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나라 역사서 수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돼 발간됐다. ⓒ지식을만드는지식
수나라 역사서 수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돼 총 13권으로 출간됐다. ⓒ지식을만드는지식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수나라 역사서 <수서(隋書)>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완역됐다.

지식을만드는지식(대표 박영률)는 최근 <수서 율력지> 편을 출간하며 수서 전 13권을 발간했다. 한동대학교 권용호 객원교수가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완역작업을 한 지 5년여 만의 성과다.

위진남북조의 혼란한 시기를 통일한 대제국 수나라는 581년에 건국됐으나 불과 37년만인 618년 멸망했다. 이처럼 수나라는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네 차례에 걸친 고구려와의 전쟁과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수나라 멸망의 결정적 계기가 고구려 정벌 실패라는 점에서 <수서>에는 이와 관련한 자료가 많이 기술돼 있다. 수나라 조정의 고구려에 대한 입장뿐 아니라 전쟁 전개 양상이 나와 있어 고구려사 연구 진전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서>는 당나라 명재상 위징(魏徵)과 사학자 영호덕분(令狐德棻), 천문학자 이순풍(李淳風) 등이 공동 저술했다. <수서>는 편년체 방식으로 기술된 기록을 담은 제기(帝紀) 5권, 천문·음악·역법·예법·관제 등을 기록한 지(志) 30권, 다양한 인물의 행적과 성취를 담은 열전(列傳) 50권 등 총 85권(卷)으로 구성돼 있다. 그 분량은 원고지 1만4189매, 책으로 5944쪽에 달한다.

이번에 마지막으로 출간된 율력지는 율지와 역지로 나뉘는데 율지에서는 악률과 도량형 제도를, 역지에서는 북제·북주·및 수 초기에 사용한 역법을 소개하고 역법상의 논쟁 등을 기록하고 있다.

율력지 번역은 고대 과학과 수학을 다루고 있어 참고자료가 많지 않아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역사 천문학을 연구하는 춘천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이면우 교수의 도움을 받아 번역 오류를 최소한으로 줄였으며, 현대인이 알 수 있는 용어로 주석을 달아 학술 연구자뿐 아니라 대중들도 쉽게 고대 지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수서>를 읽는 것은 흥망과 치란의 교훈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구려 역사에 대해서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출간 의도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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