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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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연말연시 제약·바이오 업계에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거품이 꺼지고 글로벌 경제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기술수출 쾌거를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말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제약기업 얀센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 LCB84의 개발과 상용화에 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수출 자체만 봐도 큰 성과라 볼 수 있는데, 계약금액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계약 규모는 총 17억달러(우리 돈 약 2조2400억원)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선급금 1억달러(1300억원)와 단독개발 권리행사금 2억달러(2600억원), 개발·허가·상업화에 따라 발생하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포함 최대 17억달러를 받는다.

올해 첫 기술수출 소식을 전한 건 LG화학이다. LG화학은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와 희귀비만증 신약 LB54640의 글로벌 개발 및 판매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총 계약 규모는 3억500만달러(약 4000억원) 수준이다. 선급금 1억달러(약 1300억원)에 더해 개발 및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 금액 최대 2억500만달러(약 2700억원)가 포함됐다.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매년 별도 수령한다.

주목할 점은 총 계약금액의 33%를 선급금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선급금은 중간에 개발 단계가 미끄러져도 뱉어내지 않아도 되는 금액이다. 선급금 규모가 크면 클 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은 물질이라고 평가하는 만큼 향후 긍정적 소식도 기대해 볼만 하다.

최근 GC녹십자, 지놈앤컴퍼니, 일동제약 등 몇몇 기업들이 조직을 축소하거나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기업들이 허리띠 조절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 현재 업계 상황이 녹록치 않는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최근 키움증권이 업계 관계자 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87%가 올해에도 구조조정이 지속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올해 전망은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기술수출이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설문에서 절반 가까운 관계자들(46%)은 올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 응답했다. 올해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자가 기술수출 증가를 지목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뚝심있게 걸었던 길은 배반하지 않는다. LG화학을 시점으로 올해 기업들의 낭보 랠리가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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