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우선협상대상자 하림그룹 선정
하림 “본계약 체결 위해 최선 다 할 것”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머스크, MSC 등 글로벌 1, 2위 해운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초대형 국적선사가 탄생하게 됐다. 덩달아 하림의 재계 순위도 기존 32위에서 13위로 껑충 올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JKL컨소시엄을 HMM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은 추후 세부 계약 조건한 논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거래를 마칠 계획이다.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제공=뉴시스]<br>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제공=뉴시스]

세계 8위 HMM 품에 안은 하림

하림그룹은 채권단이 보유한 HMM 지분 3억9879만주(57.9%)를 인수한다. 인수가는 약 6조4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지난 11월 23일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최종 입찰에 참여한 바 있는데, 하림그룹이 동원그룹의 인수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정량평가에서 동원그룹과의 가격차로 인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더불어 기존 유가증권 매각, 선박을 활용한 자산유동화, 영구채 발행 등을 활용해 약 3조원 규모의 인수 자금 조달 계획을 앞세웠다. 이 같은 요인들이 인수자 선정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간계약과 관련해 특혜 논란에 휩싸였던 하림그룹은 매각 측에 제시한 요구 사항을 모두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하림그룹은 매각 측이 보유한 1조6800억원 규모의 HMM 잔여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3년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HMM은 2016년 채권단 관리로 전환된 이후 7년 여 만에 새로운 주인맞이가 임박해졌다. 아울러 하림그룹이 HMM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게 될 경우 계열사인 국내 1위 벌크선사 팬오션과 더불어 국내 1위·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 HMM까지 손에 넣게 된다. 초대형 국적 선사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서울 여의도 HMM 본사 사무실 내부 전광판 [사진제공=뉴시스]<br>
서울 여의도 HMM 본사 사무실 내부 전광판 [사진제공=뉴시스]

높은 인수대금, 해운업 침체 등 과제

일각에서는 하림그룹의 이번 ‘인수’가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6조원이 넘는 인수대금과 함께 올 3분기 HMM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 급감하면서 해운업황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탓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 부재도 하림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보유하고 있지만, HMM의 경우 초대형선(1만 TEU급 이상 선복량 기준) 보유 비율이 세계 1위다. 국내 유일한 컨테이너 선사로서 벌크 부문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것에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산업은행과의 협상 과정에서 ‘영구채 주식전환 유예’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본입찰 경쟁사였던 동원그룹은 하림의 ‘영구채 주식전환 유예’ 조건과 관련해 입찰 절차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이번 우선협상자대상 선정과 관련해 하림그룹은 입장문을 내고 “어젯밤(18일) HMM 경영권 매도인 측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갖고 매각측과 성실한 협상을 통해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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