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왜 사람들은 서커스에 환호하는가? 아니, 왜 태양의 서커스에 환호 하는가?

태양의 서커스는 기 랄리베르테가 1984년에 캐나다 퀘벡 주에서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국내에서는 <퀴담>(2007), <알레그리아>(2008), <바레카이>(2011), <마이클 잭슨 임모털>(2013)까지 총 네 작품이 소개됐다.

<퀴담>의 성공 이후 여러 형태의 넌버벌 퍼포먼스가 1년에 한 차례씩 공연됐고, 2014년에는 말을 중심에 내세운 <카발리아>가 첫선을 보였다. <카발리아>는 오래전부터 말을 좋아했던 <태양의 서커스> 공동설립자 노만 라투렐이 2003년 말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말과 인간을 통해 자연과의 교감을 주제로 삼은 이 작품은 <태양의 서커스>와는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공연이 펼쳐지는 천막극장에 들어가 보니 남녀노소 다 들뜬 분위기이다. 어렸을 적 동내에 서커스가 들어오면 마을이 잔치 날인 것처럼. 어른들은 동심의 세계로 떠날 준비를 끝냈다. 아이들도 호기심의 동공이 커져있다. 공연에 앞서 위트 있는 질문지가 영상을 통해 막에 비쳐지고 사람들은 경품이 걸려 있지도 않은 질문에 열정적으로 손을 들고 정답을 외친다. 어떤 공연장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카발리아>는 기존의 <태양의 서커스>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이전에 작품들은 조명과 분장, 의상들을 통해 비현실적인 세계와 공존하는 모습을 통해 예술적으로 다가섰다고 한다면 <카발리아>는 원초적이고 생동감 있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특히 말들의 힘과 웅장함을 멀티미디어 프로덕션에 녹여내 이전 시대의 승마 예술과 21세기 콘텐츠를 환상적으로 조합해 일반적인 공연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한 편의 시와 같은 무대를 펼친 <카발리아>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야기하며 다양한 승마 예술과 무대 예술을 통해 관객의 상상 속에 있는 지구와 바다의 모습을 아우르며 관객을 몽환적인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극한을 보여주는 공중곡예와 기수들의 현란한 승마술은 인간과 자연의 교감이라는 글로벌한 주제의식을 잘 보여줬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에서는 박진감 있는 아프리카 토속 춤과 아찔한 곡예가 펼쳐지고 말들의 통쾌한 질주 흥분을 더욱 고조시킨다. 2부는 말과 인간의 교감에 좀 더 집중하며 아름답고 서정적인 장면이 연출돼진다.

   
 

멋진 공연이지만 아쉬움 또한 컸다. <카발리아>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온 가족이 즐기는 축제이다. 아이들에게도 좀 더 다가갈 수 있게 말인형탈을 쓰고 안내하거나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더라면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도 뜻 깊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을 것 같다. 그리고 작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 일반 대중에게 불편함을 줬다. 안내 영상이나 책자가 준비 되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안내요원들의 배치와 인원 또한 효율적으로 배치되면 공연진행이 좀 더 매끄러울 것이다. 하지만 옥에 티가 공연을 관람하는데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가치 있고 즐거운 공연이다.

<카발리아>는 2003년 공연을 시작한 이후 지난 10년간 전 세계 66개 도시를 돌며 400만 명의 관객을 매료시켰다. 동아시아에서 처음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장소는 잠실종합운동장 화이트빅탑에서 이번 달 28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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