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공격적 M&A 여파로 차입금 부담 커져
올해 들어 실적 등 개선 조짐 있지만 상환 부담은 여전
지주 이랜드월드, 현재로서는 논의 없다 선 그어

이랜드 일각에서 배당 규모를 두고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 투데이신문
이랜드 일각에서 배당 규모를 두고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이랜드그룹이 3분기까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배당 이슈에도 새삼 관심이 모아진다. 연말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차입금 문제 등으로 배당 추세를 이어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오는 것. 계열사 일각에서는 배당 피로감과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한국 패션사업 부문의 3분기 매출이 3590억원, 영업이익은 539억원을 거뒀다고 15일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7%, 83% 성장한 것. 

이랜드월드는 그룹 지주사격이며, 패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룹 전체의 실적도 성장 중이다. 올해 들어 누적 매출은 3조7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707억원으로 160% 성장했다. 

한편 그룹 포트폴리오 중 가장 비중이 큰 패션 사업부문과 유통사업부문은 4분기에 매출과 수익이 집중되는 특성이 있어, 연간 전체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매출은 △2017년 6조5505억원 △2018년 6조1367억원 △2019년 5조9511억원 △2020년 4조6314억원 △2021년 4조8604억원으로 하락세였는데, 지난해 5조328억원으로 반등한 바 있다. 

다만 실적 개선 조짐에도 좀처럼 줄지 않는 차입금 부담이 문제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말 순차입금은 4조2939억원에 달한다. 재무안정성 지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랜드그룹은 뉴코아(현재 NC백화점 등), 한국까르푸, 엘칸토 등을 사들이며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주자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재무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2016년에는 M&A를 중단하고 오히려 일부 자산 매각을 추진해 왔다.

차입금은2021년 3조9379억원이던 차입금은 2022년 3조8373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결국 올해 들어 규모가 늘어난 상태다. 특히 올해 차입금 중 9328억원은 3개월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라 부담이 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상 빚을 내 이자 비용을 갚는 형국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이랜드월드가 받고 있는 배당이 관심을 모은다. 이랜드월드의 총배당수익은 △2018년 1418억원 △2019년 360억원 △2020년 654억원△2021년 26억원 △2022년 1129억원이다. 이중 유통회사인 이랜드리테일의 총배당지급은 △2018년 300억원 △2019년 314억원 △2020년 522억원△2021년 2억원 △2022년 600억원이다. 지난해의 경우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월드 배당수익의 53.1%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800억원 배당이 진행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 뉴코아이랜드 공동투쟁본부는 이런 배당 규모가 과도하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임금 인상 협상에는 회사가 어렵다며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지주에) 큰 배당 계획을 추진하는 건 문제”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이를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배당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거론된 배당 추진 액수 규모도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큰 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노조 등 일부에서 주장하는 액수는 순수한 지주와 계열사간 배당이 아니라, 세일앤리스백 등 각종 거래 문제의 액수가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도 짚었다.

한편 차입금 부담 등에 대해서는 연장이 계속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지장이 있지 않고, 특히 “부채 비율이 현재 100%대 중반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과거 400%대 상황 등에 비해 우려할 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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