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황제를 위하여’ 정상하 役 박성웅

   
 

“박성웅에게 황제를 위하여란, 이민기?”
“이민기에게 황제를 위하여란, 박성웅?” (중간에 걸려온 이민기의 전화에서)

‘사시미’가 난무하는 정통 액션 느와르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 ‘정상하’ 선보인 박성웅
“낫 하나로 수풀 베어가며 나만의 길 만들 것”
멜로물 욕심도 드러내…상대역으로 ‘김혜수 선배’ 꼽아
10년 뒤 목표 “브래드 피트처럼 50대에도 핫한 배우 되고파”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살려는 드릴게”라는 말 한 마디로 직장 선배들을 제압하고 혹은 표정 변화도 없고 말도 없이 손가락을 꺾어버리던 살벌한 남자가 있었다. 아니, 실제로 이런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역할을 소화한 ‘배우’가 있다. 그가 이번에는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말을 건다.

박성웅. 그는 2012년 영화 <신세계>의 ‘이중구’를 통해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모인 가운데서도 색깔을 잃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자신의 ‘포텐’을 터뜨린 것이다. 이후 <찌라시>에서 더 웃음기를 쫙 뺀, 잔인한 ‘차성주’를 맡아 영화를 보는 내내 ‘손가락이 꺾일 것’ 같은 카리스마를 내뿜었고 2014년 여름, 액션 느와르 <황제를 위하여>에서는 ‘안에 들어가 보면 잡고 죽이는 아수라장’에서도 의리를 잃지 않던 ‘정상하’로 ‘조직’연기에 다시 한 번 도전했다.

5일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박성웅을 만났다. 말 한 마디 못 붙이고 ‘눈 깔아야’될 것 같은 스크린과는 달리 툭 던지는 말 한 마디로 주변 사람 모두 웃게 하는 사람이었다.

   
▲ 배우 박성웅 ⓒ투데이신문

언론배급시사회가 있었는데 영화는 어떻게 봤는지
한 2번 정도 더 봐야겠다. 판단을 못 내리겠다. 아무래도 객관적이지 못하니까. 반응도 그렇고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모르겠다. VIP시사회에서 다시 보고 개봉하면 극장에 가서 돈 내고 다시 볼 거다. 신세계도 세 번째 봤을 때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객관적으로 영화를 봤다고 가정한다면 어떨까
그건 정말 모르겠다. 언론시사회 끝나고 기자들에게 어땠냐고 다 물어봤다. 특히 남자 기자들의 경우는 느와르 같다고 좋아하셨다. 최근 개봉한 작품들 중에 가장 느와르 같다고 하시더라. 느와르는 역시 칼이지, 사시미!

계속 남자냄새 나는 영화, 센 영화를 많이 하고 있는데 예전부터 멜로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었다. 멜로물 중에서는 마음에 드는 게 없나
지금은 멜로가 들어와도 무뢰한 같이 ‘센’ 멜로만 들어온다. 정통 멜로를 찍고 싶은 생각이야 많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마라톤을 뛸 때 스퍼트를 낼 때가 있다. 두 시간을 뛰면서도 전력으로 뛸 때가 있고 숨 고르기 할 때가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은 숨 고르기 할 때는 아닌 거 같다. 오히려 스퍼트를 내면서 달려야 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쉴 틈 없이 계속 해 팬들 사이에서는 ‘소처럼 일하는 배우’라고 불릴 정도다
지금처럼 바쁜 상황을 18년 배우 생활 하면서 ‘18년 동안’ 꿈꿔왔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아우 힘들어, 쉬고 싶어’ 이런 건 없다. 아직도 불안하다. 일이 없고 연기를 안 하고 있을 때는. 물론 가족과 아들이랑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불안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동안 항상 긴장을 하고 살고 있었나보다.

긴장하고 있는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아무래도 요즘은 모든 분야에서 경쟁시대고 또 살아남고 싶으니까. 그렇다고 ‘남들보다 더 잘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항상 남들은 경쟁상대가 아니고 내 자신이 경쟁상대다. 어떤 누구보다 잘해야지, 누구보다 잘나야지 생각하지 않는다. 최종적으로는 내 자신이 경쟁상대 아니겠나. 항상 내 자신을 이기려고 노력해야하고.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식의 연기 말고 ‘박성웅’만의 연기를 하고 싶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도 내 연기는 못 한다.

금 느와르는 그럼 박성웅만의 색깔이 나온다고 생각하는지
아무래도 그러니까 많이 찾아주시는 거 아닌가? 웃어도 무섭다니까(웃음). 무표정이면 무표정이니까 무섭고.

   
▲ 배우 박성웅 ⓒ투데이신문

웃어도 무섭고 무표정이어도 무섭다는 말을 했는데 이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봉사활동이다. 저번에도 LG트윈스와 연말에 연탄 봉사 하면서 찍힌 내 사진을 보고 ‘날라는 드릴게’, ‘연탄때기 딱 좋은 날씨네’ 이렇지 않았나. 게다가 봉사활동 많이 하는데 제일 안 착할 것 같은 연예인 1위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일은 결국 그만큼 신세계에서 이중구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봐주셔서 아직까지 회자가 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하나의 과제다. 그래서 정상하라는 캐릭터를 선택하게 됐다. 다들 비슷하다고 하는데 전혀 비슷하지 않다. 또 어려움은 없었냐고 하는데, 전혀. 캐릭터가 다른데? 일단 정상하라는 캐릭터는 부산 사투리를 쓰니까 근본부터 다르다. 그리고 부드러움이 있고. 정상하는 부드러움과 강함이 공존하는 캐릭터고 이중구 같은 경우는 그냥 항상 날이 서있다. 그런 캐릭터였기 때문에 항상 배우 박성웅이 보여줄 것이 아직도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전공인 멜로를…(웃음)

멜로물에 대해 계속 언급을 하고 있는데 호흡을 맞추고 싶은 여배우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요즘 많이 하니까 생각해봤는데 저번에 한 번 말한 적 있던 김혜수 선배가 떠올랐다. 멜로물은 아무래도 처음이니까 후배들 보다는 선배가 호흡을 끌어주는 게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서로의 분위기나 비율도 맞을 것 같고.

이번 시나리오에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어떤 장면인가
마지막 엔딩. 정상하라는 캐릭터가 처음에는 누가 와도 쉽게 요동하지 않고 굉장히 온화하다. 그런데 마지막에 출소하고 난 뒤부터 ‘나 건드리면 안 되는데 너희들 나 건드렸어’하고는 이환을 살리기 위해 결심을 한다. 이환이 비록 정상하를 배신하고 위로 올라가긴 했지만 정상하는 마치 자식을 생각하는 입장이다. 또 플래시백으로 이환의 엄마 장례식장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때부터 난 이 친구를 예의주시한 거다. 이환이 야구선수가 되는 그 과정 동안 익명으로 후원해주지는 않았을까? 그런데 얘가 나쁜 길로 빠지게 돼서 우리와 엮이고 나서 보니 그 아이인 거다. 정상하는 이환을 TV에서도 보고 프로선수가 된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지만 거기서 만날 줄은 몰랐겠지. 그래서 첫 대사가 ‘점마가, 재밌네’ 딱 그런 뉘앙스로 흘러가지 않나. 엔딩에서 대사가 원래 훨씬 더 길었지만 편집됐다. 마지막에 ‘태풍 온단다. 드가자’ 이 대사도 마음에 와 닿았다. 엔딩의 대사는 마치 일상 언어처럼 하려고 노력 많이 했다. 죽기 일보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정상하’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중요한 것은 뭐라고 느꼈나
의리. 언론시사회 인터뷰 때 말했는데 느와르 영화라고 해서 어두운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고 그러면서도 밝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정상하라는 캐릭터는 마지막까지 이환에 대한 의리를 지키려고 한다. 비록 나를 ‘제낀’ 적은 있지만. 부모랑 자식이 싸울 때도 있지만 연을 끊기는 어렵다.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럼 의리의 일환으로서 박성웅에게 팬들은 어떤 존재인가
감사하다, 정말. 그냥 감사한 존재다. 결혼도 하고 애까지 있는 유부남 40대 남자배우를 열광적으로 좋아해주시니까. 사실 아직도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인기가 내 것 같지도 않다.

   
▲ 배우 박성웅 ⓒ투데이신문

2·30대 젊은 여성 팬들도 늘어나고 있고 점점 잘생겨진다며 새로운 옴므파탈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웅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말은 들어봤다(웃음). 그런데 그거는 아무래도 카메라 마사지 때문인 것 같다. 평상시에는 잘 모르고 화면에서 볼 때는 ‘저렇게 나오는 구나’하고 관리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직업이 배우인지라 관리할 수밖에.

평소에 어떤 관리를 하시는지
피부과에 다니는 것은 예전보다 더 못하고 있다. 운동은 꼬박꼬박하려고 한다. 음… 지인과의 술자리? 그게 관리인가(웃음) 해피해지니까. 많이 웃을 수 있고 진심으로 웃을 수 있고, 그런 자리들이 많이 생겨서 좋다. 그리고 아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게 관리다.

18년이라는 연기 인생 동안 ‘어느 순간 내가 이렇게 될 것이다’라고 생각한 적 있었나
없었다. 난 아직도 꿈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주변 상황이나 내 입지 같은 모든 게 다 변했다. 지금은 대본도 많이 주시고 현장에서도 그렇고 상황과 대우가 달라졌다. 이게 정말 감사한 거다. 이게 없었어도 난 배우로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니까 좋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그래서 더 긴장하고 살게 됐다.

아들이 앞으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하면 배우로 키우실 건가. 흔히 2세들이 직업을 따라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힘든 것을 아니까 그렇다. 하지만 정말로 나처럼 ‘이게 내 직업이야’라고 한다면… 그래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없다. 왜냐면 성룡이 이런 말을 했었다. 자식들에게 상속 안 한다고. 능력이 있으면 재산상속을 안 해도 돈을 벌 것이고 능력이 없으면 상속을 해도 다 탕진할 것이라면서. 그러니까 아들한테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거지. 나도 18년 동안 인고의 세월과 희로애락을 거쳤으니 어떤 직업을 갖든지 아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단번에 잘 되지 말고. 만약에 아들이 운동선수가 꿈이라면 정말 혹독한 코치를 소개시켜 줄 것이다. 뭐든지 쉽게 얻은 것은 쉽게 날아가니까 오랜 시간 동안 모두 자신의 것으로 쌓았으면 좋겠다.

<황제를 위하여>가 여성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남자들의 의리. 영화를 보고 나면 남자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아무래도 느와르니까 ‘수트’. 그리고 내가 액션스쿨 1기인 것은 다 알고 계시는데 제대로 액션을 보여드린 적이 없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보여드릴 수 있다. 또 내 등판? 사우나 신?(웃음)

<신세계>전에는 다소 평범한 얼굴 느낌이 났다면 지금은 평범하지 않아 보인다
나는 모른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생각하는데 동료 배우들도 신세계 이전에 같이 찍었던 배우들과 다시 촬영을 하면 얼굴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게 자신감 때문인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배우 박성웅이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또 업그레이드가 진짜 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업그레이드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맞다.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은 생긴다. 운동선수들도 똑같지 않나. 아무리 운동능력이 좋아도 그전에 연습을 충분히 안 하면 자신감이 없다. 운동 능력이 없는 사람도 시합 전에 200% 노력하고 시합에 들어가면 자신감이 충만하거든. 잘하고 못하고는 그 다음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주고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연습을 안 하고 들어갔는데 잘하면 이게 정말 독이 되는 것이다.

<황제를 위하여>는 나에게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두렵다고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한 것이다. 사투리도 2달 전부터 계속 노력했다. 인터뷰하면서도 ‘까리하네’를 계속 말하면서 연습했다. 민기랑 대화하고 밥 먹으면서도 ‘까리하네’ 계속 연습하고. 그럼 민기가 ‘아, 형님 또 연습하시네’ 할 정도였다. 그래서 언론시사회에서 기분 좋았던 말이 기자분이 ‘부산 분 아니시냐’고 물어봤던 것이다. 사실 오리지널 충청도 촌놈인데(웃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선배들의 길을 보면서 그 길을 쫓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내 앞에 길이 없으면 이제 내가 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동생들한테도 배울 게 있다고 본다. 연기뿐만 아니라 대처방법까지도. 예전에는 어떤 배우의 길을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낫 하나를 들고 우거진 수풀을 내가 베어가면서 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 순간에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아니다. <신세계>가 개봉하고 1년 정도 계속 들었다. 그 1년 동안 계속 스마트해지더라. 사실 예능 욕심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독이 되니까 생각을 접었다.

   
▲ 배우 박성웅 ⓒ투데이신문

아무래도 <신세계>부터 박성웅이라는 배우가 부상했다. <신세계> 때 느낀 만족감은 연기에 대한 것인가 아니면 그동안 노력한 것에 대한 만족이었나
전부 다였다. 신세계 캐스팅되기 전에 6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그때 드라마 하나가 캐스팅 돼있었지만 포기했다. 신세계는 캐스팅도 안 된 단계였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지. 감독이 같이 해도 된다고 만류할 정도였지만 난 승부수를 던진 거다. 그리고 우리 집안에 IMF가 와서 어느 날 주차장에 차가 없어지고(웃음). 그래도 그때 생각하면 ‘내가 정말 최선을 다했구나’ 싶다. 누구한테 이야기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다.

신세계 찍기 전에 어느 날 민식이 형이 밥 먹자고 하시기에 형님한테 잘 보이려고 미용실에 가서 예쁘게 머리하고 만나기로 한 곳에 딱 들어갔는데 다리에 힘이 확 풀렸다. 눈 앞에 대본이 두 개 딱 있고 바로 앞에 앉아계셨다. 완전 무방비상태였던 거다. 게다가 나는 버전3의 대본이었는데 그건 버전7이었다. 내용도 너무 달라지고 대사도 달라졌다. 형님이 ‘한 번 읽어보지 뭐’ 이러시는데 내가 완전 국어책을 읽고 있는 거다. 대사를 하면서도 내가 왜 이러지 이렇게 생각할 정도였다. 이미 정신은 집중을 못하고 다른 데로 나가있고. 형님이 얼마나 내 모습이 우스웠겠나. 가뜩이나 내가 탤런트 이미지가 강해서 걱정되시니까 한 번 보자 이랬는데 내가 완전 초를 친 거다. 결국 형님이 ‘그냥 밥이나 먹으러 가자’ 하시는데 정말 밥만 먹었다. 그러면서 나한테 ‘그래 뭐, 열심히 하면 뭐’ 이러시는데, ‘아 난 여기서 끝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인사드리고 다시 집에 갔는데 아직 그 때 해가 떠 있었다. 매니저를 불러서 집에서 소주를 마시다가 9시쯤에 감독님한테 전화했다. 그리고 ‘감독님, 저 1주일 뒤에 다시 갈게요’ 했다. 영화 다 찍고 나서 감독님이 이야기했던 게 내가 그 때 다시 안 올 줄 알았다고 했다. 소위 말하는 ‘개쪽’을 당했는데 이 배우는 다시 안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온 거다. 내가 1주일동안 준비를 정말 열심히 무기를 막 이것저것 준비해서 갔는데 민식이 형님이 안 계셨다(웃음). 방에 들어가니 캠코더랑 감독님과 조감독만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형님이 캠코더 녹화한 것 보시고는 ‘오, 괜찮아졌네’ 하셨다.

계속해서 ‘센’ 역할을 맡는데 배우로서 이미지소비가 걱정되지 않나
그런 걱정은 앞으로도 안 할 거다. 왜냐면 <찌라시>를 선택한 이유는 ‘김강우’라는 배우 때문이다. 원래 안 하려고 했다. 왜냐면 또 센 거고 나쁜 역할이니까. 김강우가 그런 부탁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부탁할 때 그 절실함이 보여서 ‘그래 하자, 내가 차성주라는 역할을 다르게 표현하면 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똑같은 배우 박성웅이 연기하지만 차성주와 이중구는 다르니까. 정상하도 다르다. 이환이라는 캐릭터를 바라볼 때 정상하는 부드러운 사람이고 눈에서 하트가 막 나가지 않았나? 물론 이미지소비에 대해 고민을 안 한다는 건 거짓말이다. 걱정은 되지만 트레이닝을 통해서 자신감을 쌓아가는 것이다. 또 정상하라는 캐릭터가 가장 다른 점은 역시 부산 사투리를 쓰고. 기본적인 베이스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또 그러면서 자신감을 더 쌓아나가는 거지. 정상하는 웃을 때 활짝 웃어주고 애정을 가질 때는 가져준다. 강할 때는, 가만히 있어도 강해 보인다는데 뭐…(웃음)

<황제를 위하여>를 찍으면서 이민기와 급격히 친해진 것 같다
영화를 하면서 행복했던 게 이민기라는 동생을 만난 것이다. 아마 저 놈이랑은 평생 가지 않을까? 앞으로 같이 작품을 안 한다고 해도 말이다. 정상하를 연기하면서 민기한테 부산사투리에 대해 이거 맞냐고 물어보면 틀렸다, 맞다 말해주는 게 아니라 ‘형님, 형님이 하는 게 맞는 게 아닐까요? 정상하의 사투리가 있을 것 아닙니까? 부산 사람들이 다 똑같은 사투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라면서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황제를 위하여>를 볼 때 관객들이 가장 집중해줬으면, 하는 포인트는
스토리와 관련해서는 이환에 대한 정상하의 무한 사랑. 그리고 또… 중점적으로 보셔야 될 게… 내 등판? 등짝?(웃음). 농담이다.

박성웅은 10년 뒤에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내가 올해 마흔인데 찾아보니까 브래드 피트가 10살 많더라. 조지 클루니는 12살인가 13살 많고. 그런데 누구나 인정할 만큼 섹시하다. 그런데 딱히 우리나라 배우들 중에 50대에 ‘핫’하고 섹시한 배우는 안 떠오른다. 그래서 관리를 잘해서 10년 뒤에 우리나라의 최초의 배우가 되어보자는 목표가 생겼다. 10년 뒤에도 ‘어, 저 배우 좀 섹시한데?’ 소리를 듣게 되면 제 전공인 멜로도…(웃음) 여하튼 소진되지 않는 항상 새로운 배우가 되고 싶다. ‘박성웅’이면 믿어도 되잖아 할 수 있도록, 관객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