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모던하고 새하얀 무대는 깔끔함을 넘어 수술대가 떠올려진다. 섬뜩하게 느껴질 때 다시 한 번 이 연극의 제목을 상기시킨다. ‘스피킹 인 텅스(SPEAKING IN TONGUES)’. 직역하면 ‘방언’이라는 뜻인데 선뜻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부제에 더 집중하게 된다. ‘잃어버린 자들의 고백’. 두세 번은 혼자 읊조리게 된다.공연이 시작되면 침대가 들어오고 두 커플이 보인다. 이들은 불륜 사이다. 그리고 네 남녀는 한 공간에 있지만 다른 공간을 연기하고, 서로 보이지만 보지 않는 연기를 한다. 지극히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인간이 인간답게 존재하기 위한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인간의 권리를 우리는 인권(人權)이라 부른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권이 철저하게 배제(排除)되고 유린(蹂躪)당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공익이라는 명목 아래 가장 사적인 것까지 감시당한다면.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뮤지컬이 있다. 유쾌함 뒤에 씁쓸함이 웃음 뒤에 뭔가 께름칙한 기분이 드는 작품. 뮤지컬 ‘유린타운’이다.1995년 봄, ‘유린타운’의 원작자인 그레그 커티스(Greg Kotis)는 유럽여행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어떠한 대사도 이보다 강렬할 수 없다. 어떠한 스토리도 이보다 상상력을 자극 할 수 없다.공연이 시작하기를 기다리는 시간마저 설레어진다. 오랜 만에 일이 아닌 놀러온 기분이다. 평론가에게 공연을 보는 것은 유쾌한 일만이 아니다 미간에 인상을 쓰고 얼마나 잘하나 감시하러 나온 보초병처럼 긴장의 연속이고 다른 관객이 웃을 때 눈치를 보는 일도 생긴다. 허나 ‘스노우쇼’는 달랐다. 공연장을 들어서는 순간 공기의 무게마저 다르다. 싸이의 챔피언 가사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챔피언입니다”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대한민국의 오디션 열풍은 뜨겁다. 스타가 되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 그런 모습은 방송에 여과 없이 보여 진다. 대중은 그들을 응원하고 그들에게 열광한다. 그러나 화려한 무대 위에 서기 위해서는 대가(代價)가 필요하다고 뮤지컬 ‘드림걸즈’는 말하고 있다.지난 2009년 2월 한국 초연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드림걸즈’가 6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드림걸즈’의 컴백 소식이 기분 좋은 까닭은 당연 훌륭한 음악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영화로 더욱 유명해진 ‘Lis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왜 사람들은 서커스에 환호하는가? 아니, 왜 태양의 서커스에 환호 하는가?태양의 서커스는 기 랄리베르테가 1984년에 캐나다 퀘벡 주에서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국내에서는 (2007), (2008), (2011), (2013)까지 총 네 작품이 소개됐다.의 성공 이후 여러 형태의 넌버벌 퍼포먼스가 1년에 한 차례씩 공연됐고, 2014년에는 말을 중심에 내세운 가 첫선을 보였다. 는 오래전부터 말을 좋아했던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댄버스 부인’이 부르는 ‘레베카’가 한 동안 귓가에 맴돌았다. 그만큼 강렬했다라는 의미일 것이다.는 1938년 출간된 영국 소설가 대프니 듀 모리에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기반이다. 그리고 그 소설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영화로도 올린 바가 있다. 이 동명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뮤지컬이 다. 뮤지컬 ‘엘리자벳’, ‘모차르트’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의 의해 탄생됐다.가 다른 미스터리 소설과 다른 점은 기발한 반전이나 추리보다는 여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1930년대 미국의 경기는 침체되고 중산층은 붕괴(崩壞)됐다. 사회의 양극화 또한 심해졌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을 설명하기라도 하는 듯 무대는 기울여져 있다. 낡은 아파트 거실 벽면에는 깨진 거울이 보이고 허름한 테이블과 의자 오래된 축음기와 타자기가 보인다.연극 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자전적인 희곡이다. 1944년에 발표한 이 작품을 통해 테네시 윌리엄스는 미국 연극 무대에 본격인 첫 발을 내딛는다. 작가 자신이 미주리 대학을 중퇴하고 아버지의 구두공장에서 일하며 경험했던 좌절과 절망의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인간의 욕망은 죄악인가. 연극 ‘데스트랩’을 보고 있자면 이런 질문을 가지게 된다.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소유하는 것. 그것이 내 것이 아니기에 더욱 탐나는 것. 나에게 없는 것을 탐하는 것은 성경에서는 죄악이라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성공’,‘꿈’ 이라는 긍정적인 단어로 탈바꿈되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연극 ‘데스트랩’ 이러한 마음에 대한 ‘욕망’이라 정의한다.연극 ‘데스트랩’에서는 미국 코네티컷 웨스트포트의 한 저택을 배경으로 한때는 잘나갔던 극작가 시드니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피 한 방울 섞이지 않고 너무나 다른 그들이 과연 식구가 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답을 찾아가는 연극이 ‘가을 반딧불이’이다.2008년 ‘야끼니꾸 드래곤’부터 ‘나에게 불의 전차를’에 이르기까지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전달하는 정의신 작가가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이야기 한 ‘가을 반딧불이’.‘가을 반딧불이’는 공연 시작 전부터 배우들이 무대에 나와 일상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 슈헤이 삼촌은 국수를 준비하고 스물아홉 청년 다모쓰는 보트선착장을 홀로 청소하고 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정당성 있는 살인은 존재하는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 떠오르게 하는 연극이 있다. 라스콜리니코프가 도덕적 신념에 따라 고리대금업을 하는 노파를 죽이고 골방에 처박혀 갈등하는 장면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연극 ‘야간여행’은 2001년 얀 코스틴 바그너의 독일소설 ‘야간여행’을 연극으로 각색해 올린 작품이다. 얀 코스틴 바그너는 이 소설로 독일 최고의 추리소설상인 말로상을 수상했다. 29살에 젊은 나이로 등단해 언론의 찬사를 받은 작품 ‘야간여행’이 한국에서 초연됐다.연극 ‘야간여행’은 속도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각종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덩달아 떨어지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 할 것인가. 이 무거운 질문에 일말에 답변을 해 줄 연극이 있다. 바로 ‘줄리어스 시저’다.줄리어스 시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잘 알려준 작품 중의 하나이다. 시저의 살해를 중요사건을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이 작품에서 주목 할 점은 다양한 군상(群像)을 통해 인간 내면의 깊숙한 부분까지 성찰(省察)했다는 점이다.로마 공화정 말기 3두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칼럼니스트】텅 빈 무대 위에 몇 가지 아기자기한 소품. 한 사람이 무대를 다 채우기에는 왠지 넓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기우(杞憂)였다. 배우가 김혜자이기 때문이다. 이름 석자만으로 관객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는 그리 흔치 않다. 그래서 그 이름은 더욱 귀하다.‘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프랑스 작가 ‘에릭 엠마튜엘 슈미트’의 소설 ‘신에게 보내는 편지’가 원작이다. 전 세계 39개국에 번역된 만큼 전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2002년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되고 이듬해 파리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 칼럼니스트】한줄기 빛마저도 집어삼키는 심연(深淵)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노래 할 수 있을까?‘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서정주 시인은 그렇게 말했다. 그리움이 때론 두려움이 돼 뇌리에서 지우려고 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였다.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는 민주화 항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 5.18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은 서로를 보듬었고 아파했다. 그리고 용서했다.연극 ‘푸르른 날에’는 2011년에 초연됐다. 당시 세간(世間)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수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 칼럼니스트】가족 간의 소통, 분단의 아픔, 정치적 이념의 갈등, 장애자들에 대한 복지, 얼핏 들으면 무겁고 어려운 시대적 사건을 배경으로 것 같지만 사실 이 모든 문제가 인생사에 고스라니 녹아져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이다. 이들은 일제강점기를 살았고 6·25를 경험했으며 정치적 이념(理念) 속에서 민주화를 외쳤다. 그리고 급변화된 자본주의에서 노년을 살고 있다. 이처럼 근현대사를 다 경험했지만 누구도 그들의 말과 인생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가족조차 말이다. 이것이 비단 나만의 문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 칼럼니스트】시간예술과 공간예술이 만나면 어떨까?뮤지컬은 시간의 연속성으로 작품이 완성된다. 회화는 일정한 공간을 구성하며 완성되는 예술이다. 공간과 예술의 접목. 필자는 이것을 ‘갤러리 뮤지컬(gallery musical)’이라고 부르고 싶다.‘빈센트 반 고흐’는 서양 미술사에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37살에 세상을 떠난 비운의 고독한 예술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살아생전에는 단 한 점의 그림도 팔지 못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고흐를 도운 것은 그의 동생 테오이다.‘빈센트 반 고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 칼럼니스트】연극 ‘은밀한 기쁨’은 1988년 영국 로열국립극장에서 초연됐다. 1988년에 초연된 ‘은밀한 기쁨’이 26년이 지난 2014년도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던져 줄 메시지는 무엇인가?연극은 다섯 명의 인물을 다루고 있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킨 딸 이사벨과 뒤늦게 장례식장을 찾은 언니 마리온. 그녀는 환경부 차관이며 지극히 이해타산적인 인물이다. 마리온의 남편인 톰. 그는 성공한 기업가이며 독실한 크리스천임을 항상 스스로 말하고 다닌다. 아버지의 새 아내인 캐서린은 젊고 매력적이나 알코올 중독자다.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 칼럼니스트】 ‘오즈의 마법사’를 읽어 본 적이 있는가. 뮤지컬 ‘위키드’는 바로 ‘오즈의 마법사’의 프리퀄이라 볼 수 있다.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위키드’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뮤지컬 ‘위키드’는 도로시가 오즈로 떨어지기 전 이 곳에 살던 엘파바와 글란다의 우정과 사랑을 담고 있다. 100년이 넘은 고전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한 상상력으로 뒤집은 뮤지컬‘위키드’는 브로드웨이 최고의 흥행작이다. 2003년 초연 이후 10년이 넘도록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내한 공연 당시 큰 화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 칼럼니스트】올해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 105주년, 순국 104주년 되는 해이다. 지난 19일에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했다.안중근 의사의 업적을 잊지 않고 기리기 위한 후손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뮤지컬‘영웅’도 그러하다.2009년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0주년을 기념하는 뮤지컬 ‘영웅’이 ‘LG아트센터’에서 올라갔다. 2009년을시작으로 2014년 1월까지 7번째 무대에 오르는 창작 뮤지컬‘영웅’은 1909년 일본의 제국주의로부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하던 도마 안중근의 삶을 조명한 작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 칼럼니스트】연극 ‘사라와 제니퍼’는 전통 느와르 스릴러 연극이다. 장르와 제목에서 주는 뉘앙스만으로도 이 작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과연 ‘사라와 제니퍼’가 담고자 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무대는 동두천 기지촌에 있는 허름한 클럽. 이곳에 건물주인 황학수와 그의 친구 김주명이 있다. 그들의 외모에서 느껴지는 연륜만큼 이 곳 클럽도 수많은 사연과 사건들을 머금고 있는 듯 하다. 연극의 시작은 이곳 ‘메드맥스’라 불렸던 클럽에서 시작된다. 과거 화려했던 추억의 장소 ‘메드맥스’ 하지만 지금은 동두천의 미군들
【투데이신문 박경찬 문화 칼럼니스트】뮤지컬 ‘아사가’는 영국을 대표하는 추리소설 여류작가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1926년 12월에 있었던11일간의 실종사건을 다루고 있다. 한국관객에게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는 생소한 일물일 수 도 있다. 하지만 ‘오리엔트 특급 살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BC살인’, ‘쥐덪’ 등의 작품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보았을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와 성경 다음으로 책이 많이 팔린 작가. 100개가 넘는 언어로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