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금통위 기준금리 3.5% 동결…올해 성장률 2.1%·물가 2.6%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김민수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9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했다.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5월 성장률과 물가 등 경제 전망을 반영해 결정한다고 밝혀 사실상 상반기 중 동결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2월에 이어 9차례 연속 동결로 금통위원 전원 일치다.

이 총재는 모두 발언을 통해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번 금리 동결의 주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 수렴을 확신하기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국제유가 등 공급측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데다 높은 생활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2.8%로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신선식품지수가 7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물가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6명 중 5명은 3개월 후에도 3.5% 유지가 적절하다고 견해를 나타냈고, 나머지 한분은 3.5%보다 낮은 수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봤다”며 위원별로 동결에 대한 세부 의견이 엇갈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5명은 여전히 물가가 높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으로 봤고, 1명은 내수 부진 등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되기 때문에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반기 내로 금리 인하 환경이 조성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1월 전망과 거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개인적 의견으로는 상반기 내에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금통위원 대부분은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분간 물가 추세가 예측하는 바대로 가는지에 대한 확신이 들어야 금리 정책의 방향을 좀 더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5월 전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2%대 초반 도달 시기 전망에 대해서는 “상반기 2.9%, 하반기 2.3%로 보고 있고, 근원인플레이션은 상반기 2.4%, 하반기 2.0%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에 대해서는 “PF는 하방 요인이지만, IT 경기나 수출을 보면 상방 요인이 더 크다”면서 “PF문제는 미시 정책으로 금융 안정을 도모해야지 해결해야지 금리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국내 대출 금리의 미국 정책 금리 연동에 대해서는 “독립성이 사라졌다고 보기보다는 선진국과 연계되는 정도가 과거보다 올라갔다. 정상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정책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는 4% 중반 이상으로 성장을 하게끔 부양책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피벗(통화정책전환)을 언제 할지는 모르지만, 과거 경험을 보면 각국이 차별화된 통화정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지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한은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과 같은 2.1%로 유지했다. 반도체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세에도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위축이 예상되면서다. 다만 중동지역 등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이 확대되면 올해 성장률은 2.0%까지 낮아질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전망하면서 최악의 경우 2.8%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