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아-조원태-조현민

한진그룹 일가, 부적절 처신 여론 뭇매
“비행기서 내려” 명령에서 시작된 논란
아들은 폭행·욕설, 딸들은 부적절한 언행
아버지는 “학교는 내 것” 발언 파문
삼남매 개인 회사에 계열사 일감 밀어주기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미국 뉴욕에서 현지 시각으로 지난 5일 발생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으로 인해 조 부사장을 비롯한 한진그룹이 역풍을 맞고 있다. 이날 발생했던 조 전 부사장의 잘못된 언행에 대해 ‘갑의 횡포’라는 비난 여론이 뜨겁다. 게다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더불어 조현아·원태·현민 삼남매의 지난 과오들까지 모두 들춰지면서 조현아發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땅콩회항·노인폭행·낙하산 발언
계속된 비난 속 대한항공 삼남매

얼마 전 전 국민을 황당함과 분노로 몰아넣은 사건이 터졌다.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이다.

당시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은 뉴욕에서 한국으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비행기를 ‘후진’하도록 지시했고 결국 기내 서비스를 총괄하는 사무장을 내리게 한 채 해당 여객기는 한국으로 출발했다.

승무원의 ‘마카다미아 넛’ 서비스가 잘못됐다는 이유에서 사건은 시작됐다.

조 전 부사장은 마카다미아를 서비스하려던 승무원에게 ‘일등석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기내에서 내리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에 승무원이 ‘절차에 맞춰 서비스를 했다’고 해명하자 조 전 부사장은 ‘매뉴얼을 갖고 오라’고 지시했다. 결국 사무장이 마카다미아넛 서비스에 대한 매뉴얼을 정확하게 찾아내지 못하자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명령한 것이다. 결국 사무장은 그 비행기에서 내려 12시간을 대기한 후에야 다음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이 8일 <한겨레>를 통해 보도되자 당시 대한항공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사무장이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지 않아 책임자로서 역할 수행이 힘들다는 결론을 내리고 부사무장에게 역할을 대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날 밤, 대한항공은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입장을 통해 “승객에게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을 내리게 한 것에 대해서는 “대한항공 임원들은 항공기 탑승 시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점검의 의무가 있다”라면서 조 전 부사장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취지를 밝혔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에 비난 여론이 몰렸고 해외에서도 ‘땅콩 회항’을 두고 조롱하는 듯한 보도가 계속됐다.

결국 지난 12일 조 전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은 직접 기자회견에 참석해 “조 전 부사장이 맡고 있던 대한항공 부사장 직함뿐만 아니라 계열사에서도 모두 물러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한항공을 제외한 계열사 등에서는 사표를 제출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한항공 등기이사직에 대한 해임 여부도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등기이사로서의 급여가 지급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잘못된 언행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은 조 전 부사장뿐만이 아니다.

조 전 부사장의 동생이며 조 회장의 장남이자 외아들인 조원태 부사장은 지난 2005년 폭행으로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당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정문 앞에서 난폭운전을 하던 조 부사장은 이에 대해 항의했던 70대 노인을 밀어 넘어뜨리면서 물의를 빚었다.

조 부사장이 깜빡이 신호도 없이 갑작스레 한 승합차 앞에 끼어들어 승합차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이에 같이 타고 있던 가족 중 한 명의 머리가 유리창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운전자는 조 부사장에게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으나 조 부사장은 이를 무시한 채 차선을 넘나들며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조 부사장은 차량에서 내렸지만 일어난 일에 대해 운전자의 어머니인 70대 노인이 조 부사장을 나무라자 조 부사장은 노인을 밀어 넘어뜨렸고, 어머니가 넘어지는 것을 본 운전자는 조 부사장과 몸싸움을 벌여 결국 두 명 모두 경찰서로 연행된 사건이었다.

또한 조 부사장은 지난 2012년 인하대 운영과 관련해 부조리를 지적한 시민단체에게 욕설을 퍼부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인하대 운영 관련 정보 공개 요청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엘 무타와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의 체육학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과 사단법인 인하학원 이사회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인하대를 찾은 조 부사장에게 “조원태 전무는 인하학원과 한진정보통신 간 거래내역을 공개하라”고 말했고, 이에 조 부사장은 시민단체들에게 “내가 조원태다. 어쩔래. ×××야”라고 욕설을 퍼부었다고 알려졌다.

조씨 삼남매 중 막내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잘못된 한국어 맞춤법 사용과 자신을 ‘낙하산’이라고 공공연하게 언급하는 등 적절하지 못한 언어 사용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지난 2012년 한 여행사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진에어 승무원의 유니폼 상의가 조금 짧은 것 같아 보기 민망하다”며 “승무원이 고객의 짐을 올려줄 때 보면 배꼽이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에어 유니폼 길이에 대해 지적한 이 SNS 내용을 두고 조 전무도 SNS에 글을 남겼으나 “대표님의 SNS 내용은 명의회손감”이라고 적어 오타인지 원래 잘못 알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어 누리꾼들의 비웃음을 샀다. 아직까지 조 전무의 연관 검색어로 포털사이트에 ‘명의회손’이라는 단어가 올라올 만큼 맞춤법 실수에 대한 파장이 지속될 정도이다.

또한 지난 10월 SBS 아침방송에 출연한 조 전무는 “25세의 나이로 과장으로 입사했다”면서 “입사했을 때 ‘낙하산으로 입사한 게 맞지만 광고 하나는 자신 있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라면서 대한항공 입사 당시를 설명했다.

이러한 조 전무의 발언에 대해 “공공연하게 오너가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회사에 들어가는 것은 알고 있지만 조 전무의 ‘낙하산 발언’은 신중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회장이 아니었다면 최연소 임원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 조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조 전무의 발언도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인하대 주인은 나, 학생은 구성원일 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막말도 논란

또 조 회장도 조 부사장이 인하대에 방문했던 당시 시민단체를 향해 내뱉은 ‘막말’로 인해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행사 당시 인하대 측은 시민단체와 언론은 물론 인하대에 다니는 학생들까지 명예박사 수여식이 열리는 도서관 출입을 못하도록 막았다. 이에 시민단체 관계자는 모습을 드러낸 조 회장에게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데 왜 학생들의 도서관 출입을 막느냐”고 항의했다. 이러한 항의에 조 회장은 “잘못 알고 있다”면서 “이 학교의 주인은 바로 나이며, 사립학교법상 학교의 주인은 이사장과 이사회이고 학생은 구성원일 뿐이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 회장의 ‘학교는 내 것’이라는 막말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한진 오너일가를 두고 자본을 바탕으로 한 ‘로열패밀리’라고 꼬집었다.

‘로열패밀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와중에 한진그룹이 조현아·원태·현민 삼남매를 위해 이들이 주주로 자리하고 있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주머니를 채워줬다는 의혹 또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자본을 통해 ‘로열패밀리’를 유지하고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한 ‘밀어주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들 삼남매가 지분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싸이버스카이’로 대한항공의 기내 면세품 판매 및 광고 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들 삼남매는 각각 33.33%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결국 ‘싸이버스카이’는 삼남매의 개인회사나 다름없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매출의 대부분이 계열사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매출 약 43억 원 중 약 36억 원이 내부거래에서 발생됐다. 또한 대부분의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더욱 ‘밀어주기’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또 서울 중구 한진빌딩 1층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대표는 조 전 부사장이며 인하대병원 1층의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대표는 조 전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삼남매에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는 기회는 모두 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이렇듯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조 전 부사장을 비롯한 삼남매와 그들의 아버지인 조 회장이 끊임없이 물의를 일으키는 것은 결국 그들에게 깊게 뿌리내린 ‘특권 의식’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조현아·원태·현민 삼남매의 경우 어릴 때부터 부유한 집안에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곱게만 자랐기 때문에 ‘내가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이번 ‘땅콩 회항’ 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홍보실에서는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오너일가를 보호하고 잘못을 덮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조 회장 일가를 향한 대중의 달아오른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