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엘라> 포스터 ⓒ네이버 영화

디즈니 영화 <크루엘라>가 지난 달 26일 개봉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사화 프로젝트 중 하나인 ‘라이브 액션’ 중 하나로 2014년의 <말레피센트>를 시작으로 매년 최소 하나의 애니메이션 실사화가 진행되고 있다. ‘크루엘라’라는 이름이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의 개>에 나오는 악당이라고 하면 누군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원작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 개 ⓒ네이버 영화

기본 원작에서 악당의 서사를 집중하여 풀어낸 영화는 이미 트렌드로 잡혀진지 오래다. 선한 주인공이 악당을 물리치는 것은 기본적인 영웅적 서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지만 악당에 집중한 서사는 때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영화 <크루엘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의 개>의 스핀오프(외전)이자 프리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평범한 디자이너의 에스텔라(엠마 스톤 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억눌린 에스텔라, 폭발하는 크루엘라

정확히 절반은 하얀색, 또 다른 절반은 검은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태어난 에스텔라는 어딜가나 주목받는 튀는 존재다. 교복을 뒤집어 입는 독특한 패션 센스와 재능, 남학생들과 치고받고 싸우는 자유분방한 성격은 60년대 영국의 학교 교칙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 결국 누적된 경고로 퇴학당하기 전 자퇴를 결정한 그녀는 엄마와 함께 런던으로 가게 된다. 런던 어딘가에 잠시 지낼 곳이 있다는 엄마는 성대한 파티가 열리는 성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그곳에서 엄마가 세 마리 달마시안에게 물려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 것을 보고 만다. 목숨의 위협을 받은 에스텔라는 런던 시내로 도망쳐 온다. 그리고 런던의 광장에서 고아이자 도둑이었던 재퍼스와 호레이스를 만난다.

도둑질로 연명하던 에스텔라는 의상 디자이너의 꿈을 이어가고 있었다. 재퍼스는 생일 선물이라며 그녀를 런던에서 제일 유명한 리버티 백화점에 취직시켜준다. 그러나 그녀가 상상했던 것과 달리 화장실 청소, 복도 청소 등 허드렛일만 할 뿐이었다. 불만이 쌓이고 쌓이던 어느 날 에스텔라는 술을 먹고 쇼윈도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날 런던 패션계의 대모 바로네스 남작 부인이 백화점에 나타나고 엉망인 쇼윈도를 보고 에스텔라를 디자이너로 채용한다.

남작 부인 밑에서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고 있던 어느 날 남작 부인과 자신과의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된다. 에스텔라는 억눌러왔던 크루엘라의 성격으로 런던 패션계를 뒤흔들기 시작한다.

크루엘라로 나타난 에스텔라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다크히어로가 가지고 있는 매력

2010년 이후 원작의 빌런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말레피센트>, 스파이더맨의 <베놈>, 배트맨의 <조커>,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할리퀸> 등 다양한 빌런 영화가 나왔다. 그러나 <크루엘라>는 원작에서는 빌런으로 나오지만 이번 영화는 다크히어로에 가깝다. 기존의 빌런 영화의 서사가 가지고 있던 아픔인내, 각성의 구조 보다 히어로 영화가 가지고 있는 출발, 입문, 시련, 귀환, 각성, 성장의 측면에서 들어맞는 케이스다. 277벌이나 되는 70년대 런던의 화려한 의상들과 펑크록까지 눈과 귀를 뒤흔드는 영화적 장치들 속에서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캐릭터성을 유지하는 이유가 영웅적 서사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조커>를 좋아한다면 두 가지 매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디즈니식 다크히어로 <크루엘라>의 빠져보자.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