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과 오른쪽 끝에 있는 기존 마네킹과 가운데 있는 새로나온 평균 체형 마네킹 이랜드 스파오
왼쪽과 오른쪽 끝에 있는 기존 마네킹과 가운데 있는 새로 나온 평균 체형 마네킹의 비교 사진 ⓒ이랜드 스파오

【투데이신문 조유빈 기자】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SPA 브랜드 스파오가 국내 최초로 ‘사이즈 차별 없는 마네킹’을 선보이면서 몸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했다.

8일 이랜드 스파오에 따르면 이번 마네킹은 지난 4월 국내 1호 내츄얼사이즈 모델인 치도와 샌드박스네트워크의 바디 포지티브 켐페인 ‘에브리, 바디’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기금은 사회가 만든 미적 기준을 흔들어보자는 의미의 ‘Shake the frame, Every, Body’ 슬로건 하에 진행된 펀딩을 통해 마련됐다. 프로젝트 오픈 5시간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으며, 목표 대비 227%에 달하는 금액이 모였다.

이번 마네킹은 대한민국 25~34세 사이의 남녀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사이즈를 기준으로 익숙한 체형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패션 매장에서 사용한 마네킹은 남성의 신장 190cm, 여성이 184cm에 달하는 반면 이번에 스파오 매장에 비치된 마네킹의 신장은 남성이 172.8cm, 여성은 160.9cm로 제작됐다. 또 기존 마네킹보다 남성은 2.3인치, 여성은 5.9인치 더 굵은 허리를 가지고 있다. 마네킹은 스파오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스파오 코엑스점과 스파오 스타필드 안성점에 비치돼 있다.

모델 치도씨는 기획 의도에 대해 “이번 마네킹 제작은 바디 포지티브 활동이 내 자신을 사랑하자는 의미에만 국한되지 않고, 나를 사랑하지 못하게 만드는 외부 요인들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의 것을 나쁘고 잘못됐다고 하기보다는 새로운 선택들을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며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한국의 모든 마네킹을 바꿔나가는 것이고, 그 첫 걸음으로써 우선 평균 사이즈의 마네킹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3XL 사이즈 조이’로서 활동 중인 박지원 바디 포지티브 운동가는 “이전까지는 바디포지티브 활동에 대해 사람들이 생소하게 받아들이거나 일부 부정적인 시선들이 있었다”며 “이번에 이렇게 대중적인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사회가 다양성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몸을 학대하는 듯한 과도한 미의 추구는 바람직하지 않고, 바디 포지티브 캠페인 또한 자신의 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좋은 취지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미를 추구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우리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구를 억제하는 측면이 있는지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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