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사진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60세 이상 연령군에 속하고 ‘비알코올 지방간’을 겪고 있다면 치매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은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을 비교했을 때 치매 발생 위험도가 약 1.5배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비알코올 지방간은 대사성질환(당뇨·비만·고지혈증·고혈압 등)과 연관이 깊다. 치매 역시 대사성질환과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비알코올 지방간이 치매 발생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 연구팀은 내다봤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정일·이현웅 교수팀은 치매와 비알코올 지방간 모두 대사성질환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다는 점에 주목해 ‘치매와 비알코올 지방간 사이 상관관계’를 밝히는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2009년 우리나라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60세 이상 연령층 10만7367명 중 알코올 중독이나 만성 B 또는 C형 간염 보유자, 혈관성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뇌졸중 환자를 제외한 6만569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지방간 지수(Fatty liver index1) :FLI)로 지방간을 진단할 수 있는 5837명과, 지방간이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4만1551명 등 총 4만7388명을 최종 연구집단으로 규정했다.

최종 연구집단 가운데 치매 증상 그룹은 15.2%(7209명)였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연령과 성별을 비롯해 체질량지수,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 공복혈당, 고혈압, 당뇨병, 흡연 여부와 경제 상태 등 여러 변수를 대입해 치매 질환을 지닌 실험군 2844명과 대조군 1만4220명을 최종 비교·연구했다.

연구 결과 치매 질환을 보인 실험군 2844명 중 비알코올 지방간이 아닌 비율은 93.3%(2652명)였고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는 6.8%(192명)였다. 대조군 1만4220명 가운데 비알코올 지방간이 아닌 비율은 94.5%(1만3436명)였으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지닌 비율은 5.5%(784명)였다.

치매와 비알코올 지방간 발생 사이 상관관계 [자료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치매와 비알코올 지방간 발생 사이 상관관계 [자료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아닌 그룹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그룹에서 각각 치매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를 관찰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아닌 그룹을 기준으로 설정했을 때 지방간을 지닌 그룹은 치매 발생확률이 1.493(1.214-1.836, 95% 신뢰구간)을 기록해 약 1.5배 정도 높은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논문을 ‘60세 이상 연령층에서 당뇨병 없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만으로도 치매 발생확률이 높아짐을 증명한 자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정일 교수는 “더 깊은 연구를 해봐야 하겠지만 같은 대사성질환인 당뇨병이 치매 발생에 영향을 준 것처럼, 비알코올 지방간도 치매 발생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말했다. 또한 “당뇨병이나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의 첫걸음은 비만도를 낮추고 운동으로 근육량 감소를 막는 것이다. 따라서 치매 발생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생활 습관 교정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Annals Academy of Medicine Singapore 최신호에 ‘대한민국 노령 인구에서 지방간과 치매 발생의 관계’라는 제목으로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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