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형
▸팟캐스트 <이이제이> 진행자
▸저서 <와주테이의 박쥐들> <김대중vs김영삼> <왕의 서재>등 다수

현직 경찰이 극우 커뮤니티 사이트인「일간베스트」(이하 일베) 회원임을 사진을 통해서 인증하고 철도파업에 참가한 시위자들을 “폭도들”이라고 지칭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정모 순경은 ‘일베’에 자신의 경찰 모자를 배경으로 인증 샷을 찍고 “경찰게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어제 당직하고 오늘 퇴근 못하고 아침부터 동원됐다. 휴가 전부 취소다. 폭도와의 전쟁 얼른 마치고 집에 가고 싶다.” 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 상에서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경찰 측은 감사를 실시, “정 순경에게 인터넷 등에 게시물을 올릴 때 공무원의 품위에 손상이 가지 않게 신중함을 기하도록 교육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폭도라는 표현을 쓴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징계위원회를 여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순경이 “일베에 글을 올린 것은 맞지만 ‘폭도’라는 단어는 사용한 적이 없다”고 자신의 잘못을 부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본 글은 삭제된 상태지만 정 순경의 글은 이미 타 커뮤니티 사이트로 번진 상태이다. 거기엔 분명 정순경이 철도파업 시위자들에게 “폭도”라는 경찰공무원으로서는 할 수 없는 말을 했음이 나와 있다. 스스로가 했던 말을 하지 않았다고 부정할 정도로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어째서 일베에 정기적으로 글을 쓰고 인증 샷까지 찍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정 순경은 2012년 12월부터 일베 회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차례 일베에 자신이 경찰임을 알리고 일베 회원임을 인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일베를 유해사이트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심지어는 “사회악”으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만큼 일베는 인터넷상의 자정작용이 망가진 커뮤니티 사이트 이다. “민주화”라는 성스러운 단어를 조롱의 대상으로 삼고 멸시, 경멸하며 전직대통령들의 죽음을 희화화 하고 히죽거리는 사람들이 일베 회원들이다. 특정 지역을 비하하고 그 지역 사람들을 인간이하 취급하며 차별하는 사람들이 일베 회원들이다. 여성에 대한 과도한 적개심으로 “김치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끊임없는 언어 성폭력, 인권말살을 시도하는 것이 일베 회원들이다. 이것뿐인가? 모 재벌 회사의 손녀를 강간하겠다는 발언, 10대 소녀 아이돌가수의 사진에 괴상한 짓을 하는 것을 인증했던 사건, 갓난아기들이 사용하는 공갈젖꼭지에 몹쓸 짓을 하고 그 인증 샷을 찍은 사건, 5.18 민주항쟁에 참여한 시민군을 북한군 게릴라라며 근거 없는 사실을 유포하고 민주항쟁으로 사망한 희생자의 사진에 “홍어택배 왔다. 착불이요”라는 글을 올려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짓도 서슴없이 저질러 왔던 것이 일간베스트 회원들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민중의 지팡이라고 하는 국민의 녹을 먹고 있는 현직 경찰관이 자랑스럽게 일베 활동을 1년을 넘게 하며 인증 샷을 찍어 올리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이 보호하고 보살펴야 할 국민들에게 “폭도”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조롱할 수가 있는가? 경찰 으로서의 기본 자질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베 논란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사기업에서는 일베 회원인 것이 드러나면 징계는 물론 입사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 만큼 일베가 이 사회에 끼친 악영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스스로 자정작용을 하는 sns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나서서 “잘못된 유언비어를 바로잡지 않으면 개혁의 근본 취지는 어디로 가버리고 국민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며 단속을 시사 하는 발언을 하면서도 끊임없는 논란과 파문을 낳고 있는 일베에 대해서는 “유해사이트 지정”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으니 “일베 뒤엔 정부가 있다.” 라는 말이 그럴싸하게 들리는 것이다. 일베가 진보의 반대편에 서 있기 때문인가? 착각하지 마시라. 일베는 보수 사이트가 아니다. 그들은 극우이다. 극우가 난립하는 세상은 결코 바람직한 세상이 아니다. 그들은 힘없는 자에게 폭력과 조롱과 상처를 남기고 있다. 독일에서 나치가 일본에서 넷우익 들이 활개 치는 세상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폭력을 선동하고 폭력을 조장하며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힘 없는 약자를 조롱하며 비하하는 행동을 계속해서 하고 있는 일베 회원들. 이미 자정작용을 상실한 그들을 언제까지 두고 볼것인지, 국민들에게 공공의 서비스를 해야 마땅할 공무원들 마저 일베의 장난에 놀아나는 것을 언제까지 무시할 것인지, 정부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일 것이다.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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