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산학연부터 학부·대학원생 모여 교류

줄기세포·뇌과학·인공지능 등 여러 분야 지식 교환
국내 오픈이노베이션 ‘폐쇄적’이라는 지적과 공감
각 제약·바이오 회사 연구소장들 나와 인재상 공유

연세대의대(YUCM)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공동 주최하고 K-BioX가 주관하는 ‘2024 YUCM KAMC K-BioX SUMMIT 2’가 18일 오전 9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촌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진제공=K-BioX]
연세대의대(YUCM)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공동 주최하고 K-BioX가 주관하는 ‘2024 YUCM KAMC K-BioX SUMMIT 2’가 18일 오전 9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촌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진제공=K-BioX]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바이오 업계 미래를 견인할 인재가 한자리에 모였다. 학계를 비롯해 산업계, 학부생, 대학원생 등이 모여 서로의 생각과 연구를 교류하는 자리를 가졌다.

연세대의대(YUCM)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공동 주최하고 K-BioX가 주관하는 ‘2024 YUCM KAMC K-BioX SUMMIT 2’가 18일 오전 9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촌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열렸다. 주관 측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284개 기관 7개 국가에서 총 752명이 참석했다.

K-BioX는 지난 2016년 스탠포드 BioX 소속의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공동연구 창출을 위해 결성된 모임이다. 전 세계 한국인 과학자들의 지식 교류를 지향하며,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연구원, 대학원생, 교수, 산업 등 대상을 막론하고 이를 맺어주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연세대 의대 해부학교실 오지원 교수는 이날 인사말에서 “박사급 이상의 멘토들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학부, 대학원생들은 서슴없이 질문하고 많은 것을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한 행사는 의생명 관련 여러 분야의 프로그램들로 채워졌다. 세션은 총 8개로 구성됐으며 크게 아카데미아·인더스트리·포스터·멘토링으로 나눠 진행했다. 

아카데미아 세션에는 바이오인포매틱스를 비롯해 줄기세포(심장 줄기세포, 줄기세포 암, 모낭 줄기세포 등), 뇌과학 및 인공지능, 데이터 플랫폼 등 다양한 주제의 발표가 학계 산업계에서 이어졌다.

바이오인포매틱스 주제에서는 △숭실대 김준일 교수 △서울대 장혜식 교수 △위트젠 이상윤 대표 △포트레이 이대승 대표 △서울시립대 이동성 교수가 발표했으며, 줄기세포 세션에서는 △연세대 의대 곽기혁 교수 △홍콩대 이상진 교수 △스템덴 장일호 대표 △건국대 조쌍구 교수 △포스텍 최세규 교수가 연단에 섰다.

이 밖에 뇌과학과 인공지능 주제에서는 △서울대 의대 최형진 교수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형 교수, 후원사 가운데서는 △아이리스랩 정일두 대표 △우정바이오 천희정 실장 △젬파마텍 서민석 매니저 △CDD Vault 박현재 매니저 등이 나왔다.

이날 정보 교류를 위한 세션에는 바이오인포매틱스를 비롯해 줄기세포, 뇌과학 및 인공지능, 데이터 플랫폼 등 다양한 주제의 발표가 학계 산업계에서 이어졌다. [사진 제공=K-BioX]
이날 정보 교류를 위한 세션에는 바이오인포매틱스를 비롯해 줄기세포, 뇌과학 및 인공지능, 데이터 플랫폼 등 다양한 주제의 발표가 학계 산업계에서 이어졌다. [사진 제공=K-BioX]

 

국내 제약사 관계자들의 패널간 대화도 진행됐다. 유한양행 김열홍 R&D 총괄사장, 동아ST 박재홍 사장, 대웅제약 전승호 대표가 패널로 나왔으며 SK바이오팜 황선관 부사장이 사회를 맡았다. 이들은 각사가 추진 중인 오픈이노베이션 현황과 방향 등을 소개하고 청중과 함께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청중석에선 국내 업계의 오픈이노베이션이 폐쇄적인 것 같다는 취지의 질문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유한양행 김열홍 R&D 총괄사장은 “아직 국내는 오픈이노베이션이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며 “외국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이 가능한 이유는 (연구 관련) 페이 포인트, 보안 등이 갖춰져 있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일정 선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들의 패널간 대화도 진행됐다. 왼쪽부터 SK바이오팜 황선관 부사장, 유한양행 김열홍 R&D 총괄사장, 동아ST 박재홍 사장, 대웅제약 전승호 대표. [사진제공=K-BioX]
국내 제약사 관계자들의 패널간 대화도 진행됐다. 왼쪽부터 SK바이오팜 황선관 부사장, 유한양행 김열홍 R&D 총괄사장, 동아ST 박재홍 사장, 대웅제약 전승호 대표. [사진제공=K-BioX]

이밖에도 동아ST의 박재홍 사장은 국내 바이오클러스터는 상당히 많아, 더 만들 필요가 없을 정도인데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과 함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키울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대웅제약 전승호 대표는 도시 전체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의 연구자들이 상시 소통하는 점을 예시로 들며, 교류 모임이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4 YUCM KAMC K-BioX SUMMIT 2’ 참관객들이 행사장 밖에 비치된 학술 연구 및 리뷰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K-Biox]
‘2024 YUCM KAMC K-BioX SUMMIT 2’ 참여자들이 행사장 밖에 비치된 학술 연구 및 리뷰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K-Biox]

행사 중간중간에는 행사장 로비에 자리한 40여개의 포스터 작성자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자신의 포스터를 청중들에게 30초 동안 홍보하는 ‘30초 바이럴톡’ 시간도 마련됐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연구소장들이 나와 청중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레고캠바이오 정철웅 CTO, jw중외제약 C&C신약연구소 김병호 센터장, 종근당건강 김병용 연구소장 등이 참여해 행사 참여자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바이오 분야 학부, 대학원생들이 모인 만큼 각 사 연구소의 인재상을 묻는 질문이 눈길을 끌었다. 종근당건강의 김병용 연구소장은 “가장 첫 번째 원칙은 에너지”라며 “학점이나 논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이력서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정적인 부분을 눈여겨본다. 예를 들어 오늘과 같은 자리에 참여한 것이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jw중외제약 C&C신약연구소 김병호 센터장은 ‘진실성’을 역량을 기본이라 강조했으며, 레고캠바이오 정철웅 CTO는 잦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행사 막바지에는 고등학생부터 학부생, 대학원생 등 참여한 포스터 세션과 선배 과학자로부터 직접 조언을 얻을 수 있는 분야별 멘토링이 ‘업계’, ‘대학원’, ‘유학’ 방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행사가 끝난 이후에는 인근 식당에서 VIP 교류회를 열고 행사 참석자들 간의 격의없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2024 YUCM KAMC K-BioX SUMMIT 2’ 참여자들이 선배 과학자로부터 조언을 얻을 수 있는 분야별 멘토링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 제공=K-BioX]
‘2024 YUCM KAMC K-BioX SUMMIT 2’ 참여자들이 선배 과학자로부터 조언을 얻을 수 있는 분야별 멘토링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 제공=K-BioX]

이날 행사 이후 K-BioX 대표운영위원인 리시연 박사는 <투데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BioX의 목표는 산학연, 선배·예비 과학자 등 생명과학에 관계한 주체 간의 끈끈한 소통 네트워크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개최했던 서밋(SUMMIT)에서도 가장 호응이 좋았던 프로그램으로 학계 및 업계 인사들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멘토링 세션, 커피챗, 저녁 교류회 등이 꼽혔다는 설명이다.

리 박사는 “이번 행사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들이 참여했다“면서 “K-BioX가 하는 일들이 나만 잘 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돕고 섬기며 다 함께 성장하는 안테암뷸로(Anteambulo) 정신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K-BioX는 오는 6월 ‘바이오 스타트업’을 주제로 미국 실리콘밸리 한인 스타트업 비영리 커뮤니티인 ‘82 스타트업‘과 협업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서밋(SUMMIT)을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오는 11월 개최를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자료 제공=K-BioX]
[자료 제공=K-Bi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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