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부회장 주주제안 모두 부결
“경영체계 바로잡기 위한 노력 지속할 것”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출처=뉴시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SDJ코퍼레이션 신동주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의 경영 책임론을 내세우며 복귀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전날 오후 도쿄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총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본인 이사 선임 ▲범죄사실이 입증된 자의 이사직을 금하는 정관 변경 등이 안건으로 올랐지만 모두 부결됐다. 반면 회사 측이 제안한 잉여금 배당 및 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승인됐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주총을 6일 앞둔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주주제안과 함께 롯데그룹 경영 문제에 대한 이사회의 입장을 묻는 사전 질의서를 일본 롯데홀딩스 다마츠카 겐이치 사장 앞으로 제출했다. 

질의서에는 ▲롯데홀딩스 이사회 역할 및 책임 범위 ▲시가총액 감소에 따른 기업가치훼손에 대한 책임 ▲한국 롯데그룹 우발채무 및 자금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책임 ▲한국 롯데그룹 주요 업종 성장 전략 ▲신동빈 회장의 과다 겸직 및 고액 보수 ▲일본 롯데그룹 경영 방침 ▲컴플라이언스(법규 등에 대한 준수)와 기업 윤리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신 전 부회장은 사전 질의서를 통해 롯데그룹 전체의 기업가치 유지 및 향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 롯데그룹이 지난해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 및 자금 유동성 관련 중대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리스크 대응에 실패해 수조원의 자금을 확보해야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추진한 M&A 대부분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 영업권 손실 리스크가 우려된다며 일본 롯데홀딩스의 입장을 요구했다. 

거버넌스 부문과 관련해서는 신동빈 회장의 과도한 임원 겸직과 고액연봉을 문제로 지목했다. 신 전 부회장은 “2022년 신동빈 회장의 보수는 약 19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억원 증가했다”라며 “주업종인 유통과 화학 등에서 침체가 계속돼 시가총액이 크게 감소한 데다 5대 재벌 순위에서도 탈락하는 등 그룹 전체의 가치는 하락하고 있음에도 고액 보수를 지불하는 것의 타당성에 대해 어떤 검증을 했는지 설명을 부탁 드린다“고 강조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의 반복되는 문제제기와 이사 선임 시도에 피로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지난 2016년부터 9번째 경영 복귀를 시도해 왔지만 주주들의 신임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과 다마츠카 대표 역시 이번 신 전 부회장의 관련 질의에 답변을 내놓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신 전 부회장의 경우 과거 롯데서비스 대표 재직 당시 이사회의 반대에도 불법 수집 영상을 활용하는 ‘풀리카’ 사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임직원들의 이메일 정보를 부정한 방법으로 받아본 것이 알려지기도 해 윤리 경영 및 준법 경영에 대한 논란을 안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총 결과와 관련해 “신 전 부회장은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일본 롯데 이사직에서 연이어 해임된 후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경영 부적격’ 판결을 받은 바 있다”라며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발목잡기 행위를 이제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신 전 부회장 주주제안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주총 표결 이후 다시 입장문을 내고 “이번 주총 결과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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