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을 찾은 지 이틀이 지났다.

처음 병원에 입원했을 때와는 다르게 이 회장의 상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지 않고 호전됨에 따라 긴장감이 흐르던 삼성서울병원도 차분해진 분위기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어제처럼 오늘도 이 회장과 관련한 브리핑이 따로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별다른 브리핑이 예정돼있지 않다. 배포한 보도자료 외에는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해)따로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삼성서울병원은 배포한 보도자료 외에 별다른 코멘트를 하고 있지 않으며 병원 지하 1층에 마련된 임시기자실의 기자들도 어제와 달리 북적이지 않고 가끔 이 회장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출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늦은 밤 갑작스런 입원으로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이 회장은 순천향대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후 심장기능이 호전됐다는 판단 하에 11일 오전 0시 15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순천향대병원에서 이 회장에게 조치한 것은 심폐소생술인 CPR과 심장 혈관 확장술인 스텐트(stent) 삽입 시술로 알려졌다.

CPR은 환자의 심장이 멈췄을 경우 심장에 충격을 줘 다시 뛰게 하는 심폐소생술,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의 줄임말로 일반 사람들도 흔히 알고 있는 응급처치술이다.

스텐트란 심근경색의 치료를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1차 치료 방식으로 스테인레스 스틸이나 합금으로 만든 튜브 형태의 망을 신체 내 막힌 혈관 속에 삽입해 더 이상 막히지 않도록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시술이다.

응급조치를 한 순천향대병원에서 심장기능이 호전된 이 회장은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진 뒤 심근경색과 관련한 시술을 받은 후 현재 회복 중이다.

   
 

삼성서울병원으로 이 회장이 옮겨진 11일 삼성서울병원 측은 오후 2시 브리핑을 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한데 모아 서면으로 간단하게 이 회장과 관련한 질문의 답변을 내놨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수술 후 진정제를 투여 받으면서 안정적인 상태에서 회복 중이다. 또한 이 회장은 현재 저체온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는 활성화산소같이 인체조직에 해로운 물질이 생성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인체조직에 혈류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혈류가 공급이 될 경우 활성화산소 등 조직에 해로운 물질이 생성된다. 저체온 치료를 받으면 인체 내 해로운 물질이 생성됨을 줄이게 되고 또 체온이 낮아지면서 세포대사가 떨어져 조직손상도 최소화된다.

저체온 치료 시에는 ‘깊은 수면상태(deep sedation)’를 유지하게 되므로 아직 이 회장은 수면상태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24시간의 저체온 치료 후 정상체온을 회복하는데 다시 24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이후 수면상태에서 깨어나게 된다. 아직 ‘깊은 수면상태’인 이 회장은 오는 13일 오전이 되어야 깨어날 것으로 삼성서울병원 측은 예상했다.

또 이 회장은 심폐소생술 후 심장의 기능을 떨어지지 않게 하는 장치인 심장보조장치인 에크모(ECMO, 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 심폐보조기)를 하고 있었지만 오늘 오전 에크모까지 분리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입원으로 인해 그동안 조금씩 진행해왔던 삼성의 경영권 승계와 계열사 간의 지분 조정 등이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삼성은 지난 8일 이재용 부회장이 상당한 지분(11.25%)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의 상장을 발표했고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을, 삼성자산운용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삼성증권이 이를 처분하고 삼성선물을 100% 자회사로 두는 등 금융계열사 지분도 정리하면서 삼성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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