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적 지급 비판했던 이재명, 언론보도 발끈
반기 들었다 표현에 “왜곡 말라” 이례적 비판
2017년 대선 당시 해묵은 갈등 아직도 진행중
2022년 대선 노리는 이재명, 친문과 화해해야

이재명 경기지사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최근 들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구하는 정책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왜곡 말라”면서 발끈하고 나섰다. 이 지사로서는 2017년 대선의 추억이 있기 때문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2022년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이 지사로서는 친문 지지층과 갈등을 빚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인다.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는 확실히 튀는 언행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선별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는 “철없는”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보편적 지급을 꺼내들었다.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와 나를 갈라치기 하지마라”면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보편적 지급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빌면서 자신은 더불어민주당 당원이기에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구하는 것을 따르겠다”면서 겉으로는 선별적 지급을 따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경기도 내에서는 경기지역화폐 인센티브 등을 통해 전주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패턴 똑같이 보이고
 
이 지사의 최근 패턴은 똑같다. 앞서 언급한대로 선별적 지급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구하는 정책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당정이 추구하는 통신비 2만원 지급에 대해서 ‘승수 효과’가 없다고 비판을 하면서도 정부와 여당에 반기 드는 것으로 왜곡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치사전에 차별화는 없다’는 글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정권의 성공은 일원인 나의 성공이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순차 만들어 온 토대 위에서 새로운 성과를 더해 올리는 것이 나를 포함한 민주당원 모두의 책임이다”고 말했다.

통신비 지원 예산은 통신사로 들어가기 때문에 ‘승수 효과’가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통신비 지원은 ‘효과없다’면서 정부와 여당에 반기를 들었다고 보도하는 것은 왜곡된 보도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정책결정과정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의견을 내지만 일단 결정되면 결정된 정책을 수용하고 원만한 집행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그리 할 것임을 수차례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통신비 2만원 지원에 대해 반대를 하지만 그렇다고 결정된 바를 따르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언급한 것이다.
 
비판은 하지만 수용한다
 
이런 이 지사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튄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와 궤를 같이한다면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실제로 여론조사 등에서 지지층을 분석해보면 이낙연 대표는 주로 진보층에서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 지사는 진보층보다는 중도보수에서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반문 정서가 있는 중도보수층에서 이 지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지사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를 보여줌으로써 자신만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로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차별화된 목소리가 이 지사의 존재감을 더욱 성장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사의 지지율이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을 위협하거나 한때 지지율 1위를 차지한 것도 이런 차별화 전략 때문이다.

이런 전략은 앞으로도 이 지사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이 지사는 앞으로도 계속 차별화된 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예측된다.
 
2017년 악몽 있어
 
다만 이 지사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반기를 들었다는 표편에 대해 “왜곡 말라”고 발끈한 이유는 2017년 악몽 때문이다.

이 지사는 2017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당시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상당한 비난을 받았다. 비난을 받은 이유는 문재인 당시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당시 친문 지지층은 “대선 본선도 아니고, 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저렇게까지 공격적으로 나와야 하나”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비판이 결국 친문 지지층과 이 지사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이런 감정싸움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면서 일부 친문 지지층은 “이재명 지사가 용서가 되지 않는다”는 표현을 서슴지 않게 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이 지사는 대선이 끝나면서 지금까지도 라디오방송 등 인터뷰를 통해 “당시 싸가지가 없었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회상을 하고 있다.

그만큼 이 지사는 친문 지지층과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 지사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반기를 들었다는 언론 보도를 이 지사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만약 이것이 이슈화되면 2022년 대선 때에도 결국 친문 지지층과의 갈등 때문에 대선 가도를 밟지 못하고 무릎을 꿇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가 ‘차별화’와 ‘조화’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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