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km 주행 시 100㎖ 소모 주장
자동차리콜센터 관련 신고 이어져
한국지엠 “기술적인 결함 없는 상황”

트레일블레이저 차주 A씨는 엔진오일을 완충하고 5000km를 주행했을 시점에 측정했을 때 오일이 게이지에 거의 찍혀나오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트레일블레이저 차주 A씨
트레일블레이저 차주 A씨는 엔진오일을 완충하고 5000km를 주행했을 시점에 오일이 게이지의 미니멈 이하로 측정됐다고 호소했다. ⓒ트레일블레이저 차주 A씨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한국지엠 쉐보레가 트레일블레이저 차량의 엔진오일 교환 주기를 1만2000km로 제시했지만, 일부 차주들 사이에서 교환 시점에 이르지 않았음에도 상당한 수준의 엔진오일 감소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 따르면 트레일블레이저의 차주 A씨는 지난 9일 2021년식 트레일블레이저 1.35 TURBO AWD 차량에서 엔진오일 소모가 발생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신고를 접수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엔진오일 감소와 관련한 신고가 접수돼 현재 모니터링 중”이라며 “해당 사안이 다른 차량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거나, 나타나지 않더라도 특이사항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매뉴얼에는 엔진오일 교환 주기를 1만2000km로 명기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지난 2월 차량을 수령한 이후 교체 주기 전에 일찌감치 엔진오일을 바꿔 넣었지만 얼마안가 오일 게이지가 최소 기준 이하로 표시되는 현상을 경험했다.

그는 자동차리콜센터에 접수한 신고를 통해 “하부 누유는 전혀 없다. 봉인 전에 스틱 최상단까지 엔진오일 넣었고 봉인해제 후엔 중간정도에 찍혔다. 1000km당 약110ml 정도 소모 하고 있으며 최대 300㎖까지 소모하는 차량도 있다”라며 “차량 간 소모 편차도 큰 편이고 쉐보레에서는 보충하며 타라는 형태로 대응하고 있다”고 결함 내용을 적시했다. 

A씨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도 “지난 2월 28일 차를 수령했다. 10월 경 1만2000km를 타고 있을 무렵, 사람들이 계속 카페에 엔진 오일이 감소하는 것 같다는 글을 올려 확인해 보니 스틱에 하나도 묻어나오지 않았다”라며 “7000km쯤 한 번 엔진오일 교체를 했으니 이후 5000km를 주행했을 때 엔진오일이 찍혀 나오지 않았던 셈”이라고 증언했다. 

이어 “센터를 방문해 오일을 완충하고 봉인했고 4000km 주행 후 뜯어보니 게이지의 절반만 찍혔다. 센터에서는 트레일블레이저는 모두 이 정도 소모가 발생한다면서 정상이라고 얘기를 했다”라며 “단순계산으로 1000km 당 110㎖가 줄어드는데 매뉴얼대로 1만2000km에 교환을 하면 엔진에 무리가 갈 텐데 어떻게 설명하실 거냐고 묻자, 그냥 오일을 보충하면서 타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울산 지역의 한 차주 역시 엔진오일 감소 내역이 담긴 파일과 함께 관련 내용으로 자동차리콜센터에 결함신고를 제기한 상황이다. 자동차리콜센터 신고내역조회를 살펴보면 트레일블레이저 관련 결함은 현재까지 총 13건이 신고됐으며 이중 엔진과 관련한 내용은 4건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네이버 카페 ‘클럽 트레일블러이저’에는 지난 11월 이후 6명가량의 차주들이 누유 현상이 없음에도 엔진오일 소모로 인한 보충을 진행했다는 호소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중 다수는 A씨의 사례와 같이 엔진오일 감소 현상을 인지한 이후 서비스센터를 방문, 오일을 완충하고 3000~4000km 가량 주행 후 다시 게이지를 체크하는 작업 등을 거쳤지만 상당한 수준의 감소가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클럽 트레일블러이저’에 ‘엔진오일 소모 차량 점검표’를 공유한 한 차주는 “약 3600km를 타고 오일 레벨이 400㎖ 줄었다. 정상일까”라며 “센터에서 말하길 트레일블레이저 엔진담당자 분과 통화했는데 1000km에 300㎖ 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제게 전달했고 동시에 문제가 있으면 바꿔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타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를 비롯한 트레일블레이저 차주들은 쉐보레 서비스센터에서 엔진오일 감소 현상을 어느정도 인정하면서도, 필요한 경우 충전을 하면서 차량을 이용하라는 답변을 받았다는 호소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트레일블레이저 매뉴얼에는 엔진오일 교환 주기를 1만2000km로 명기하고 있는 만큼, 차주들이 실질적인 교환 시기를 놓쳐 고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엔진오일의 감소는 특별한 누유 흔적이 없을 경우 엔진 문제를 검토해봐야 한다. 엔진오일 중 일부는 연료가 연소하는 중 함께 타면서 배출되거나 배기 밸브가 개방될 때 섞여 날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오일의 급격한 감소는 엔진의 마찰을 증가시켜 차량의 수명을 단축시키거나 고장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박병일 자동차 명장 역시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이진 않는다. 소모되는 양이 적지 않은 것 같다”라며 “사람으로 따지면 피가 부족한 셈인데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지엠은 일부 감소 현상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자체적으로 확인한 결과 일반적인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차량 결함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다만 A씨의 사례와 관련해서는 고객이 다시 센터를 방문해 정밀진단을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차량 메커니즘 문제로 엔진오일이 일부 소모되긴 하지만 얼마나 줄어드느냐가 중요하다. 관련 이슈를 저희가 확인해본 결과 엔진 오일 게이지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라며 “엔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지 않고 고객이 느끼는 개인차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증상이 불안한 고객들은 서비스센터에 오셔서 상담을 받으시면 된다. 엔진오일이 드라마틱하게 없어지는 문제는 없다”라며 “저희도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문제가 있다면 고객 불편이 없도록 조치하는 게 맞다. 다만 어떤 기술적인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A씨의 사례와 관련해선 “좀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디테일을 모르기 때문에 정확히 말씀 못 드리는 부분은 양해를 바란다”라며 “고객의 말씀이 사실이라면 직영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좀 더 정밀한 진단을 받아보셔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엔진오일은 소모될 수 있지만 그 폭이 크다고 하면 당연히 점검해야 한다”라며 “충전을 하면서 타라는 센터의 대응은 부적절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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