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제2롯데월드, ‘프리오픈’ 직접 가보니…

   
▲ 제2롯데월드 ⓒ투데이신문

미리 본 제2롯데월드 안전성 확보에 총력
최첨단 기술 쏟아부은 新랜드마크 기대돼
비싼 주차요금으로 교통난 해결?…방문객 반발 불러일으킬 듯
교통난 해소 위해 주민 납득할 수 있는 확실한 대책 마련 필요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이라고도 일컫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프리오픈(Pre-Open)이 지난 16일 마무리됐다.

2011년 6월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 한복판에 위치한 이 거대한 타워는 저층부의 공사가 완료된 지금까지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공사 시작부터 제2롯데월드는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과 인접한 까닭에 활주로 변경 등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등에 영향을 주고 항공기 충돌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계속됐다. 공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각종 사망사고와 화재사고가 이어지면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송파구 일대에서 연속적으로 발생한 ‘싱크홀’로 인해 또 다시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제2롯데월드와 가까운 석촌호수 인근 먹자골목을 비롯해 학생들과 주민들이 계속 오고가는 주택가 아스팔트 도로가 푹 꺼지는 일이 발생했고, 송파구 석촌동과 삼전동을 이어주는 지하차도에도 상당한 규모의 도로함몰이 발생해 제2롯데월드에 대한 불안감을 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덩달아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던 사람들까지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토해냈다.

하지만 서울시 및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석촌지하차도의 도로함몰은 근처에서 진행 중인 삼성물산의 지하철 9호선 공사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고 롯데 측 역시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여러 차례에 걸쳐 해명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설상가상 롯데 측이 서울시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 요청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더욱 극심한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결국 서울시와 롯데 측은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과 관련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프리오픈’을 결정하고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열흘 동안 일반 시민들에게 저층부를 공개했다.

프리오픈 마지막 날인 16일, <투데이신문>에서는 시민의 눈높이에서 제2롯데월드를 살펴보기 위해 잠실을 찾았다.

   
 

시민들에게 공개된 제2롯데월드
롯데 “안전하게 건설 중, 교통대란 해소 방안 마련”

제2롯데월드 프리오픈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온라인 신청과 현장 접수 두 가지로 프리오픈을 경험할 기회가 주어졌다. 온라인 신청은 일찌감치 마감돼 현장 접수의 방법을 택해 프리오픈을 체험할 수 있었다. 현장접수가 1시간마다 진행된다고 고지돼있었지만 신청 인원이 많아 30분마다 50~60명 정도의 시민들이 조를 이뤄 투어가 진행됐다. 평일임에도 꽤 붐비는 모습을 보면서 제2롯데월드에 시민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있었지만 참석한 시민들의 대다수가 노년층이었다.

건물에 들어선 뒤 바로 이름과 간단한 주소, 연락처를 기입한 후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홍보관으로 입장했다. 이름과 주소 등을 적는 이유는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들어놨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것이라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홍보 영상이 시작된 후에도 시민들은 계속해서 홍보관으로 들어왔다. 다소 혼란스러운 분위기였으나 그 와중에도 자리를 잡은 시민들은 롯데가 준비한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과 ‘안전 대책’에 대한 영상을 20분가량 시청했다. 해당 영상은 제2롯데월드에 대한 단순 홍보성 내용은 아니었다. 영상에서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제2롯데월드를 안전하게 건설하고 있다며 건설 형태에 대해 설명했고 또한 저층부의 임시개장 승인이 떨어진 후에 일어날 수 있는 교통 대란을 해소할 방침을 알렸다.

롯데 측에서 설명한 교통 대란 해소 방법 중 하나는 ‘주차 예약제’였다. 영상에 대해 설명한 롯데 직원은 “제2롯데월드의 방문객들은 스마트폰 어플, 홈페이지, 전화 등으로 미리 주차를 예약할 수 있으며 만약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주차를 할 수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측에 따르면 주차장의 규모는 시간당 700대를 소화할 수 있으며 주차요금은 10분당 1000원 수준이다. 만일 주차한 지 3시간을 초과했을 경우 여기에 50%가 할증돼 10분당 1500원의 높은 주차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롯데 측은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기 위해 1일에 1000명 선착순으로 30일 동안 방문 고객에게 교통카드를 무상으로 배부한다. 고객이 재방문했을 경우 앞서 배부한 교통카드에 금액을 충전해주는 방법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제2롯데월드 건설과정 등에 대한 영상이 끝난 후 시민들은 안내를 맡은 다른 롯데 직원을 따라 에비뉴엘동부터 차례대로 ‘투어’를 시작했다. 에비뉴엘동부터 시작해 종합소방방재실에서 끝나는 ‘코스’였다. 시민들을 이끌고 투어를 진행하는 롯데 직원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실 때 손잡이를 꼭 잡아달라’는 등의 말을 계속 하며 혹시라도 있을 사고에 대해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 에비뉴엘동에서 캐주얼동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구름다리 ⓒ투데이신문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6층으로 올라간 뒤 구름다리를 이용해 쇼핑몰동으로 이동, 다시 직원의 안내를 받아 롯데시네마 앞으로 가는 과정을 거쳤다. 중간에 안내 직원은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근처 직원들에게 언제든지 물어봐도 된다’고 알렸지만 롯데 측에서 조금 예민할 수 있는 질문을 받았을 경우엔 ‘투어 마지막의 전문가에게 물어보라’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고 난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자리를 옮겨 아쿠아리움을 관람했다. 아쿠아리움 입구로 들어선 뒤 수중 터널을 지나는 아주 짧은 코스였다.

마지막으로 종합소방방재실에서는 제2롯데월드에서 사고 등이 발생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 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제2롯데월드에 3군데의 안전구역이 있어 대피할 수 있으며 자체 소방차를 구비하는 등 준비가 돼있다는 알림이었다. 설명이 끝난 후 투어는 마무리됐다.

종합소방방재실에서 나오자 앞서 롯데 직원들이 알린 것처럼 전문가들이 자리하고 있었으나 대다수의 시민들은 질문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롯데가 준비한 관련 영상과 종합소방방재실의 설명 등으로 납득이 간 듯 했다. 유일하게 3명의 자녀와 함께 ‘프리오픈’ 투어에 참여한 부모가 ‘싱크홀’ 현상이 왜 발생한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에게 질문했다. 자리에 있던 전문가는 준비된 판넬을 보여주면서 질문에 대해 답변했다.

   
▲ 롯데 측의 전문가가 싱크홀에 대해 질문한 시민에게 설명하는 모습 ⓒ투데이신문

기자도 ‘교통 문제 해소’에 대한 정확한 답을 듣기 위해 전문가에게 질문을 던졌다. ‘주차 예약을 하지 않은 고객은 회차해야 한다고 했는데, 회차하는 차들로 인해 더욱 잠실 일대가 혼잡해지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회차하는 차들을 위해 주변에 600대를 세울 수 있도록 부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주차장의 입구가 4군데, 출구가 6군데로 혼잡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꺼번에 차가 몰리는 것도 아니고 시간당 700대를 주차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가가 떨어지면 그때부터 쇼핑몰들의 상품이 진열될 텐데 그게 2~3주 정도 걸린다”면서 “2~3주 동안 주차 예약제에 대해 온·오프라인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10분당 1000원, 3시간 초과 시 50% 할증되는 높은 주차 요금에 대해서 그는 “롯데 측에서 정한 것이 아니라 서울시와 합의한 것”이라고 했다. 또 “제2롯데월드와 기존 롯데월드의 지하주차장을 연결해 잠실 외곽에서도 차가 드나들 수 있도록 했으나 서울시에서 기존 롯데월드와 제2롯데월드 주차장이 연결되지 않도록 제한했다”면서 “주차장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의 답변이 끝난 후 1층에서는 이번 ‘프리오픈’에 대한 간단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었다. 설문조사까지 마치고 난 후 ‘프리오픈’ 투어는 끝이 났다.

   
▲ 엔터테인먼트동에서 올려다 본 모습 ⓒ투데이신문

단순한 ‘투어’로 전락한 ‘프리오픈’
근본적인 불안감 해소엔 물음표

이번 제2롯데월드 ‘프리오픈’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휘황찬란한 인테리어와 입점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브랜드들, 그리고 친절한 얼굴의 롯데 직원들이었다. 물론 ‘에스컬레이터에서 손잡이를 꼭 잡으라’며 사소한 안전까지 챙기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막상 투어 자체로 봤을 때는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다소 어려워 보였다.

시민들도 처음에는 직원을 따라 잘 이동했으나 자세한 설명이 부족한 채 그저 따라 걸을 뿐인 ‘투어’가 되자 남들보다 먼저 제2롯데월드 쇼핑몰을 구경하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 것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불만의 소리를 냈다.

석촌동에 거주하는 20대 A씨는 “솔직히 걱정도 되지만 어떻게 쇼핑몰이 만들어지는지 궁금하기도 하는 마음에 프리오픈을 신청했다”면서도 “직원을 따라서 그저 한 바퀴 도는 것으로 그동안 있었던 논란들에 대해 해명이 되는 것인지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투어에서 대다수를 차지한 노년층에서는 “영상이나 종합소방방재실을 보니 안심이 된다”, “영화관도 어마어마하게 크고 세상 참 좋아졌다”, “인테리어가 독특해서 좋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번 제2롯데월드 프리오픈이 마무리되면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일부 누리꾼들이 ‘다녀와 보니 안심 된다’, ‘또 다른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듯’이라고 환영의 뜻을 보였지만 ‘단순히 걷다온 것뿐인데 안전문제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겠나’, ‘맞은편의 롯데백화점 리뉴얼이 끝난 지 얼마 안 됐다. 비슷한 용도의 건물이 또 들어서는 건 반대’라는 의견을 나타내는 누리꾼들도 있다.

제2롯데월드 프리오픈 결과, 성공? 실패?

이번 프리오픈은 ‘반쪽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기자와 함께 프리오픈에 참여한 시민들은 제2롯데월드의 방대한 규모와 최첨단 시설에 대부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2롯데월드가 잠실 및 서울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랜드마크,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알린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싱크홀’과 잠실 일대의 교통 혼잡 문제가 여전히 뜨거운 논란거리다. 제2롯데월드에 연 1억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지금과 같은 수준의 안전 관리와 ‘주차 예약제’가 얼마만큼의 효과를 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프리오픈이 끝난 후부터 송파구와 송파경찰서, 롯데 관계자 등과 전담반을 구성, 제2롯데월드 주변 교통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추가적인 안전 점검을 실시한 뒤 이달 말경 저층부의 임시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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