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남은 美대선,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어
바이든 VS 트럼프, 바이든 우세 속 격차 좁혀
샤이 트럼프‧우편투표 무효표 속출시 바이든 불리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왼)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미국 대선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가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 정가의 시각이다.

그만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뒷심이 크다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투표함의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다는 목소리도 크다. 미국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은 하지 않는다.

그것은 2016년 대선의 재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선거제도는 우리나라와 달리 간선제이기 때문에 전체 유권자별로 상대 후보보다 앞서더라도 대의원 숫자를 누가 많이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4년 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전체 유권자에게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많은 표를 확보했지만 패배를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경합주(洲) 확보가 가장 중요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현지시간) 선거인단 합계를 했는데 바이든 후보가 226명을 차지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125명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 2배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대선에서는 선거인단 전체 538명 중 270명 이상을 얻어야 당선이 된다.

현재로서는 바이든 후보가 산술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11개 경합주와 2개 선거구에 주어진 187명의 선거인단은 아직도 누구에게 표를 던질 것인지 결정되지 않았다.

만약 이 11개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다면, 바이든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경합주를 돌면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와 텍사스가 가장 중요한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바이든 후보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모습이다. 최근 바이든 후보는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19일에 CBS 방송 시사프로그램 ‘60분’을 녹화했을 뿐 공개 일정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바삐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경합주를 방문해서 선거인단 확보에 사활을 걸고있다. 이로 인해 최근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와의 격차가 상당히 많이 좁혀졌다.

‘샤이 트럼프’ 결집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결국 샤이 트럼프가 결집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저학력층, 백인, 시골 거주자 등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의중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여론조사기관들이 이들의 답변에 대한 가중치를 두는 조사 방식을 마련했지만 대답을 받아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은 자신의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바이든 후보 지지층은 언제든지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는데,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은 평소 숨기고 있다가 투표로 발현한다.

무엇보다 경합주의 경우에는 선거 유세 혹은 TV 토론 등을 살펴보고 투표를 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우편투표 보다 현장투표를 선호한다. 이미 지지를 굳힌 지역에서는 우편투표의 비중이 높지만 지지를 결정하지 못한 경합주에서는 현장투표 비중이 더 높다.

이것이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으면서도 안심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여기에 만약 투표를 앞두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 대유행이라도 한다면 바이든 후보 지지층은 투표장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은 투표장으로 향하기 때문에 현장투표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을수록 이것이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것과 함께 작동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아니다.

우편투표의 무효표

또 다른 변수는 우편투표의 무효표 속출이다. 우편투표 상당수는 바이든 후보의 표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무효표가 속출한다면 바이든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펜실베이니아 대법원은 투표용지가 겉에서 보이는 봉투를 사용한 우편투표는 개표에서 제외된다고 판결했다.

주 선거 당국자들은 전례를 감안하면 약 10만 표가 무효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우편투표의 무효표가 속출한다면 바이든 후보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플로리다주는 흉악범죄 전과자는 미납부 벌금을 완납하고 수수료를 내야 투표권을 부여하게 했다. 해당 전과자가 약 9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패소했다. 위스콘신주 법원은 유효표를 투표일 도착분까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즉, 투표일 이후 도착하는 우편투표는 무효표가 되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로서는 무효표가 속출하게 된다면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대선을 정상적인 대선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다.

핵심은 결국 투표 당일 어느 후보의 지지층이 얼마나 결집하느냐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계속해서 자신의 지지층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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