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수형 기자】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법원에 2억원을 공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서울서부지법과 조 전 부사장 변호인 측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1심 선고 공판 이틀 전인 지난 10일 박창진 사무장과 김모 여승무원에게 각각 1억원씩 총 2억원을 공탁했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 측은 "조 전 부사장이 구속됐고 변호인 측이 박 사무장이나 김 승무원 쪽에 연락해 만나려고 해도 만나주지 않아 사과의 뜻을 전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공탁금이라는 차선책으로라도 사과의 뜻을 전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못 받았다는 얘기가 계속 나와 공탁금을 내면 사과할 마음 없이 돈으로 해결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 얘기가 나올 것 같다'며 반대했다"면서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의 경우 통상 공탁금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10일 가까이 조 전 부사장을 설득해 공탁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조 전 부사장은 공탁금은 공탁금이고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갖고 있다"며 "재판이 다 끝나고 피해자들이 마음을 연게 된다면 공탁금 이외에도 금전적인 부분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사무장 등은 진정한 사과가 우선이라며 공탁금을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2일 서울서부지법 12형사부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변경, 안전운항 저해 폭행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다음날 "조 전 부사장이 잘못 행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죄목만 따져봤을 때 실형은 과하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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