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능력 상실 우려 제기, 77살 바이든 대선 후보
트럼프, 직설화법으로 TV 토론에서 반격 가능성↑

조 바이든 후보ⓒAP
조 바이든 후보 ⓒAP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여부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연 당선될 것인지에 대해 미국민의 시선은 물론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된다. 바이든 후보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소 앞서고 있지만 충분히 뒤집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TV 토론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이든 후보가 77살이기 때문이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다소 뒤처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지지율이 날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3대 악재가 있다. 하나는 코로나19로 인해 20만명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공화당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후임 인준투표 강행 방침 이후 민주당 상원 의원 후보에게 몰리는 선거자금이고, 또 다른 하나는 주요 경합 주(州)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20만명의 사망 기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으면 250만명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또한 긴즈버그 후임 대법관 임명 공방은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질 상원 의원 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악재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자금난에 휩싸이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미국 언론들의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47%, 바이든 후보가 47%로 동률을 이뤘다. 아이오와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51.2%를 얻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41.7%)를 9.5%p 차이로 여유 있게 눌렀던 지역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동률을 이뤘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 5월부터 거액을 아이오와주에 쏟았지만 바이든 후보가 선전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비단 아이오와주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경합 주에서 나타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히 불리한 대선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그만큼 이번 대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쉽지 않은 대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오바마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오바마는 (2012년에) 행운을 잡았다”라면서 “그의 경쟁자가 재능이나 정치적 기술이 거의 없는 밋 롬니였기 때문이다”라며 오바마 전 대통령과 롬니 의원을 조롱했다. 또한 롬니 의원을 지칭하면서 “싸워 이길 줄 아는 그 누군가와는 정반대의 인물”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여기서 ‘싸워 이길 줄 아는 그 누군가’는 바로 자신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을 ‘트럼프 대 바이든’의 구도가 아닌 ‘트럼프 대 오바마’ 대결 구도로 여기고 있을 정도로 바이든 후보에 대한 신경을 거의 쓰지 않고 있다. 대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신감을 표출하는 이러한 언행들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에 대해 미국 정가는 물론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도 궁금증으로 남을 정도이다. 이런 자신감은 앞으로 더 크게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곧 TV 토론이 있기 때문이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AP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 ⓒAP

트럼프의 위기

트럼프 대통령은 반전의 카드로 TV 토론을 꼽았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TV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할 정도로 TV에 익숙한 인물이다.

또한 자신의 지지층을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인 화법이 ‘샤이 트럼프’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라는 것을 밝히지 않는 현상이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TV 토론이 가장 걱정되는 대목이다. 그는 77세 고령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는 어릴 때부터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는데 지금은 크게 나아졌지만 피로할 때 여전히 말을 더듬곤 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TV 토론에서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게 될 때 과연 바이든 후보가 얼마나 방어를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감정까지 격하게 만드는 직설 화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공격한다면 그것을 얼마나 잘 막아낼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또한 순발력이 좋아야 TV 토론을 할 수 있는데 77세 고령이라서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바이든 후보가 20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를 2억명이라고 잘못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캠페인 연설 도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역을 지금과 같이 한다면 내가 이 연설을 마칠 때쯤 2억명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인구가 3억 28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2억명이면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된다. 따라서 20만명을 2억명으로 잘못 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런데 바이든 후보의 말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도 바이든 후보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라며 “우리는 코로나로 1억2000만명을 잃었다”면서 숫자를 잘못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지능력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또한 지난 5월 라디오방송에서는 “나를 지지할지 아니면 트럼프를 지지할지 생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흑인이 아니다”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지난달 전국흑인기자협회(NABJ) 및 히스패닉기자협회(NASJ)와 화상 인터뷰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와 달리 라틴계 미국인 지역사회는 여러 사안에 엄청나게 다양한 태도를 가졌다”라고 말했다.

이런 말실수가 있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에게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이 어떤 말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아내서 그 말을 해주기 때문에 지지층 사이에서는 확실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 바이든 후보의 지지층은 충성 지지층은 아니다. 실제로 미국 언론의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이 될 경우 투표장에 가겠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가겠다는 응답이 바이든 후보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TV 토론회에서 잦은 말실수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주게 된다면 그에 따라 지지층의 실망감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지층 사이에서도 바이든 후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은 최근 바이든 후보의 캠페인 전략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샌더스 의원은 “많은 라틴계, 아프리카계가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지만, 그들은 투표 자체를 안 할 수 있다”라며 “그들을 어떻게 투표장으로 데려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후보의 지지층이 열성적인 지지층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TV 토론에서 바이든 후보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에 따라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것이 미국 정치권의 반응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반격 카드로 TV 토론을 꼽고 있다.

TV 토론을 기회로

하지만 우편투표가 이미 실시가 됐기 때문에 TV 토론이 주요 변수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우편투표는 우리나라처럼 특정 날짜에 사전투표를 하는 것이 아니라 투표용지에 투표를 해서 우편으로 부치는 것이다. 워낙 땅덩어리가 넓기 때문에 한 달 전에 투표를 실시한다.

따라서 TV 토론 이전에 우편투표를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바이든 후보를 우편투표한 지지층은 TV 토론에서 바이든 후보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줘도 우편투표의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다. 바이든 후보 캠프는 우편투표의 투표율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부정으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우편투표를 실시한다면 대선 불복을 할 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도 서슴지 않게 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대선에서 패배를 하더라도 그냥 순순히 물러나지 않고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것을 말한다. 재선에 실패할 경우 대선 불복 프레임을 내세워서 공화당 지지층의 결집을 이뤄내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것이다. 그 수단은 역시 트위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설적 화법을 사용한다는 점을 비춰보면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된 후에도 계속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편투표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자신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의 대비를 한다는 차원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선거 캠페인은 TV 토론과 우편투표이다.

바이든 후보 역시 TV 토론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비록 77세의 고령으로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노익장을 과시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바이든 후보가 얼마나 건강한 사람인지 미국 유권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계속 파고들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TV 토론은 우리나라 토론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주어진 시간에 자신의 이야기를 피력할 수 있다면 미국 TV 토론은 주어진 시간도 없다. 또한 상대에 대한 비방도 가능하다.

따라서 TV 토론에서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미국의 대선은 TV 토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 토론을 통해 전세가 역전된 경우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가 고령인 데다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다져진 직설화법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을 바이든 후보가 얼마나 받아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뒤처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TV 토론을 통해 전세 역전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샤이 트럼프가 투표장으로 향한다면 재선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에 도박사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정치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해 조금씩 점치기 시작했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TV 토론에 강한 인물이다.

바이든의 문제점

바이든 후보의 또 다른 문제점은 말실수에 타격을 엄청 받는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말실수가 잦은 편이지만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는 그러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조그마한 말실수도 크게 비치는 경향이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TV 토론에 유리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대선 결과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누가 당선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어떤 인물이 차기 미국 행정부를 이끄는 것이 좋은지의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이런 이유로 TV 토론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문제이다.

TV 토론에서 한미방위비분담금 문제나 북미정상회담 등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한미 동맹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런 의미에서 한미방위비분담금 문제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또한 북미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비핵화에 대한 아무런 결실이 없다는 점도 지적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장사꾼 기질을 발휘하면서 한미방위비분담금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이며, 김정은 위원장과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이야기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우리에게 TV 토론도 중요한 대선 이벤트 중 하나이다. 앞으로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한반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