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br>
△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언어는 우리의 생각, 감정,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소통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이다. 그러나 언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 이상이며, 우리의 품격과 인격을 반영한다. 따라서 언어의 품격은 우리가 어떻게 표현하고 상대방과 대화하며 세상과 소통하는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옛 말에 삼사일언(三思一言)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말하기 전에 세 번을 심사숙고하라는 말로, 말 한마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강조하는 것이다. 또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은 언어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얘기한다.

첫째로, 언어의 품격은 우리의 교양과 지식을 나타낸다. 평소 독서량이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어휘를 활용해 풍부한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는 것은 언어의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하며, 우리가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로, 언어의 품격은 대화와 의사소통의 원활함에 영향을 미친다. 무례하거나 모욕적인 언어는 대화를 끊고 상대방에게 불쾌함을 주며 관계를 손상시킬 수 있는 반면, 공손하고 존중하는 언어는 대화를 원활하게 만들고 상호 이해와 협력을 촉진한다. 

옛날 천출소생 출신으로 불혹의 나이를 넘긴 왕 동량이 운영하는 정육점(푸줏간)에서 일어난 일이다. 주문하는 말씨가 다르니 고기양이 다를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다.

선비 A “동량아, 고기 한근 다오”

선비 B “왕 서방~~여기 고기 한근 주시게나”

선비 A는 자신의 고기양이 적은 것을 보고 항의하자 왕 서방이 하는 말,

“손님 고기는 동량이가 자른 것이고 저 어르신 고기는 왕 서방이 자른 것입니다.”

셋째로, 언어의 품격은 문화와 사회의 가치관을 반영한다. 언어는 우리의 가치, 믿음 및 사회적 풍토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언어 사용을 신중히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예의를 갖춰야 한다. 

언어의 품격은 우리의 인격과도 관련이 깊다.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 하는 사람을 우리는 더 성숙하고 배려 깊은 사람으로 간주한다.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반발하는 사람과는 사업을 하지 말라고 했다. 

언어의 품격과 더불어 중요한 것이 모임에서의 발언 점유율이다. 발언을 독점하지 말고 타인에게 배려를 하면서 경청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결론적으로 언어의 품격은 우리의 소통 방식을 개선하고, 다른 사람들과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하며, 우리의 세상을 미적으로 더 아름답게 만드는 중요한 도구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언어의 품격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언어의 사용에 대한 우리의 현실은 어떤 모습일까.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낮은 수준의 언어 사용과 매스컴에서 사용하는 약어들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이제 우리는 언어 사용에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사회 지도층은 언어를 사용할 때는 특히 어린세대에게 미칠 영향을 신중히 고려해 더욱 순화된 언어를 채택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정치권에 주문하고 싶은 것이 있다. 유머 감각을 키워 보라는 것이다. 선거 때도 상대 후보를 비방하기 보다는 칭찬을 하면서 경쟁하는 모습이 기다려진다.

일본 정치권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외무대신이 국회에서 연설을 하자 야당 의원이 “이렇게 복잡한 국제정세를 한 눈으로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겠어요?”라고 핀잔을 주자 외무대신의 답변은 “의원님, 의원님께서는 일목요연(一目暸然)이라는 단어도 모르십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깊이 새겨 들어야할 이야기 아닐까.

대중 매체에서는 약어를 최대한 피하고, 듣는 이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명확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는 축약된 언어를 그대로 내보내는 것은 국민들과 의사 소통 비용을 높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언어적 변화에 더욱 신중하고 책임감을 기울이며 대응해야 한다. 비속어와 약어가 난무하는 세상을 보며 우리 선조인 세종대왕은 무슨 말을 전하고 싶을까.

우리들이 사용하는 언어 온도는 몇 도쯤 일지 생각해보자. 무심결에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소중한 사람이 곁을 떠났다면 ‘말 온도’가 너무 뜨거웠던 것이고 핸드폰 문자에서의 한두 줄 문장 때문에 누군가 마음의 문을 닫았다면 ‘글 온도’가 너무 차갑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2023년 이번 겨울, 적당한 온도의 말과 글로 우리 사회를 더 풍요롭고 훈훈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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