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지난 1943년 태평양전쟁 타라와 전투의 희생자인 故 최병연씨의 유해가 80년 만에 봉환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지난 1943년 태평양전쟁 타라와 전투의 희생자인 故 최병연씨의 유해가 80년 만에 봉환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강제동원 됐다가 희생된 조선인 청년의 유해가 8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왔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4일 강제동원 희생자 故(고) 최병연 씨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고 귀향식과 추도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故 최병연씨는 대일항쟁기(1938년~1945년) 시절 일제에 의해 타라와섬(현 키리바시공화국의 수도)으로 강제동원된 후 희생됐다.

지난 1943년 발생한 타라와 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타라와섬을 강제 점거하던 일본군에 맞서 미군이 상륙작전을 벌였던 전쟁이다. 당시 전투에서 6000명이 넘는 전사자가 발생했으며,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문건에 따르면 한국인 강제동원자 1000여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9년 정부는 DPAA가 발굴한 아시아계 유해에 대해 유전자 교차 분석했고, 그 결과 그해 11월 故 최병연씨가 한국인임을 확인했다. 최씨의 유해는 태평양 격전지 최초로 신원을 확인한 한국인 유해다.

이에 지난 2020년 유해 봉환을 추진했으나,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중단됐다. 이후 행안부는 지난해부터 DPAA와 키리바시 공화국 등과 긴밀히 협조해 유해 봉환을 재추진했다.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봉환된 유해는 이날 오후 2시 전남 영광군 소재 문화예술의전당으로 옮겨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도식을 거행한 후 선산에 안치될 계획이다. 추도식에는 고인의 유족을 비롯해 행안부 이상민 장관, 영광군수 등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봉환에 앞서 지난 1일 행안부 이준승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장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데이비드 랜츠 외교보좌관, 미국 DPAA 매튜 브래넌 부국장, 이서영 주호놀룰루대한민국총영사 등은 하와이 DPAA 잔디광장에서 최씨의 추도식을 거행한 바 있다. 

이번 봉환으로 부친의 유해를 맞이하게 된 차남 최금수씨는 “아버지가 타라와에 강제동원되신 지 1년 만에 전사되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80년 만에 기적적으로 아버지를 유해로나마 뵐 수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선산에 모시게 돼 평생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린 것 같아 더없이 기쁘다”고 했다.

이 장관은 추도사를 통해 “고 최병연 님의 명복을 기원하며, 긴 세월생사를 몰라 애태우며 지내오신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며 “강제동원 희생자의 유해봉환은 국가의 책무이자, 가슴 아픈 역사를 치유하는 중요한 일이다. 정부는 마지막 한 분의 유해를 봉환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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