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 외부 모습.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제2롯데월드의 저층부가 14일 드디어 문을 열었다. 그동안 안전 문제와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지는 등의 문제로 연이어 도마 위에 올랐던 제2롯데월드가 서울시의 승인을 받아 오픈하게 된 것이다. 말 많고 탈 많던 제2롯데월드의 개장 첫 날의 모습은 과연 어땠는지 살펴 보기 위해 <투데이신문>에서는 송파구 잠실을 찾았다.
 
드디어 문 연 제2롯데월드 저층부
화려함과 웅장함, 브랜드 다양화 장점
 
주민들이 걱정했던 교통대란이 오픈일에 발생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14일 오전 석촌동에서 잠실로 향하는 버스를 이용해 제2롯데월드를 찾았다. 잠실로 향하는 버스전용도로가 꽉 막혀있었으나 이는 석촌역 교차로에서 발생한 추돌사고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버스정류장도 기존 석촌역과 잠실역 정류장 사이에 새로이 롯데월드몰 정류장이 신설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또한 평일 오전인 탓인지 도로 교통도 대체로 원활해 이날 교통 혼잡은 없었다.
 
제2롯데월드에 도착한 후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은 시민단체의 시위 모습이었다. 송파학부모연대와 안전사회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안전 문제 등으로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을 반대하면서 시위를 전개하고 있었던 것.
 
시위가 진행되던 에비뉴엘 정문 밖은 시위하는 시민들과 대치돼있는 전경들의 모습으로 다소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반면 정문 안 에비뉴엘 실내는 그와 정반대의 분위기를 풍겼다.
 
   
▲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 정문 앞. ⓒ투데이신문
정문 앞에 서있던 보안요원들을 지나 에비뉴엘의 크고 화려한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바로 앞에는 나뭇가지 모양의 웅장한 조형물이 설치돼있었다. 에비뉴엘 방문객들은 그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또 그 뒤로는 유명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매장이 일제히 늘어서 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2롯데월드의 에비뉴엘에는 기존 롯데백화점의 에비뉴엘(명품관)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여실히 드러났다. 기존 명품관들이 은은한 조명을 사용해 약간 어두우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준다면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의 경우 한 쪽을 유리벽으로 만들어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도록 해 환하고 경쾌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찍던 조형물 뒤로는 ‘샤롯데 계단’이 위치해있었다. ‘전통적 곡선미와 현대적 아름다움’을 표현했다는 ‘샤롯데 계단’은 금빛 조명을 사용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언뜻 한 명품 브랜드의 로고가 생각나기도 하는 이 계단에서도 방문객들은 서로 우아한 포즈를 취하며 연이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 내 샤롯데계단. ⓒ투데이신문
명품 부틱으로 이뤄진 에비뉴엘 1층은 샤넬과 루이비통, 디올, 까르띠에, 에르메스 등 해외 유명 명품들로 가득 차 있었고 2층은 발렌시아가, 발망, 몽클레르, 끌로에, 베르사체 등 명품 시계와 보석, 명품 패션 등으로 구성돼있으며 비비안웨스트우드, 지미추, 질샌더 등 명품 패션들이 입점한 3층과 살바토레 페라가모, 휴고휴고보스, 폴로 랄프로렌 등 남성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4층, 그리고 5층은 최근 젊은층에서 사랑받고 있는 럭키 슈에뜨, 오즈세컨,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 등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이뤄져있었다. 또 6층은 프리미엄 식당들이 입점해 있었고 면세점이 들어오기로 예정된 7층과 8층은 오픈되지 않은 상태였다.
 
‘프리미엄 푸드’를 표방한 만큼 6층에 들어온 식당들은 모두 독특한 콘셉트를 갖고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곳은 한식을 팔던 ‘두레’라는 곳으로, 매장 밖에서 봤을 때 마치 하나의 독립된 외부 매장 같은 모습이었다. 단순히 벽을 만들어 공간을 분리한 것이 아니라, 벽에 유리창을 내면서 마치 건물 안 에 또 하나의 건물이 들어와 있는 듯 했다. 이런 매장이 야외가 아니라 실내에 있었기 때문에 독특해보였다.
 
또한 싱가포르의 유명 티 브랜드인 ‘TWG TEA’는 사방이 모두 개방된 매장으로 쇼핑에 지친 고객들이 차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었다. 일반 카페에서 판매하듯 뜨거운 물이 담긴 머그에 티백을 담아주는 형식이 아닌, 고급스러운 티팟에 차를 담아 판매하고 있었다.
 
14일부터 16일까지 순차적 개장
에비뉴엘·쇼핑몰, 오픈 안 된 매장은 다소 부산스럽기도
말 많고 탈 많았던 만큼 준비 확실했어야
 
오래도록 심혈을 기울인 만큼 에비뉴엘은 화려하고 멋있었지만 아쉬운 점 또한 존재했다. 16일까지 개장이 이틀 밖에 안남았지만 아직도 준비 중이라는 표시판을 내건 매장들이 많았으며, 오픈 준비에 바빠 다소 부산스럽기도 했다.
 
또 프리오픈 때도 확인하지 못한 7층과 8층의 면세점은 이날까지도 모든 준비를 마치지 못해 많은 이들이 발길을 돌렸다. 이 때문인지 최근 국내 쇼핑의 큰 손이라 불리는 ‘요우커’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 오픈되지 않은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 내 면세점. ⓒ투데이신문
에비뉴엘 옆에 위치한 지하 1층부터 6층 규모의 쇼핑몰은 에비뉴엘보다 더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지하에 위치한 롯데마트와 3층 하이마트만이 운영되고 있었다. 완전하게 오픈이 된다면 5층에서 샤롯데브릿지를 통해 건너갈 수 있지만 이날은 그럴 수 없었고 지하 1층의 연결 통로도 아직 개통되지 않아 외부를 통해 쇼핑몰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렇게 쇼핑몰 1층에 들어섰는데 그곳은 에비뉴엘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아예 문을 닫아 놓은 매장들이 태반이었고 문이 열려있는 곳도 오픈을 한 것이 아니라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기 때문. 아직까지도 매장 준비가 부족해 곧바로 지하에 위치한 롯데마트로 향했다.
 
롯데마트는 입구부터 왁자지껄했다. 부모님 등의 손을 잡고 함께 방문한 어린이 고객을 위해 폴리 등 인기 캐릭터들이 풍선을 나눠주며 고객들을 맞이했다. 또한 오픈 기념으로 빨간 내의를 판매하고, 여러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고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장난감 매장인 토이저러스도 마트와 함께 붙어있는데 건너편에 위치한 토이저러스 잠실점보다 조금 작은 듯 했지만 인기 캐릭터 별로 구간이 확실하게 나눠져 있었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 방문한 것으로 보이는 한 고객은 아이에게 줄 펭귄 인형을 사가기도 했다.
 
   
▲ 제2롯데월드 쇼핑몰 지하 1층에 위치한 롯데마트. ⓒ투데이신문
제2롯데월드 쇼핑몰 내 롯데마트 펫샵에서 동물을 구경하고 있던 상일미디어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두 명은 “시험이 끝나 제2롯데월드를 방문했다”면서 “석촌호수에 있는 러버덕을 구경하러 온 김에 이곳에 들렀다. 신기한 것도 많고 재미있는 것도 많은 것 같다”고 제2롯데월드가 새로운 여가 공간이 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제2롯데월드에 대해 아쉬워하는 방문객도 있었다. 강동구에 살고 있다는 30대 여성 A씨는 “지하철과 연결돼있는 김에 들렀다”면서 “쇼핑몰의 경우 마트를 제외하고는 아직 오픈한 곳이 없어 둘러 볼 것이 없었다”며 오픈 첫 날 준비가 완전하게 되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A씨가 말한 대로 쇼핑몰은 아직 오픈이 거의 안 되어있고 에비뉴엘도 군데군데 개장이 완료되지 않아 이가 빠진 모습을 보여줬고 지하철 출구와 연결돼있는 지하 1층과 마트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한산했다. 특히 에비뉴엘 지하 1층의 화장품 매장은 기자를 제외하고는 둘러보는 사람도 거의 없을 정도였다.
 
9월 프리오픈 당시 롯데 측에서 교통 대책 방안 중 하나로 설명했던 교통카드 배부는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 지하철 연결 통로, 안내데스크 등에서도 교통카드 제공에 대한 안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공식적응로 오픈한 이후부터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2롯데월드에서 물건을 구매한 고객들에 한하며, 구매한 금액과는 상관없이 제공된다.
 
제2롯데월드의 안전에 대한 대비는 꽤 잘 되어있는 것으로 보였다. 건물 두 군데를 돌아보는 도중에도 비상구가 계속 눈에 띄었고 화장실 앞에는 소화기가 마련돼있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대피소에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피난 안전 구역’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있어 비상 시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더 큰 화재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이 대책들이 제대로 활용될 지는 롯데 측에 달렸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옛말이 있으나 지난 2011년부터 안전과 관련된 지적이 계속됐고 최근에는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지는 것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또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임수경 의원은 “제2롯데월드에서 피난용 승강기로 전원 대피 시 63분이 걸리는데 지난달 23일에 실시된 민관합동방재훈련은 실상을 고려하지 않고 미흡하게 실시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렇듯 아직까지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전한 개장을 위해 더욱 준비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오픈 준비로 분주한 제2롯데월드가 기존에 지적된 문제점을 보안해 새로운 서울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지, 아니면 제2롯데월드가 마천루의 저주로 돌아와 현대판 바벨탑이 될 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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