다. 전문 분야를 넘나드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은 역부족이다. 

지금 많이 하는 건 정부의 우주산업 관련 민간기업의 육성인데 결국 나라의 돈을 누가 가져가느냐 하는 수준이다. 그걸 뛰어넘어야 한다고 본다. 많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단순히 정부의 프로젝트를 받는 것이 아닌 아이디어를 통해 전세계적 투자를 받는 모델로 가지 않으면 산업화는 힘들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 탐사 사업단 이상률 단장 ⓒ투데이신문

제2의 대항해시대, 우주로 확장하는 인간의 활동영역 

Q. 인간의 활동공간이 우주로 확장된다는 건 어떤 의미를 갖는가.

과거 대항해시대에는 신대륙이 있는지도 몰랐고 수평선의 끝은 낭떠러지라고 상상했다. 우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보지 못한 곳, 경험하지 못한 곳으로 영역을 넓히고 그럼으로써 생기는 지식, 기술, 경험이 우리가 도약하고 나아가는 밑거름이 된다. 그게 우주 개발을 하는 가장 큰 이유다. 

또 먼훗날의 얘기지만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나, 지구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태양도 수명을 다하는 날이 온다. 그 때 인류라는 종족이 우주를 여행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면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수명을 다해가는 태양 앞에서 우주를 여행하는 것과 기도만 하고 있는 것은 전혀 다르다. 때문에 우주로 나가는 건 필수적인 것 같다. 수평선 너머에 뭐가 있을지 모르고 가면 안 된다는 교육을 받던 시대에도 사람들은 많은 걸 이뤄냈다. 우주연구 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 말린다고 해도 활동영역은 계속 넓어지지 않을까 싶다.  

Q. 우주의 영토나 자원 활용에 대한 가능성은 어느 정도 논의가 되고 있는지.

우주 자원 같은 경우는 달 이야기도 나오고, 최근 관심 있게 논의되는 건 소행성이다. 소행성에서 자원 일부를 들고 오는 방법도 있고 필요한 것만 추출해서 가져오는 방법도 논의 된다. 미국에서는 아예 추진력을 통해 소행성 자체를 달이나 지구 근처로 가져다 놓는 얘기도 나온다. 소행성을 지구 근처로 끌어오면 광산처럼 캐낼 수도 있다. 옛날에는 정말 황당한 얘기들이었지만 지금은 연구도 진행되고 있어 시간의 문제로 보인다. 

달에 있어서 가장 큰 가치를 두는 자원은 물이다. 달에 얼음 상태의 물이 엄청나게 많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물이 있으면 전기분해를 통해 산소와 수소를 얻을 수 있고 이걸 호흡하는데도 쓰고 연료를 만드는데 쓸 수도 있다. 그런 부분에 상당히 가치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지구에서 모든 걸 가져갈 필요 없이 기지를 만들고 정거장을 만들고, 이를 통해 경제적 이익까지 얻어낸다고 지금까지와는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도 그런 맥락에서 고민을 많이 해야 할 시점이다. 우주연구에서는 하드웨어 기반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장기적 관점에서의 논의가 중요하다. 꼭 모든 걸 국내에서 할 필요는 없고 국제적 협력이든 다른 나라의 자금을 끌어들이든,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로 이끄는 게 중요할 것 같다.  

Q. 달 탐사 프로젝트가 주는 개인적인 의미가 있다면.

저는 항공공학을 전공했다. 석사 때는 발사체 연구를 했고 이후 아리랑 1호부터 5호까지 저궤도 위성을 맡아오다가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을 추진했다. 10~20km 높이를 날던 비행기 연구에서 600~700km 저궤도 위성을 지나 3만6000km 높이의 정지궤도로 이어진 것이다. 달은 정지궤도의 10배가 되는 38만km다. 고도가 자꾸 올라가니 농담 삼아 지구를 떠나려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초창기부터 우주연구에 몸을 담았는데 이번이 마지막 프로젝트일 것 같다. 달 프로젝트는 제가 최초 계획을 만든 사업이기도 하다. 이후 몇 년간 다른 일을 하다가 돌고 돌아 다시 달 탐사 사업단으로 왔다. 시작과 끝을 함께하고 있는 셈이다. 팔자인가 운명인가라는 생각도 한다. 달을 생각하면 머릿속이 복잡하다. 무엇보다 달 탐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 단계 도약이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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