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정치권 “책임 통감하고 반성해야” 질책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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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개발공사 전경.[사진제공=제주개발공사]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매년 제주도에서 진행하던 제주삼다수마스터스 골프대회의 장소 문제가 시끄럽다. 수도권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던 제주개발공사가 다시 도내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면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6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오는 7일 개막하는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11월 10일까지 총 30개 정규투어가 진행된다.

총 상금 10억원의 제11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오는 8월 1~4일 열리지만 현재까지 대회 장소는 미정인 것

생수 브랜드 제주삼다수를 생산, 판매하는 제주도개발공사는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을 벤치마킹해 삼다수마스터스 대회를 창설했다.

인구 약 8000명에 불과한 프랑스 소도시 에비앙에서 1994년 창설된 에비앙챔피언십 대회는 매번 6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등 인기다. 대회 개최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에비앙은 글로벌 생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에 공사는 삼다수를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시키고 제주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2014년부터 대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공사가 대회 장소를 제주도에서 수도권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됐다. 골프대회 개최 취지가 퇴색하는 것은 물론 기대했던 지역경제 낙수효과가 작동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왔던 것.

지난 2022년 8월 7일 제주 엘리시안제주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지한솔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br>
지난 2022년 8월 7일 제주 엘리시안제주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지한솔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제주도개발공사 백경훈 사장은 지난달 22일에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424회 임시회 제3차 회의에 나와 “전반적인 시장 침체로 인해 저가 제품으로 수요 이동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하락됐다”며 “(홍보를 위해) 삼다수 수요가 많은 수도권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의회는 부정적 의견을 표출했다. 제주도의회 강봉직 의원(더불어민주당, 애월읍을)은 “원래 취지에 완전 변색 된 것”이라며 “제주 최고 공기업으로서 검토부터 했다는 것 자체가 도민들의 분노가 큰데 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질책했다.

임정은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천·중문·예래동)도 “공사 주요 사업원이 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인데 골프 대회가 제주도에 개최된 주요 이유가 브랜드 홍보와 제주지역 경제 활성화가 목적”이라며 “삼다수가 존재하는 이유는 도민 삶의 기여할 수 있는 지방 공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백 사장은 “도내 경제가 저해되지 않도록 만약 수도권에서 개최되면 고향사랑기부 활성화, 제주지역 제품 홍보 측면과 삼다수 브랜드 가치 제고에 따른 매출 확대가 된다면 다시 도에 환원되는 측면에서 검토한 것”이라면서도 “사려 깊지 못한 행동에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공사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장소를 수도권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내 여론뿐 아니라 제주도 정치권에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이자 다시 도내 대회 개최를 확정했다.

다만 공사는 구체적 장소를 현재까지 확정하지 않았다. 공사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도내에서 대회를 열기로 결정했지만 장소는 검토 중”이라며 “확정 전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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